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내 잘못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화를 낼 때 | 카테고리 | 천주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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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항아 | 작성일2014-01-26 | 조회수1,136 | 추천수0 | 신고 |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제 잘못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화를 낸다면, 가만히 있는 게 옳을까요? 오늘 미사를 마치고 즐거운 마음으로 걷다가 인근 옷가게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였습니다. 가격표가 헷갈리게 붙어 있어 물건을 들고가 주인에게 가격을 정중히 물어보았더니, 갑자기 가게 주인이 제게 화를 내며 가격표를 읽어보지 않았냐며 얼굴도 쳐다보지 않고 고성을 내더군요. 옷을 제 자리에 걸어두고 떠나려는데, 가게 주인이 표정을 찡그린 채 "안 사실거죠?"라고 물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네, 안사는 게 나을 것 같네요."라는 말이 나왔어요. 가게 주인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저를 훑어보았고 저는 자비를 베푸는 마음으로 많이 파시라는 인사를 하고 가게를 나왔더랍니다. 그런데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 왜 이렇게 찜찜하고 화가 나며 무기력해지는 걸까요? 차라리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가게를 나왔으면 억울하지 않았을텐데, 신앙인이니 자비를 베풀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상대방에게 덕담을 던졌는데 몸에서는 이를 거부하나봅니다. 저는 예비 신자입니다. 혼자 사는 30대 여성이고요. 외모가 유약해보여서인지 외출을 하면 이유없는 화풀이 대상이 될 때가 많습니다. 중년 남성들이 길에서 괜시리 욕설을 퍼붓는다던가, 제 몸에 자신의 신체를 슥 접촉하는 일을 몇 번이나 당해 본 적이 있어요. 여기서 비롯된 피해의식 때문인지, 사소한 시비만 붙어도 속에 화가 차곡차곡 쌓이는 것 같아요. 제 잘못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화를 내거나 제게 피해를 입힌다면, 이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마음으로 참는 게 답일까요? 어떻게 처신하는 게 현명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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