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 18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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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년재 | 작성일2013-08-06 | 조회수2,103 | 추천수2 | 반대(0) |
한 수도자가 강둑에 앉아서 묵상을 시작하려는 참이었습니다. 바로 그때 전갈 한 마리가 강가 바위틈에 끼어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비가 많이 내린 뒤라 강물이 차오르고 있었기 때문에 전갈은 금방이라도 쓸려 내려갈 것 같았습니다. 수도자는 측은한 마음이 들어 강가로 내려갔습니다. 그는 전갈을 집어 올려 안전한 곳으로 옮겨 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전갈은 수도자의 손이 자신의 몸에 닿을 때마다 독이 든 침을 쏘았습니다.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어떤 사람이 말합니다. “위험하니 그만 두시지요. 독으로 찌르는 것이 전갈의 본성인 걸 모르십니까?” 바로 이 말에 수도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알지요. 하지만 생명을 구하는 것이 저의 본성입니다. 전갈이 제 본성을 바꾸지 않는다고 하여 어찌 내가 나의 본성을 바꾸겠습니까?”
이 수도자의 모습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을 너무나도 사랑하셨기에,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을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행동을 전혀 멈추지 않으셨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본성은 사랑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긴 장마 끝에 찾아온 무더위가 우리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불쾌지수가 높아 조그만 일들도 우리의 심정을 건드리며 평정심을 잃게 만들고 있습니다. 비록 자연의 현상이 우리들을 힘들게 하고 우리의 감정을 예민하게 만든다 하여도, 우리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을 그만두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바오로 사도의 말씀대로 ‘세례를 통해서 그리스도를 옷 입듯이 입은 사람’이며, 예수님의 본성을 닮아간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위의 수도자의 말대로 “전갈이 제 본성을 바꾸지 않는다고 하여 어찌 우리의 본성을 바꾸겠습니까?” 우리도 작은 미소와 사랑을 실천하여 모든 무더위를 이기고 시원한 바람을 형제자매들에게 전하는 한 주간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출처] 연중 제18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민병섭 바오로 신부) |작성자 민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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