제목 | [구약] 성경의 세계: 바벨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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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8-06-17 | 조회수8,520 | 추천수0 | |
[성경의 세계] 바벨탑
바벨탑은 창세기 11장에 등장한다. 홍수에 놀란 사람들이 하늘까지 닿는 탑을 쌓으려 하자 주님께서 막으신 이야기다. 그리곤 또다시 탑을 세울까 봐 말을 어긋나게 하시곤 뿔뿔이 흩어지게 하셨다. 이후 탑 짓던 장소는 바벨(Babel)이라 불리게 된다. 뒤섞고 흩어지게 했기에 바벨이 되었다는 것이다(창세 11,9). 섞고 혼합한다는 뜻의 히브리어 동사 발랄(balal)에서 유래되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바벨은 바빌론을 의미한다는 것이 현대의 해설이다. 직역하면 바빌론 탑이다.
바벨탑 설화는 유대인이 남겼다. 바빌론 포로 시기를 거치면서 만들어졌다. 그들은 포로지에서 거대한 지구라트(Ziggurat)를 보고 놀랐다. 자신들처럼 포로로 끌려온 이들과 만나면서 서로 다른 언어도 체험했다. 그러면서 모든 원인을 주님 안에서 찾으려 했다. 바벨탑 설화가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지구라트는 탑 형태로 지어진 신전을 말한다. 하늘 가까이 가고 싶어 했기에 자꾸만 높아졌다. 바벨탑 모델이 된 신전은 마르두크 지구라트로 알려져 있다. 마르두크(Marduk)는 바빌론 수호신이다. 유다를 멸망시킨 네부카드네자르 2세의 작품으로 넓이와 높이가 90m 이상 되는 거대한 신전이었다. 제단은 제일 높은 곳에 있었고 푸른 벽돌로 장식되어 매우 아름다웠다고 전해진다.
가로와 세로 30cm, 높이 8cm의 흙벽돌 7,500만 개가 사용되었고 접착력을 위해 벽돌 사이에 회반죽을 넣었다고 한다. 하지만 기원전 538년 페르시아 침공으로 파괴된다. 바빌론을 점령한 키루스 황제는 마르두크 신전 해체를 명령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바벨탑 모델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중세까지만 해도 바벨탑이 어디에 있었는지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19세기 발굴 작업을 통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설화(說話)란 신화나 전설 같은 것을 매체로 어떤 메시지를 주기 위한 이야기다. 바벨탑 설화는 당대 세계 최고였던 바빌론 문명을 바라보는 유대인의 시각을 드러낸 작품이다. 그처럼 화려하고 뛰어난 문명도 주님의 한 말씀이면 쉽게 허물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인도 바벨탑을 쌓고 있다. 인공지능의 거침없는 발전이다. 사람의 능력이 컴퓨터를 만나면서 극대화되고 있다. 기대감과 함께 우울한 미래도 연상된다.
[2018년 6월 17일 연중 제11주일 가톨릭마산 12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신안동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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