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200주년 신약성서 주해서에서는... | 카테고리 | 성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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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정임 | 작성일2014-04-24 | 조회수1,074 | 추천수0 | 신고 |
(십자성호를 그으며)
아무래도 200주년 기념 주해서를 옮겨 드리는 것이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13-35절은 인지 발현사화의 일종인데, 예수께서 부활 당일 나타나셨다고 하나(13절), 실상 그 시일은 알 수 없다. 적어도 엠마오 발현사화의 현재 형태를 눈여겨보면 교회의 만찬례가 틀이 잡혀 있는데, 이는 오순절 이후 당당한 시일이 지나고야 가능했을 것이다. 루카는 본디 앞뒤 문맥과 상관없이 전해오던 이 이야기를 편집하여 이 자리에 배치했다. 이 기회에 앞 문맥을 고려하여 덧붙인 구절(13-14.20.21ㄴ-24절), 뒤 문맥을 고려하여 덧붙인 구절(33.35절) 등 편집요소도 더러 있으나, 여기서는 이를 상론하지 않고 현재의 기록대로 발현사화의 구조와 뜻을 밝히겠다.
엠마오 발현사화는 상봉(13-16절), 대담(17-27절), 식사(28-31절), 귀경(32-35절) 순으로 짜여 있다. 이 가운데서 대담과 식사가 사화의 핵심이다. 제자들은 대담 때의 느낌을 회상하여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우리에게 성경을 풀이해 주셨을 때에[우리 안에서] 우리 마음이 뜨거워지지 않았습니까?" (32절) 했다. 그런가 하면 빵을 떼어 주신 순간에는 "그들의 눈이 열리어 그분을 알아보았다"(31ㄱ절).
그러니까 제자들은 성경풀이를 들었을 때 예수를 느꼈으며 함께 식사했을 때 그분을 알아보았다는 것이다. 이는 엠마오 발현사화가 형성. 전승될 무렵의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예수의 현존을 체험했는지 전하는 것이다.
당시 그리스도인들은 미사 때 예수의 현존은 체험했는데, 구체적으로 성경 낭독과 해설을 들을 때 (말씀의 전례 때) 예수의 현존을 느꼈고 이어서 공동으로 식사할 때(성찬의 전례 때) 그 현존을 알아 보았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의 예수 체험과 관련하여 엠마오 발현사화를 다음과 같이 풀이할 수도 있겠다.
부활하신 예수께서는 언제나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계시다. 그러나 일상생활 가운데서는 그분의 현존을 체험하기 어렵다(16절). 이와는 달리 성경 말씀을 대할 때 그분의 현존을 감지하고(32절), 성체를 받아 모실 때는 더욱더 그 현존을 의식한다(31ㄱ절). 그러나 오관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현존이라, 육안으로 보려는 순간 "그분은 그들에게서 사라지신다"(31ㄴ절). 이렇게 볼 때 엠마오 발현사화야말로 멋진, 예수 현존 체험담이라고 하겠다. (200주년 신약성서 주해서 404-405쪽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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