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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 식목일에 알아보는 성경 속 나무: 포도나무, 올리브나무, 돌무화과나무, 향백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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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9-04-01 조회수9,785 추천수0

식목일에 알아보는 성경 속 나무


“우리도 말씀이 깃들고 자라나게 하소서”

 

 

루카복음에서 세관이었던 자캐오는 키가 작아 돌무화과나무 위에 올라 예수님을 바라본다.(루카 19,4) 요한복음에서는 예수님을 포도나무에 비유한다.(요한 15,6) 이처럼 성경에는 많은 나무와 식물이 등장한다. 성경에 등장하는 식물들은 신앙인들에게 좀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또 성경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식목일을 맞아 성경에 등장하는 주요 나무들을 살펴본다.

 

 

포도나무 

 

노아의 홍수 이후 인류가 최초로 경작한 작물(창세 9,20)인 포도는 ‘하느님의 맏아들’(탈출 4,22)이 된 이스라엘에는 상징적인 존재다. 이사야서와 예레미야서에는 하느님이 포도원 주인으로 묘사됐고 시편은 하느님이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포도나무를 뽑아와 가나안에 심으신 것이라고 했다. 신약과 구약을 합해 가장 많이 등장하는 나무로 꼽힌다. 특히 포도주는 제물로서 중요한 산물이었다.(탈출 29,40) 성경에 언급된 술은 대부분 포도주다. 

 

가나안 땅에서 무화과와 석류, 올리브나무 등과 함께 축복받은 7가지 식물 중 하나(신명 8,8)로 여겨지는 것처럼 지금도 이스라엘 북쪽 골란 고원에서부터 남쪽 유다 광야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포도원을 찾아볼 수 있다.

 

그리스 북방에서 기원전 4500년 것으로 추정되는 포도씨가 발견됐고, 기원전 2500~2350년대 고대 이집트 벽화에 포도주 제조기록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처럼 포도는 성경에서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인류와 오랜 시간을 함께했다.

 

 

올리브나무 

 

지중해 지역에서 재배되는 올리브나무는 ‘나무 중의 나무’로 불릴 만큼 강한 생명력으로 유명하다. 중심 줄기가 잘려도 뿌리만 있으면 햇순이 올라온다. 성경에서는 노아의 홍수 시대부터 등장한다.(창세 8,11)

 

이스라엘에서는 열매뿐만 아니라 올리브기름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과수였다. 김명숙 박사(소피아·한님성서연구소 수석 연구원)는 “탈출기 30장 24~25절 내용에서 보듯 올리브기름은 예로부터 성유를 만드는 데 쓰였기 때문에 ‘메시아 나무’로도 불린다”고 했다.

 

솔로몬은 성전 건설을 위해 향백나무를 수입하면서 티로 임금 히람에게 올리브기름을 선물했다.(1열왕 5,25) 마태오복음의 ‘열처녀’ 비유에 나오는 기름 역시 올리브기름이다. 루카복음에서는 올리브기름이 치유의 효과(루카 10,34)도 지니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시편에서는 의인을 올리브 나무에 비유했다.(시편 52,10) 

 

바오로 사도는 “올리브 나무에서 가지 몇몇이 잘리고, 야생 가지들이 접붙여졌다”고 했다.(로마 11,17) 여기서 올리브 나무는 이스라엘, 야생 가지는 이방인을 뜻한다. 

 

 

돌무화과나무 

 

이스라엘 해안평야지대에서 찾아볼 수 있는 돌무화과나무는 모양이나 맛은 무화과와 비슷하지만 크기가 작고 당도가 낮다. 그래서 돌무화과로 부른다. 김영숙(클라라·대구 범어본당)씨는 박사논문 「성경의 식물 명칭에 대한 연구-성경번역과 주석을 위한 성서신학적 가치와 전망」에서 “오래전에 유사한 종류의 무화과나무가 널리 퍼질 때 살아남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길가에 심어져 좋은 그늘을 만들어 주는 녹음수였고, 목재로 적합했기에 성경 시대에는 귀한 나무로 여겨졌다. 다윗 왕실은 따로 사람을 배치해 농장을 돌보기도 했다.(1역대 27,28)

 

구약의 아모스와 신약의 자캐오는 돌무화과나무를 떠올릴 때 연상되는 인물이다. 아모스는 돌무화과 농사를 짓다가 예언자로 나섰고(아모 7,14) 자캐오는 예수님을 보려고 돌무화과나무에 올랐다.(루카 19,1-10)

 

이스라엘 예리코에 보존된 돌무화과나무에는 ‘자캐오가 올라갔던 수령 이천 년 된 나무’라는 안내 간판이 있다.

 

 

향백나무 

 

구약 성경에 70번 이상 언급되는 향백나무는 레바논의 상징인 레바논개잎갈나무를 말한다. 천년 넘게 사는 장수 나무다. 이사야는 ‘레바논의 영광’(이사 35,2)이라고 했다. 그만큼 아름답고 쓸모가 있다. 

 

특별히 훌륭한 건축 자재로 유명했는데, 다윗이 예루살렘 정복 뒤 향백나무로 궁전을 지었고 솔로몬도 레바논에서 예루살렘으로 이 나무를 가져와 성전과 왕궁을 지을 때 사용했다. 이런 배경에서 향백나무는 왕실의 상징처럼 되어 예언자 예레미야와 에제키엘은 다윗 왕실을 레바논에 비유했다.(예레 22,6.23 에제 17,3.12)

 

한편 향백나무의 크고 웅장한 모습은 속세의 자만심으로 비유되기도 했다(이사 2,13)

 

[가톨릭신문, 2019년 3월 31일,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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