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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사도에 대해서 알고 싶어요(2) 베드로(상) 카테고리 |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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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타한인성당 쪽지 캡슐 작성일2014-06-22 조회수2,909 추천수0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교회상식 교리상식] 98 - 12사도에 대해서 알고 싶어요(2) 베드로(상)
 
 
이번 호부터는 12사도 가운데 으뜸인 베드로 사도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알아봅니다. 이번 호에는 먼저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기 전까지 베드로의 삶을 살펴봅니다.
 
베드로의 원래 이름은 시몬이었습니다. 그는 요나(또는 요한)의 아들이었고, 안드레아의 형이었습니다. 고향은 벳사이다였고, 직업은 어부였지요. 예수님을 만났을 당시에는 이미 결혼한 몸이었고 카파르나움에서 장모와 함께 살았던 것 같습니다(마르 1,29-31).
 
시몬은 무식하고 평범한 어부였습니다만, 예수님을 만남으로 삶이 완전히 뒤바뀝니다. 예수님은 시몬을 동생 안드레아와 함께 첫 제자로 삼으셨을 뿐 아니라 그를 케파, 곧 베드로라고 부르십니다. 케파란 '바위'라는 뜻의 아람어이고, 이를 그리스어로 번역한 것이 베드로입니다.
 
예수님께서 시몬을 베드로라고 부르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를 마태오복음(16,13-20)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신원에 대해 제자들에게 물으시자 시몬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고백하지요.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주셨기 때문이다"고 하십니다. 그러고는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조금 길지만 중요한 대목이어서 성경 본문을 그대로 적습니다.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16,18-19).
 
이 대목에서 몇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예수님께서 시몬을 베드로, 곧 반석으로 삼으신 이유인데, 시몬의 신앙고백이 결정적인 것 같습니다. 사실, 시몬 베드로가 고백한 내용은 그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알려주신 것이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러기에 오히려 행복하다고 시몬에게 말씀하십니다. 그것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예수님 친히 시몬을 베드로라고 부르시는 것입니다.
 
시몬을 베드로라고 부르시고 이어서 계속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서 특별히 두 가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는 시몬을 베드로 곧 초석으로 삼아 그 위에 교회를 세우시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몬 베드로에게 맺고 푸는 권한을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교황의 수위권과 무류성의 성경적 근거가 되는 말씀이지요. 예수님께서는 시몬 베드로를 사도들의 으뜸으로 삼으셨을 뿐 아니라 하늘 나라의 열쇠까지 주신 것입니다.
 
도대체 시몬은 어떤 성품을 지닌 인물이었기에 예수님께서는 그를 교회의 초석으로 삼으시고 하늘나라 열쇠까지 주신 걸까요? 성경에 나오는 내용을 중심으로 시몬 베드로의 성격을 조금 살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우선 베드로는 용기 있고 과단성 있는 성격의 소유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로 부르시자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따라나서는 모습(마르 1,16-20), 예수님께서 붙잡히셨을 때 지니고 있던 칼로 대사제의 종을 내리치는 모습(요한 18,1-11) 등은 이런 면을 잘 보여줍니다.
 
그렇지만 덤벙대는 모습도 엿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어오시는 것을 보고는 자신도 물 위를 걷겠다고 나섰다가 바람이 불자 두려워져 물에 빠지게 되자 살려 달라고 외치는 모습이라든가(마태 14,22-33), 예수님을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라고 고백해 칭찬을 받았지만 곧 이어 예수님께서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예고하시자 안 된다고 펄쩍 뛰는 모습(마태 16,13-23) 등이 그러합니다.
 
비겁하고 소심한 성격도 있는 듯합니다. 안티오키아에서 이방인 신도들과 어울리며 음식을 나누다가 할례받은 유다인 신도들이 내려오자 음식 규정을 어긴다는 지탄을 받을까봐 몸을 사리는 태도가(갈라 2,11-14) 그러하지요.
 
붙잡히신 예수님을 뒤따라 대사제 집으로 갔다가 세 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했다가 예수님과 눈길이 마주치자 밖으로 나가 슬피 우는 모습은(루카 22,54-62) 심성이 착하지만 연약한 인간의 모습을 매우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시몬 베드로는 예수님께 대한 사랑과 충정이 대단한 제자였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 시신이 없어졌다는 전갈에 무덤으로 달려가고(루카 24,1-12),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에 나타나셨을 때 "주님이십니다"라는 말을 듣고는 호수로 뛰어드는( 요한 21,1-14) 모습이 이를 말해줍니다.
 
이런 시몬을 예수님께서는 제자로 부르시고 마침내 교회의 반석으로 사도들의 으뜸으로 삼으십니다.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당신 교회의 양떼를 잘 보살피라고 간곡히 당부하십니다(요한 21,15-19).
 
[평화신문, 제976호(2008년 6월 29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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