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오로 가는 길
나는 두 사람이 혼란에 빠져 있으며 의심을 품은채, 누군가와 그들이 들었던 모든 것에 대해 털어 놓고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것을 내심으로 감지했다.
특히 예수께서 그토록 치욕적으로 십자가에 매달리셔야만 했던 사실이 그들을 혼란시켰다.
그들은 구세주이신 메시아 께서 왜 그 같은 혹독한 학대와 굴욕을 받으셔야만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그때 큰길로부터 멀리 떨어진 샛길로 주님께서 점점 그들에게 가까이 오고 계신것을 보았다.
그들은 아직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누군가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들은 자신들의 대화를 엿듣는 것이 싫어 그를 앞서 보내고자 천천히 걸었다.
그러자 예수 께서도 천천히 걸으셨으며 그들이 앞쪽에서 걷고 있을 때 그분은 샛길로부터 큰길로 발을 들여놓으셨다.
나는 그분이 잠시 뒤에서 걸으시다가,
그들 사이로 발을 들여놓으시면서,
그들이 나눈 이야기에 관해 질문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나는 주님께서 그들에게 해 주신 말씀들을 많이 들었다.
나는 아주 신비한 기쁨에 싸인 채 그분의 말씀을 들었는데, 지금은 온갖 짜증스런 억압으로 잘 기억되지 않는다.
그분의 말씀 중에는 모세에 관한 것이 많았다.
엠마오 앞쪽에 있는 어떤 아름답고 정결한 장소에 이르렀을 때,
주님께서는 베들레헴으로부터 이어지는 남쪽 길로 가시고자 결정하시는것 같았다.
그들은 주님께 어떤 집에 함께 들어가시도록 간청을 드렸는데,
그 집은 내가 보기에 연회장으로 개방된 집처럼 여겨졌다.
거실은 정방형이었고 깨끗하게 꾸며져 있었다.
식탁은 탁자보로 덮여 있었고 안락하게 앉을 수 있는 방석들로 놓여 있었다.
한 남자가 꿀통과 사각형의 빵과 얇고 작게 잘라진 투명한 빵을 가지고 와서 손님이신 주님 앞에 놓았다.
기도를 드리고 나서 예수 께서는 먼저 식탁에 놓인 것들을 잡수셨으며 그들도 함께 빵과 꿀을 먹었다.
그리고 나서 그분은
물결무늬가 있는 작은 덩이로 된 빵을 집으시고,
작고 하얀 주머니 칼로 그 빵을 세 조각으로 갈라 놓으신 다음, 조그만 접시 위에 올려놓으셨다.
그리고는 일어나시어 그것을 축복하시면서 두 손을 위로 올리시고 하늘을 향해 기도를 드리셨다.
맞은 편에 앉은 두 사람은 넋을 잃은 듯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주님께서 작은 빵 조각들을 나누어 주시자,
그들은 머리를 그분의 내민 손에 가까이 가져가서 그것을 입으로 받아 먹었다.
그분은 세번째 조각을 손으로 집어 당신의 입으로 가져가시면서 사라지셨다.
나는 두 제자가 놀란 나머지 한동안 꼼짝 않고 서 있다가 서로 부둥켜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았다.
이 두 사람,
곧 글레오파와 루가는 서둘러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
- 안나 가타리나 에메릭의 제자들 가운데 계신 예수님(가톨릭 출판사)중 366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