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문화] 성경풀이: 사회의 계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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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8-08-19 | 조회수9,265 | 추천수0 | |
[허규 신부의 성경풀이] 사회의 계층
예수님의 부활과 성령 강림 사건 이후 초기 교회 공동체는 이상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사회는 지금보다 더한, 경우에 따라서는 지금과 비슷한 계층의 차이가 있었고 경제적인 차이 역시 심했습니다. 다른 고대 사회와 마찬가지로 최상류층에 속했던 것은 정치 지도자들이었습니다. 특별히 팔레스티나는 로마의 지배를 받고 있었고 같은 민족 출신의 헤로데 임금이 로마를 대신해서 다스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헤로데와 신하들은 세금제도를 통해 부를 축적합니다. 로마에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이런 행동들은 대부분 서민들의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정치 지도자들 외에 부유한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일부 종교 지도자였습니다. 물론 종교 지도자가 누구인지 사회적으로 명확히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유다교의 최고 의회에 속한 일부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 그리고 바리사이들은 부유한 생활을 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성전에서 바치는 제사나 관리는 레위 지파의 후손들에게 유보되어 있었고 율법학자들은 유배 이후 유다교 안에서 그 위상이 증가하고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부유한 계층에 속한 이들로 세리를 꼽습니다. 세리는 세금을 징수하던 사람들입니다. 대표적인 예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인 마태오와 세관장 자캐오입니다.(루카 19,1-7) 이들이 부유한 생활을 했을 것으로 보는 가장 큰 근거는 로마의 세금제도입니다. 로마는 팔레스티나에 필요한 세금 총액만을 규정했고 세리들은 그것에 맞춰 세금을 걷습니다. 세금의 양을 정하는 것은 세리의 몫이었고 세금이 총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그 부담 역시 세리가 져야 했습니다. 반대의 경우, 남는 세금은 세리의 몫이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유다인들은 세리를 민족의 반역자로 생각했고 이방인들과 접촉이 많은 이들을 죄인으로 여겨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이런 세리들과 함께 어울린다고 유다인들에게 질책을 받기도 합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중간 계층에 속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주로 생산직에 종사했습니다. 자신의 토지를 가지고 있는 농부들은 그렇게 가난하지 않았지만 정치, 역사적인 이유에서 점차 가난한 계층에 속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부들은 지역적으로 바다와 갈릴래아 호수 주변에 살면서 일을 했습니다. 당시 수공업자들의 분포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5% 정도의 사람들이 농기구나 생활용품 등을 제작하는 일을 했습니다. 상인들 역시 상당히 소수였습니다. 팔레스티나의 큰 도시들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기는 했지만 예수님 시대에 국제적인 무역은 빈약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넓은 영토를 다스리고 잦은 전쟁을 치렀던 로마의 식민지였던 팔레스티나는 경제적으로 로마에 종속될 수밖에 없었고 서민들의 부담은 상당히 컸습니다.
[2018년 8월 19일 연중 제20주일 서울주보 4면, 허규 베네딕토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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