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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성서의 해: 하느님 구원의 드라마 – 이사야 예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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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5-23 조회수7,292 추천수1

[2020년 사목교서 ‘성서의 해 II’ 특집] 하느님 구원의 드라마 – 이사야 예언서

 

 

이사야(שעיהוׁי)라는 이름은 ‘야훼께서 구원하신다, 치유하신다’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이사야서는 시편을 제외하고 구약성경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지니고 있습니다. 66장에 이르는 방대한 양입니다. 열두 소예언서를 모두 합하면 67장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방대한 분량만큼 이사야서는 내용도, 주제도 다양하게 담고 있습니다. 예루살렘, 시온(시온은 예루살렘의 신학적 이름입니다)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구원의 드라마, 하느님의 심판과 경고, 야훼 하느님의 왕권 등 방대한 분량에 따른 다양한 주제들이 예언서 안에서 부각됩니다.

 

예언서를 보는 기준으로 바빌론 유배시기를 기준으로 전·중·후로 분류할 수 있음을 언급해드렸습니다. 예언서 가운데 유일하게, 이사야서는 이 세 시기를 모두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말 성경에서 이사야 예언서는 유배를 중심으로 제1부(유배 전), 제2부(유배 시기), 제3부(유배 이후)로 나뉩니다.

 

제1부는 1-39장까지로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구원의 드라마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는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심판 앞에 놓이게 될 것이고, 또한 예루살렘을 위협하는 외부의 침입 세력들도 하느님의 징벌을 피하지 못하게 되니,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라는 말씀을 담고 있습니다.

 

제2부는 40-55장입니다. 2부는 유배가 거의 마지막에 이르렀음을 선포합니다. 그러기에 유배 중에 고생한 이스라엘 백성을 향해서 위로의 말씀을 전하면서 시작됩니다. 끝이 보이지 않던 유배의 마지막 시기에, 이사야서 40-55장에서는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희망의 말씀을 전해주고, 참되고 유일한 하느님만을 믿고 의지하라는 선포가 이뤄집니다.

 

제3부는 56-66장입니다. 유배가 끝나고 예루살렘으로 귀환한 새로운 하느님 백성 공동체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새 하늘과 새 땅을 만들어 갈 계획을 우리에게 알려주십니다. 새 하늘과 새 땅에는 이제 새로운 하느님 백성이 함께하게 될 것이 예고됩니다. 단지 이스라엘 백성이라는 이유로 구원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계명을 성실하게 따르기만 한다면, 누구라도 혈통에 구애받지 않고 하느님 백성이 될 수 있음이 선포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는 사람들과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 구별되는 새로운 기준이 제시되고, 신앙인에게는 하느님의 구원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심판이 내려짐을 알려줍니다.

 

사실 이사야 예언서를 우리가 중요하게 또 친숙하게 만나는 이유는 신약과의 직접적인 연결성 때문입니다. 대림시기가 되면 우리는 ‘임마누엘’의 탄생 예고를 듣습니다. 그 예고가 선포되는 예언서가 바로 이사야서입니다(이사 7,14).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이라는 의미를 지닌 ‘임마누엘’은 마태오 복음 사가에 의해서 바로 예수님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게 됩니다(마태 1,23). 아울러, 임마누엘 예수님께서는 수난을 당하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이러한 주님의 수난을 ‘고난받는 주님의 종의 노래(이사 42,1-9; 49,1-7; 50,4-11; 52,13-53,12)’를 통해서 우리에게 미리 알려줍니다. 이처럼 이사야서는 예수님과 직접적인 연관성 안에서 이해될 수 있는 많은 부분이 있습니다.

 

이사야서와 신약의 관계는 신약에서 인용된 부분을 통해서 더욱 두드러집니다. 이사야서는 구약성경 가운데 시편을 제외하고 신약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구약성경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예로니모 성인은 이사야를 지칭할 때, ‘그는 사도요, 복음사가다’라고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성경의 해를 맞이하여 연재된 구약의 이야기는 이사야 예언서로 마무리됩니다. 구약(舊約). 말 그대로 옛 계약입니다.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이 시나이 산에서 맺었던 계약을 중심으로 펼쳐진 드라마입니다. 하지만, 하느님 구원의 드라마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에서 시작되는 신약(新約)에서 그 드라마는 절정에 이릅니다. 구약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우리에게 준비시켜줍니다. 예수님의 탄생으로 말씀이 육화(肉化)되셨다면, 이제 그 말씀을 우리가 읽고, 믿고, 실천하는 가운데 하느님 말씀이 우리 안에서 육화될 것입니다. 그때 우리의 발도, 복음 선포자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빛날 것입니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산 위에 서서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의 저 발!’(이사 52,7)

 

[2020년 5월 24일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인천주보 3면, 박형순 바오로 신부(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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