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시티=외신종합】 41년 동안 콥트 정교회 최고지도자로 봉직해온 알렉산드리아의 세누다 3세 교황이 17일 88살로 선종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교회 일치를 위해 노력한 고인의 업적을 칭송하면서 수장을 잃은 콥트 정교회 신자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교황청이 18일 공개한 애도 메시지에서 교황은 가톨릭교회 전체가 콥트 정교회 신자들의 아픔을 함께 한다며 아울러 "하느님의 자비로 세누다 3세 교황이 기쁨과 평화와 빛을 누리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8200만 이집트 국민 가운데 약 10%를 차지하는 콥트 정교회는 이집트 그리스도인들의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콥트 정교회 신자들은 자신들의 수장을 '교황(pope)'이라고 부른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특히 1973년 세누다 교황이 바티칸을 방문해 교황 바오로 6세와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에 관한 합의문에 서명함으로써, 451년 칼케돈 공의회 이후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을 둘러싸고 1500년 동안 계속된 논쟁을 종식시키고, 로마 가톨릭교회와 동방 정교회간 신학적 대화의 길을 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콥트'는 '이집트 사람'이란 뜻으로, 이집트 교회를 뜻하는 콥트 교회는 4~5세기에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을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졌을 때 그리스도의 신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451년 칼케돈 공의회에서 이단으로 단죄된 후 콥트 정교회란 이름으로 독자적 노선을 걷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로마 가톨릭교회로 돌아와 가톨릭 콥트 교회를 이루고 있다.

　세누다 3세 교황은 1971년 콥트 정교회 최고 수장에 즉위했으며, 최근 몇 년 동안은 폐질환을 알아왔다. 콥트 정교회뿐 아니라 이집트 내 그리스도인들을 위해서도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세누다 3세는 온화한 성품이지만 결코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성급하게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늘 수도원으로 물러나 기도를 한 후에 결정하는 '기도의 교황'으로도 알려져 있다.

　1991~1998년에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의장단으로 활동한 세누다 3세 교황은 2000년에는 카이로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만나 깊은 포옹으로 형제애를 나누기도 했다. 올라프 픽스 세계교회협의회 사무총장은 세누드 3세 교황이 무슬림과 그리스도인의 대화와 일치 협력에 크게 기여한 지도자로 기억될 것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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