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딸(7살)과 아들(3살)과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살고 있는 아버지입니다. 아이들 모두 유산의 아픔을 겪고 주신 선물이기에 저희에게는 가톨릭의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평신도의 날 우리 아이들에게 좋지 못한 가톨릭의 모습을 보여주고 말았습니다. 아이들의 아버지로서 스테파노로서 신부님들께 아이들 눈에 비친 좋지 못한 가톨릭의 모습을 변화시켜주셨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저희는 미사중에 유아실에 자리가 부족해서 조금이라도 미사에 참여고자 성가대로 올라갔습니다. 여기에는 저희 가족말고도 다른 아이를 가진 가족이 있었습니다. 저희 가족과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미사중에 유아실에 자리가 없어 종종 성가대에서 미사를 참여했었습니다.
1층에서는 미사중에 평신도 대표님께서 강론을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수녀님께서 오셔서는 아이들 소리가 울려서 미사에 방해가 되니 유아실로 가라는 말씀이셨습니다. 저희와 다른 가족은 유아실에 자리가 없어 갈 수가 없다고 했지만 무조건이라하셔서 할 수 없이 미사중에 성당을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수녀님께서는 수녀님입장에서만 생각을 하시더군요. 비좁은 유아실에서 미사를 보는 부모와 아이들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시고 개인적으로는 사실 섭섭했습니다. 서울에 올라온지 12년이 됐고 가톨릭을 품에 안은지는 20년이상이 됐지만 미사중에 나온적은 처음이었습니다. 그것도 평신도의 날 .....
나오면서 딸 아이가 물었습니다. 우리 가족이 왜 나와야 됐냐구요? 미안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은 성당앞에 있는 산에 갔습니다. 그 곳에서 아이들은 나무들과 인사를 나누고 큰 소리로 떠들면서 돌을 짚어 던지기도 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전 생각했습니다. 신앙이 산보다도 못하구나라는 것을 잠깐 동안... 아무리 아이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도 산은 아무 말없이 지켜보고 다 받아주고 있구나 ....아이들 눈에 부끄러웠습니다. 대전에서의 어떤 신부님께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아이들이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아버지로서 잠시 생각해봅니다. 나라의 주인은 백성이라했습니다. 가톨릭에서도 평신도는 백성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 평신도의 시작은 아이들이구요.
서울에 계신 가톨릭에 계신 신부님들께 여쭙겠습니다. 미사중에 아이들의 소리를 들으면서 보낼 수는 없는 건가요.성당을 신축하고 보수할 때 무엇보다 우선시 될 것은 유아실이 아닐런지요. 그 유아실에 아이들 장난감 하나 눈 높이에 맞는 책 한 권 둘 수는 없는 건지요. 유리벽 사이로 아무 준비도 안 되어 있는 유아실에서 아이들은 가톨릭을 접하고 첫 시작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지 않은 곳도 있겠지만 미사중에 나올 수 밖에 없는 가족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신부님들께서는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출입문을 바꾸는 것 보다 정작 우리성당 유아실에 무엇이 있는지 자리는 충분한지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지 수녀님들께 묻지 마시고 부모들과 대화하시고 유아실에 앉아 미사참여를 해보시는 것이 어떨런지요? 다시는 산보다 못 한 가톨릭이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신부님들께 청하겠습니다. 그리고 답변을 바라겠습니다. 저는 아버지로서 스테파노로서 우리 가족을 사랑하고 가톨릭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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