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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14-08-02 조회수1,267 추천수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재미있는 가톨릭 교리] (7) 하느님의 창조
 
손수 만드신 것이 참 좋았다
 
 
하느님은 인간에게 모든 창조물을 다스릴 권한을 부여하셨다. 그림은 틴토레토가 그린 '동물의 창조'(1550년).
 
 
창조 이야기의 형성과 기록 과정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셨다는 사실은 오랜 시간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창조 사건과 창조 전승을 당시 근동에서 회자되던 설화 내지 신화를 빌어 기록했다.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첫째, 이스라엘 백성이 창조 이야기를 설화 양식을 빌려 기록했다고 해서 사실이 아닌 허구라고 말할 수 없다. 둘째, 설화가 객관적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역사의 사실을 있는 그대로 쓴 것은 아니기에 창조 이야기에 표현된 그대로 하느님께서 우주 만물을 창조하셨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께서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신 이야기를 과학적으로 기술하지 않고, 창조주 하느님에 대한 그들의 인식과 체험을 기초로 기록했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의 창조 업적을 기리기 위해 쓴 찬미 노래이며, 그들의 믿음을 담은 신앙 고백이다.
 
 
창세기 1~2장에 나타난 하느님의 창조
 
1. 우주 만물의 창조주 하느님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창세 1,1)고 선포하면서,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바로 우주 만물을 지어내신 창조주 하느님이라고 고백한다.
 
2. 무(無)로부터 창조
"땅은 아직 꼴을 갖추지 못하고 비어 있었는데, 어둠이 심연을 덮고 하느님의 영이 그 물 위를 감돌고 있었다"(창세 1,2)는 말씀에서 드러나듯 하느님께서는 무(無)에서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셨다.
 
3. 말씀으로 창조
하느님께서는 하늘과 땅을 말씀으로 창조하셨다. 이는 창조주 하느님의 주권을 여실히 드러낸다.
 
4. 사람을 하느님 모상(模像)으로 창조
창조 이야기가 기록될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임금만이 하느님을 닮은 모상이라 여겼기에, 모든 인간이 하느님을 닮은 모상이라는 성경 말씀은 놀랍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5. 강복과 사명 부여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창조하신 다음 "그들에게 복을 내리며 말씀하셨다.'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여라. 그리고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생물을 다스려라'"(창세 1,28). 하느님은 사람에게 다른 모든 창조물을 다스릴 권한을 부여하셨다. 하지만 이는 우리 마음대로 자연을 파괴하거나 착취하라는 뜻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인간과 세상을 사랑으로 보살피듯 자연을 잘 가꾸고 돌보라는 말씀이다.
 
6. 하느님 보시기에 좋았던 세상
하느님께서는 세상과 사람을 창조하신 후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을 보면서 참 좋게 여기셨다. 창조 이야기는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창세 1,31)는 사실을 강조한다.
 
7. 쉼으로 마무리
"하느님께서는 하시던 일을 이렛날에 다 이루셨다. 그분께서는 하시던 일을 모두 마치시고 이렛날에 쉬셨다"(창세 2,2). 일곱째 날은 하느님께서 세상과 인간의 창조를 완성하신 날이며 쉬신 날이다. 전례적으로는 이렛날인 주일이 하느님을 경배하고 흠숭하는 거룩한 날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창조와 진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
 
세상과 인간의 기원에 관한 논쟁은 흔히 창조론과 진화론 논쟁으로 대변된다. 하지만 우리는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를 이해할 때 두 가지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첫째, 창조 이야기는 과학적 차원에서 기술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주 만물과 인간의 창조주라는 신앙의 진리를 전하려고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둘째, 이스라엘 백성들은 '한처음의 창조'라는 과거 사실 자체를 전하기보다 '이집트 탈출'을 통해 하느님의 구원을 체험하고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과 계약을 맺은 백성으로서 살아가는 현재를 '창조'라는 과거 역사에 비춰 성찰하면서 현재 역사의 올바른 의미를 밝히기 위해 창조 이야기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창조된 인간
 
하느님의 창조물 중 으뜸이 바로 사람이다. 사람은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됐고, 하느님, 자연, 동료 인간과 관계를 맺고 노동을 하면서 살아간다.
 
1) 하느님 모상(模像, Imago Dei)으로 창조된 존재
인간은 하느님과 비슷한 모습, 곧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됐다. 이에 인간은 고유성, 유일성, 불가침의 인격성, 평등성을 갖는다.
 
2) 하느님, 동료 인간, 자연과 관계 속에 살아가는 존재
성경은 하느님과 비슷한 모습으로, 남자와 여자로, 세상 만물을 다스리는 존재로 창조된 인간이 하느님, 자연, 동료 인간과 협력자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고 말한다. 이처럼 인간은 공동체 안에서 태어나고 성장하며 완성되는 존재인 것이다.
 
3) 노동하는 존재
하느님은 인간에게 에덴동산을 돌보는 노동 사명을 맡기셨다. 인간은 자기가 맡은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노동을 통해 하느님의 창조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협력한다.
 
[평화신문, 2011년 7월 17일, 제공=서울대교구 사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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