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Re:답변을 달 만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길게 씁니다. | 카테고리 | 천주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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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영훈 | 작성일2014-01-26 | 조회수705 | 추천수2 | 신고 |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하지만 이것은 어느 정도 이해 관계가 되는 이들에게 해당되는 말입니다. "무조건 니 탓"이라고 하는 상대를 만났을 때에는, 신발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떠나는 심정으로 "그건 니 말이다" 해 주고 사라지면 됩니다. 정신병자들을 대해 보신 적 있으십니까? 그 사람들은 자기들의 문제 때문에 분노하고 이상한 행동을 하는데에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도저히 이해가 안 가기 때문에, 그 사람을 정상적인 사람으로 보게 되면 정상적인 내가 말려 듭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 사람이 약간 맛이 간 것 같다 그래서 "이 사람 비정상적이구나" 라고 단정짓게 되면, 한 발짝 물러나서 그 사람을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굳이 내가 그 사람의 페이스에 말려들 이유가 없어지게 되지요. 그냥 그 사람의 문제는 그 사람에게 맡기고 떠나면 됩니다. 그리고 자비와 사랑은 그것을 받을만한 사람에게 하시기 바랍니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말을 아시지요?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자비와 사랑을 베푸는 것은 그야말로 밑빠진 독에 물붓는 행위입니다. 물론 누구에게나 해 줄 수 있을 만큼의 예의와 매너는 지키시기 바랍니다. 그것은 그 사람의 덕이 아니라, 나의 덕이니까요. 그 사람이 그만한 가치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덕이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존중은 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그 이상은 필요가 없습니다. 시간만 아까울 뿐입니다. 자매님의 경우 가게 주인에게 가격을 물어본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입니다. 가격표가 설령 붙어있고, 가격이 제품 위에 큰 글자로 붙어있었더라도 물어보면 대게 가게 주인들은 예를 들면 "10,000원인데, 손님이 이뿌시니까 9,000원에 해 드릴께요."라는 식의 답변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매님의 행동은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가게 주인이 가격표를 못 봤냐는 식의 대꾸를 해 오는 것은, 처음부터 물건을 팔 생각이 없었다는 의사 표시입니다. "오늘 오는 손님이 누구이든 화풀이하려고 준비하고 기다렸어요."라는 식의 답변과 마찬가지의 의미입니다. 게다가 "안 사실거죠?" 이 질문은 명확한 표현입니다. 해석하자면 "사려고 덤비지 마십시오. 그러다 다치십니다"라는 말과 똑같습니다. 혹은 "당신에게 팔고 싶지 않습니다. 그냥 피해가 주세요"라는 말과 동의어입니다. 그러므로 그 가게 주인이 자기 문제 때문에 자매님에게 폭발하는 것에 대해 자매님은 일말의 책임도 없고, 책임질 이유도 없습니다. 단지 걱정스러운 것은 다소 말려든 것 같은 상황에 대해, 자매님께서 마음의 정리를 잘 하시고, "오늘 X 밟았네" 하는 식으로 털어버리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통 인간 관계에서도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대게 서로 잘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내가 정말 신중히 고려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해서, 신경써서 배려를 하고 친절을 베풀고 나름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으로부터 불만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전적으로 그 사람의 문제로 보시면 됩니다. 이상한 사고 방식이 있거나 습관, 성격, 혹은 그 날 아침 무슨 일이 있었거나 뭘 잘 못 먹은 경우에 해당합니다. 그런 것은 내가 책임질 수 없으므로, 그냥 "아, 예 그러십니까?"하고 아이들이 보채고 땡깡부리면 무조건 빌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과를 해 주면 됩니다. 그러나 만일 하나를 내 줬는데 둘, 셋, 넷... 결국 모든 것을 내 놓으라 하고 내 자존심까지 버려야 경우에는 같이 물어뜯고 싸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최악의 경우입니다. 그 때에는 최대한 논리적으로 생각해서 상대방의 입장을 곤란하게 만들고 대답 못하게 만드는 것이 타당한 방식입니다. 왜냐하면 그냥 일반적인 말로 해서 해결이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 나는 상대방에 대해 최대한, 하느님 안에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혼내줍니다. 왜냐하면 사랑이란 무조건 감싸안고 덮어주기면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필요하다면 부모가 자식 사랑하는 마음으로 꾸짖고 매를 들 줄 도 알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내가 분명히 그 사람의 부모가 아닌데도 그래야 하는 상황까지 가게 된다면 그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 사람이 그만한 잘못을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욕먹을 짓을 한 사람에게 욕도 하지 않고 용서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맞을 만한 짓을 한 사람을 때리지 않고 욕만 해 주는 정도에서 그칠 줄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100대 맞을 짓을 한 사람을 10대 만 때리고 용서해 줄 수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 차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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