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경] 성서 주간 기획: 비대면 시대, 성경 공부는 계속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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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0-11-22 | 조회수6,652 | 추천수0 | |
[성서 주간 기획] 비대면 시대, 성경 공부는 계속된다 성경 가까이 두고 자주 읽으며 하느님 말씀 실천해야
- 교회는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기에 모든 신자들이 성경을 자주 읽으라고 강력하게 권고한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교회는 매년 연중 시기 마지막 주간을 성서 주간(11월 22~28일)으로 정해 모든 신자들이 하느님 말씀인 성경을 가까이 하고 생활 속에서 하느님 말씀을 실천할 것을 권고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 말씀에 대한 관심은 이어진다. 성서 주간을 맞아 성경 읽기와 성경 공부에 대해 알아본다.
팬데믹으로 위축된 성경 공부
코로나19는 교회의 모든 사목과 신앙 활동을 위축시켰다. 거리두기로 인한 비대면 시대, 영적 갈증을 채워 줄 가장 강력한 생명수는 하느님 말씀이다.
주교회의 성서사도직위원회 총무 박기석 신부는 “신자들의 성경 읽기과 공부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지고 있었는데 올해에는 팬데믹 현상 때문에 크게 위축됐다”고 안타까워했다. 다만 다행히 여러 성서사도직 단체들이 수년 전부터 온라인 프로그램을 준비해 왔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다양한 온라인 성경 공부 프로그램들이 속속 개설되면서 비대면 시대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성경을 왜 읽어야 하는가?
성경을 제멋대로 해석하던 이단들 때문에 평신도들에게 성경을 읽지 못하게 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성경 읽기는 신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신앙 성숙 방편으로 권고되기 시작했다. 여전히 갈 길이 멀기는 하지만 가톨릭교회에서도 성경 읽기와 성경 공부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성경 읽기가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하느님 계시에 관한 교의 헌장」(이하 「계시헌장」, 제6장)은 “성전과 성경은 교회에 맡겨진 하느님 말씀의 유일한 성스러운 유산을 형성한다”고 말한다. 「계시헌장」은 특히 25항에서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기에 모든 신자들이 성경을 자주 읽으라고 강력하게 권고한다.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성경이 교회에게는 버팀과 활력이 되고, 교회의 자녀들에게는 신앙의 힘, 영혼의 양식 그리고 영성 생활의 순수하고도 영구적인 원천이 되는 힘과 능력이 있다”(131항)고 말한다.
항상 성경을 곁에 두어야
초대교회 교부들부터 역대 교황들도 성경을 가까이 하라고 권고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6년 ‘자비의 특별 희년’ 폐막 때, 교황 교서 「자비와 비참」(Misericordia et Misera)을 통해 “모든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해마다 주일 가운데 하루를 정해서 성경을 더욱 잘 알리고 더 널리 전파하는 노력을 쇄신하라”고 제안했다.
성경 공부는 학습, 강의, 모임을 넘어선다.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위원장 김종수 주교는 2019년 성서 주간 담화문에서 “참으로 말씀에 감도되려면 말씀 안에서 주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어야 한다”며 “말씀하시는 하느님과 인격적인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라야 그분께 이끌려 생명의 말씀에 따라 살고 이를 선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경을 가까이하는 첫걸음은 당연히 성경을 곁에 두고 기회가 될 때마다 읽는 일이다. 특히 성경을 읽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정해두는 것이 좋다. 성경을 읽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둔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하지만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그저 성경을 항시 접하도록 곁에 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교회가 승인한 성경 공부와 함께해야
하느님 말씀은 쉽게 쓰여졌지만, 담긴 진리는 심오하다. 많은 비유와 은유, 상징들이 사용되고, 성경이 쓰여진 당대의 지역과 시대 특성을 담고 있기에 혼자서 읽다 보면 자칫 그 뜻을 잘못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항상 신학과 교회 가르침의 인도를 받아야 하며, 교회가 공인한 성경 공부 프로그램에 등록해 함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많은 그리스도 이단들이 성경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해 잘못된 종말론을 퍼뜨리며 사리사욕을 채우고 있는 사례들을 체험했다. 신천지는 그들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들은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교묘한 방법으로 신앙인들에게 접근한다.
따라서 신자들은 성경 공부 프로그램을 선택할 때 교회가 공인한 것인지를 반드시 식별해야 한다. 이미 교회 안에는 교구와 수도회들이 가장 효과적으로 성경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마련한 많은 성경 공부 프로그램들이 있다.
비대면 시대, 온라인 성경 공부에 관심 가져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오프라인 모임이 제한됨에 따라 온라인 성경 공부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온라인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은 ‘유튜브 성바오로딸’이 개설된 2011년 10월의 일이다. 이어 수원교구가 2013년 사이버 성경학교를 개설했다. ‘가톨릭성서모임’과 ‘여정’, ‘성서 못자리’ 등 대부분 성경 공부 프로그램들이 온라인 강좌를 개설하거나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온라인 성경 공부 프로그램들은 비대면 상황이 지속될 경우 효과적인 성경 공부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프로그램은 공동체적인 체험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보완책 마련은 필요해 보인다. 이른바 ‘성서사도직’은 성경을 ‘공부’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복음화는 말씀에 기초하고, 말씀을 경청하고 묵상하고 실천하고 거행하고 증언한다”(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174항)는 점을 고려할 때, 온라인 성경 공부 역시 믿음과 애덕의 실천으로까지 나아가도록 참여자들을 인도해야 한다.
[인터뷰] 주교회의 성서사도직위 총무 박기석 신부 “지식 쌓는 공부 넘어 말씀 실천으로 나아가길”
“성경을 읽고 성경 공부 모임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서, 기도하고 하느님 말씀을 관상하며 다짐하고 실천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주교회의 성서사도직위원회 총무 박기석 신부는 성경 공부는 혼자서 성경에 관한 지식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개인적인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는 것이 성경 공부는 아니지요. 하느님 말씀을, 교회의 인도를 받아, 공동체적으로 배우고 익혀서 자기 삶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시대에 오프라인 성경 공부는 극도로 제한된 상태다. 이러한 상황은 오히려 신자들에게 신앙에 대한 갈증을 불러온다. 많은 신자들이 온라인으로 신앙생활, 특히 성경에 관한 콘텐츠에 목말라 하고 있다.
다만 온라인 프로그램은 소통과 친교, 공동체 체험이 충족되기 어렵다는 점은 단점이 될 수 있다. 바로 그런 점에서 박기석 신부는 성경 공부에 있어서 앞으로는 사목자와 강사 중심이 아니라, 참여자인 신자들의 능동성과 자발성을 강력하게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신앙생활의 무게 중심을 전례와 성사 중심에서 일상에서의 영성적 삶으로 옮아가게 했습니다. 성경 공부에서도 마찬가지로, 신자들 스스로 일상에서 자율적이고 능동적으로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이고 그 말씀을 실천하도록 이끌어야 할 것입니다.”
박 신부는 2021년에 열리는 가톨릭성서연합(Catholic Biblical Federation, CBF) 제10차 총회 주제가 ‘취약한 세상을 위한 생명의 선물, 말씀의 선포’(로마 8,22-23)라고 소개했다.
그는 “팬데믹, 파괴된 지구 생태, 그리고 만연한 불의 등 ‘탄식하며 진통을 겪는’ 지구촌에 하느님 말씀은 은총의 선물”이라며 “위기 상황일수록 신자들은 하느님 말씀인 성경 읽기와 성경 공부에 더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톨릭신문, 2020년 11월 22일, 박영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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