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인물] 성경 속 사람들의 이야기: 유다 마카베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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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9-02-13 | 조회수7,963 | 추천수0 | |
[성경 속 사람들의 이야기] 유다 마카베오
마타티아스가 죽자, 그의 아들 유다가 뒤를 이어 셀레우코스 왕조와 싸웁니다. 그에게는 마카베오(망치/해머라는 뜻)라는 별명이 붙는데, 그는 말 그대로 ‘먹이를 보고 으르렁대는 힘센 사자 같이’(1마카 3,4) 박해자들을 물리칩니다. 첫 전투에서 승리한 유다는 적장 아폴로니우스의 칼을 전리품으로 챙겨 평생 이 칼을 갖고 싸웠습니다(3,10-12). 이스라엘을 치려던 칼로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이들을 물리치게 된 것입니다.
시리아 군대는 계속해서 유다인들을 공격해옵니다. 그들의 강력한 군대 앞에서 유다는 말합니다. “전쟁의 승리는 군대의 크기가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오는 힘에 달려 있다. 그분께서 친히 우리 앞에서 저들을 무너뜨릴 것이니, 너희는 저들을 두려워하지 마라.”(3,19.22)
시리아 장군 세론이 쳐들어왔다가 패퇴하자, 시리아는 더 강한 군대를 조직해 고르기아스를 보냅니다. 모두가 이스라엘이 패할 것이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이스라엘인들을 노예로 사려고 상인들이 몰려왔다(3,41)고 하니 말입니다. 유다인들은 주님께 기도드리며 도움을 청합니다(3,44-45.46-53). 사실 시리아군은 갑옷과 칼, 기병대까지 장비를 갖춘 훈련된 군인들이었던 반면에 유다인들은 ‘성소를 지키려는’(3,43.59) 열정만으로 모인 오합지졸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대승을 거둠으로써, ‘이스라엘을 구속하시고 구원하시는 분이 계시다.’(4,11)는 것을 드러냅니다. 이듬해, 안티오코스의 섭정 리시아스가 보병 6만과 기병 5천을 이끌고 다시금 싸움을 걸어옵니다. 유다가 이끄는 군대는 보병 일만 뿐입니다. ‘다윗과 골리앗’이 마주했을 때와 같은 상황입니다. 유다는 하느님께 기도합니다. 역시나 리시아스는 패퇴하고 유다인들은 승리합니다(4,28-32).
이제 그들은 예루살렘으로 진격합니다. 성전을 정화하고, 더럽혀진 제단을 무너뜨린 후 새로운 제단을 세웁니다. 기원전 167년 12월에 제우스 신상에 세워지며 부정해졌던 곳이 다시금 주님의 집으로 축복됩니다. 기원전 164년 12월, 마침내 새로운 제단 위에서 제물을 바치고 하느님을 찬양합니다. 팔일 동안 그들은 새로운 제단을 봉헌한 것을 기념하는 축제(하누카 축제)를 지냈습니다(4,36-61).
그러나 아직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반대자들과의 싸움이 계속됩니다. 남쪽의 이두매아, 동쪽의 암몬을 물리친 유다 마카베오는 ‘고통을 겪는 동포들을 위해’(5,16.32) 갈릴래아로 진격해, 그곳에서 핍박받던 이들을 구출합니다(5,1-54). 이 전투에 관한 이야기들 속에는 전면전만이 아니라, 야간의 기습, 적의 뒤를 치는 공격, 기다리지 않고 곧장 쳐들어가는 전격적인 공격 등 다양한 전술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유다 마카베오가 훌륭한 장수요 전술가였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한편, 유다 마카베오의 가문이 아닌 다른 이들의 전투도 전해집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느님을 대신하여 이스라엘을 구원할 사람들’(5,62)이 아니었기에 패배하고 맙니다.
페르시아 원정을 실패한 안티오코스 임금은, 자신의 군대가 유다 땅에서도 패퇴했다는 소식을 듣고 시름시름 앓다가 기원전 164년 죽음을 맞이합니다. 새로운 임금이 세워지고 유다 땅은 다시 전쟁터로 바뀝니다. 시리아 군대는 보병과 기병만이 아니라 무장한 코끼리들까지 있었습니다. 고대 전투에서 코끼리는 강력한 전차와 같았습니다. ‘하우하란이라고 하는 엘아자르’가 용감히 달려들어 죽음을 맞으면서까지 한 마리를 죽이기는 했지만(6,43-46), 유다인들은 물러나야 했습니다. 시온산은 포위되고 식량은 떨어져갑니다. 다시금 시리아의 지배 아래로, 우상숭배를 강요당하거나 박해를 당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사태가 벌어집니다. 바로 전대의 임금을 보필하던 필리포스 장군이 임금의 자리를 차지하려 군대를 이끌고 달려온다는 것입니다. 급박해진 임금은 유다인들에게 ‘그들이 전처럼 자기들의 관습대로 살아가도록 해주겠다.’(6,59)며 화친을 제안합니다. 임금은 물러갔습니다.
이제 평화의 시대가 열리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기원전 161년 전임자를 죽이고 새로운 임금 데메트리오스가 들어섭니다. 이때 알키모스라는 자가 임금을 찾아가 대사제로 임명받고 시리아 장군과 함께 유다 땅으로 들어섭니다. ‘하시드인들’(경건한 자들)이 ‘평화’를 위해 찾아갔지만, 알키모스는 그들을 살해합니다(7,12-17). 그러나 유다 마카베오의 강력함 앞에 어찌할 수 없자 알키모스는 임금에게 호소합니다. 임금은 니카노르를 보내 이스라엘을 멸망시키려 합니다. 기원전 160년 3월 유다는 니카노르와 맞서 싸워 그를 쓰러뜨리고 다시 승리를 거둡니다(7,26-50). 그러자 임금은 새로운 군대를 보냅니다. 160년 봄 4월에서 5월, 다시 벌어진 전투에서 두려움에 빠진 유다인들이 달아나고, 끝까지 싸우던 유다 마카베오는 치열한 전투의 와중에 목숨을 잃고 맙니다(9,1-22). 그의 뒤를 이어 동생 요나탄이 백성의 지도자가 됩니다.
유다 마카베오의 이야기는 전투 장면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강력한 군대로 점점 거세지는 임금의 공격 앞에 유다는 용기를 잃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싸워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가 이룬 승리는 병력과 물자의 풍성함이나 전투장비의 우수성으로 이룬 것이 아닙니다. 오로지 하느님께 대한 신뢰와 하느님의 집을 되찾고 지키겠다는 신앙의 열정으로 얻은 것입니다. 그는 전투에 임할 때마다 하느님께 기도하고 자신과 함께 하는 이들을 격려했습니다. 그것이 승리의 힘이었습니다.
우리는 날마다 악의 세력과 싸우고 있습니다. 그들의 강함은 우리의 나약함을 더 드러나게 합니다. 이는 우리에게 주님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주님께 도움을 청하고, 약해지는 형제들을 격려하며 나아간다면 어떠한 역경도 넘어설 수 있습니다. 그 어떤 것도 주님과 그분이 사랑하시는 이들을 이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19년 2월 10일 연중 제5주일 의정부주보 5-6면, 이용권 안드레아 신부(선교사목국 성서사목부 담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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