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요셉과 형들의 화해와 용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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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1-07-12 | 조회수4,127 | 추천수0 | |
[구약성경 순례 -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요셉과 형들의 화해와 용서
지금 우리는 이집트에 와 있습니다. 요셉은 30세에 파라오 다음가는 재상이 되었습니다. 외국인인 요셉이 파라오의 재상이 되는 일이 역사적으로 가능한 일일까요? 역사적인 가능성으로 보자면 이집트 역사상 힉소스 시대라 일컬어지는 기원전 17세기 중반에서 16세기 중반쯤이 될 것입니다. 힉소스는 이집트어로 외국인을 말합니다. 당시에 이집트를 다스렸던 외국인의 정체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있습니다. 학자들은 후르족, 레반트에서 온 셈족, 가나안족 등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외국인인 요셉이 이집트의 재상이 될 수 있는 시기는 아마도 이 시기였을 것입니다.
파라오의 꿈이 알려준 대로 과연 이집트에는 7년간의 대풍이 들었고, 이때 요셉은 양식을 잘 저장해두었습니다. 이어서 7년 동안 흉년이 계속되었고, 그 결과 이집트뿐만 아니라 가나안 전역에 기근이 발생하였습니다. 오직 이집트에만 곡식이 있었기에 온 세상이 곡식을 사기 위해 이집트로 몰려들었고, 야곱도 아들 열을 이집트로 보내어 곡식을 사 오게 하였습니다.
요셉은 곡식을 사러 온 형들을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들을 염탐꾼이라고 몰아붙이며 시험합니다. 요셉은 막내아우를 데려오지 않는 한 아무도 이집트를 떠날 수 없다고 말하며 그들을 옥에 가두었습니다. 3일이 지나자 그는 그들 가운데 한 사람만 남고 나머지는 곡식을 가져간 후 막내아우를 데려오라고 다시 제안하였습니다. 요셉의 형제들은 지금 그들이 겪고 있는 이 일이 그들이 요셉에게 한 악행에 대한 죗값이라고 해석합니다. 요셉은 이 말을 듣고 물러 나와 울었습니다(창세 42,24). 결국 시메온이 감옥에 갇히고 나머지 형제들은 곡식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아들들의 보고를 들은 야곱은 요셉도 잃은 데다 이제는 시메온 마저 이집트에 투옥되었고, 다시 벤야민마저 잃게 된 상황을 두고 슬퍼합니다. 야곱의 아들들이 다시 곡식을 사러 이집트로 내려갈 때 야곱은 벤야민을 데려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요셉은 같은 어머니 라헬이 낳은 친동생 벤야민을 보고 감정이 북받쳐 안방으로 들어가 울었습니다. 이어서 요셉은 자기 관리인에게 형제들의 곡식 자루를 채워 주고 벤야민의 자루에 점칠 때 사용하는 자신의 은잔을 집어넣게 하였습니다. 형제들이 떠난 후 요셉의 관리인이 뒤쫓아가 그들의 곡식 자루를 조사하자 벤야민의 곡식 자루에서 은잔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모두 요셉의 집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요셉은 벤야민만 남고 나머지는 곡식을 가지고 돌아가라고 말하였지만 유다가 벤야민의 모든 죄를 자신이 짊어지겠다고 나섭니다. 아버지가 벤야민을 몹시 사랑하며, 그 애 없이는 사실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 말을 들은 요셉은 더는 자신을 억제하지 못하고 다른 이들을 물러가게 한 후 파라오의 궁에도 들릴 정도로 형제들 앞에서 목 놓아 울면서 자신의 정체를 밝힙니다. 그는 어렵고 힘들기만 했던 자신의 삶이 사실은 자기 집안을 위한 하느님의 크신 섭리에 따른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형들에게 그를 이집트의 노예로 팔리게 한 것은 형들이 아니라 하느님의 섭리였다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기근이 5년 더 지속될 것이므로 아버지를 모시고 내려와 이집트의 고센 지방에 정착하라고 형들에게 말합니다. 요셉의 이야기는 인간의 악에서도 선을 끌어내시는 하느님의 놀라운 섭리에 대한 찬가라 할 수 있습니다. “형님들은 나에게 악을 꾸몄지만, 하느님께서는 그것을 선으로 바꾸셨습니다. 그것은 오늘 그분께서 이루신 것처럼, 큰 백성을 살리시려는 것이었습니다.”(창세 50,20)
[2021년 7월 11일 연중 제15주일 가톨릭마산 8면, 김영선 루시아 수녀(광주가톨릭대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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