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는 파견이란 뜻을 지닌 라틴어(missio)에서 따온 말이다.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하느님으로부터 파견을 받은(요한 3:16)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의 죽음을 당하고 부활한 당신을 믿고 따르는 제자들을 또한 세상에 파견하였다(마태 28:18-20). 교회는 인류의 역사가 끝날 때까지 세상 어디서나 그 증인이 되어야 한다. 이처럼 성부의 계획을 따라 성자의 파견과 성신의 파견에서 그 기원을 이루고 사명을 부여받은 교회는 특히 복음의 전파자들을 파견하여 온 세상에 가서 복음전파의 임무와 아직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백성들과 집단에 교회를 부식(扶植)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 임무를 수행하는 사업을 선교라 한다(선교교령 6). 그러므로 선교는 교회의 본질 자체에서 흘러나온 임무이며(선교교령 6) 교회 설립자의 예수 그리스도의 명(마르 16:15)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이라도 복음적 진실을 받아들이고 복음 정신에 따라 스스로의 생활을 변화시키려면 참된 회개, 즉 내적(內的) 쇄신이 필요하다. 이러한 내적 쇄신을 사람들 가운데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복음을 선포하는 교회가 먼저 쇄신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복음선포와 증거행위를 통하여 교회는 본연의 선교적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교회가 선포하고 증거하는 내용의 책임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실현된 하느님의 세상구원이다. 사람이 되어 죽었다가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 안에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의 선물인 구원이 이루어졌음을 알리는 것이다. 이러한 선교의 내용을 현대인에게 가장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하여 복음이 뿌려질 토양과 토질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복음 선포지역의 사회, 문화, 종교 등과의 꾸준한 대화가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하느님의 말씀을 토착화시키는 일은 선교의 중요한 과제이다. 그 뿐 아니라 설교와 성사집행을 하기 전에, 선교지방에서 교육사업, 의료사업, 자선사업 등 사회개발에 유익한 활동을 전개하여 많은 비신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교회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사업을 예비선교라 하고 설교와 성사집행을 직접선교라 부르기도 한다.
선교의 대상인 인간의 궁국목표는 영원한 생명인 하느님 자신에게 있지만 이 목표에 이르는 과정은 현세 안에 있으며, 인간은 영혼과 육체를 가진 존재이고, 현세에서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시공(時空)을 초월하는 인간의 본질 뿐 아니라 시공의 제약을 받는 속성과 상황을 가지고 있다. 그리스도의 구속사업은 구체적 인간을 구하는 것이므로 인간의 영혼 뿐 아니라 그 육신과 아울러 그 존재의 상황까지 구원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사야 예언서(61:1-2)를 인용하여 당신의 복음이 인간 해방의 복음임을 선포하였다(루가 4:18-19).
그러므로 선교의 대상에는 인간이 이루는 여러 가지 관계, 즉 가정, 사회, 국가 그리고 인간의 업적인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가 포함된다. 그러므로 예비선교는 직접선교의 보조수단이 아니라 바로 복음화의 일환인 것이다(사목헌장 42항 참조).
선교가 지향하는 목적은 인간을 해방시키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며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지만 사회적 구조로 본다면 독립된 그리스도교적 공동체를 건설하는 데 있다. 이렇게 설립된 교회가 새로움과 젊음을 유지하여 세상의 빛과 누룩이 되도록 선교활동을 계속해야 하며 아직 밖에 있는 각 개인들에게 복음을 전파해야 하는 의무가 남아 있다(선교교령 6). "선교활동의 기간은 주님의 최초의 내림과 재림 사이의 기간이며"(선교교령 9) "주께서 오실 때까지는 모든 민족에게 복음이 선포되어야 한다"(마르 13:10 참조). (⇒) 복음화
[참고문헌] 200주 사목회의 의안(초안), II. 선교,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 사목회의위원회, 1983 / 제2차 바티칸공의회문헌, 교회의 선교활동에 관한 교령, 한국천주교 중앙협의회, 1969 / Joseph Masson, Missions, Sacramentum Mundi, Burns & Oates, 1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