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충실한 봉사자 되길 당부
【바티칸시티=외신종합】44명이란 가톨릭 교회 사상 최대의 추기경이 탄생하던 2월21~22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은 근래에 보기 드문 장엄한 광경이 연출됐다.
성 베드로 대성당 앞에 설치된 행사장에는 새 추기경들을 비롯해 추기원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추기경들의 붉은 수단과 4만여명의 순례객들이 흔드는 깃발들이 장관을 이루었다.
○…교황은 21일 거행된 추기경 서임식에서 새 추기경들의 이름을 한 사람씩 부르면서 임명장을 건네 주고, 추기경 모자를 씌워 주었다. 그러나 44명의 새 추기경 중 라틴 전례를 사용하지 않는 동방 가톨릭 교회 추기경들은 빨간 추기경 모자를 받지 않았다.
세 귀퉁이가 접힌 빨간색 추기경 모자는 전통적으로 라틴 교회의 성직자들이 쓰는 모자이고, 동방가톨릭 교회의 성직자들은 전통적으로 라틴 전례를 사용하는 라틴 교회 성직자들과는 다른 복장을 해 왔기 때문.
이에 따라 시리아 가톨릭 교회 출신의 교황청 동방교회성장관 다오우드 추기경을 비롯해 콥틱 가톨릭 교회의 스테파노스 2세 가타스 추기경, 우크라이나 가톨릭 교회의 후사르 추기경 등은 동방 가톨릭 추기경들은 교황에게 모자를 받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고 교황은 동방 가톨릭 교회의 전통을 존중해 이례적으로 이들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다만 인도의 시로-말라바 가톨릭 교회의 비타야딜 추기경은 자신들의 복장이 라틴 교회 성직자들과 비슷해 추기경 모자를 받았다.
○…교황은 21일 서임식과 22일 미사 강론을 통해 추기경의 역할을 설명하면서 교황과 협력하여 교회의 충실한 봉사자가 되어 주기를 당부. 교황은 “그리스도인은 누구나 (그리스도께) 충실하도록 부름받고 있지만 특별히 추기경으로 선발된 여러분은 최고의 순교자이자 신앙의 증거자인 그리스도를 충실히 따르는 데 투신해야 한다”고 강조.
교황은 특히 44명의 새 추기경들이 세계 5대륙 27개 나라에서 골고루 임명됐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는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교회가 서로 다른 전통과 언어를 가진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표징”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와 함께 추기경 복의 붉은 색깔은 때로는 피를 흘리면서까지 교회의 성장과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투신한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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