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식물] 성경 속 식물 이야기: 성경의 첫 등장 식물, 무화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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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1-10-10 | 조회수3,991 | 추천수1 | |
[성경 속 식물 이야기] 성경의 첫 등장 식물, 무화과
수녀원에서는 각자 공동체에서 담당하는 역할이 있어, 저는 주로 화단 관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철마다. 피고 지는 꽃나무들을 가꾸던 어느 날, 예수님께서 보셨을 나무와 꽃들이 궁금해졌습니다. 이런 호기심으로 자료를 찾아가며 성경 속 식물들을 그려가는데 예수님 발밑에서 자라던 꽃들과 그분이 어릴 적 기대셨을 나무들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그곳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광야와 모래바람이 가득한 곳이 아니라, 젖과 꿀이 흐르는 아주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이런 소박한 경험을 바탕으로 부족하나마 ‘성경 속 식물 이야기’ 연재를 통해 예수님이 바라보셨을 그곳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성경 속 작은 꽃에 허리를 숙여 잠시 머물러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주 너희 하느님께서는 너희를 좋은 땅으로 데리고 가신다. 밀과 보리와 포도주와 무화과와 석류가 나는 땅이며, 올리브 기름과 꿀이 나는 땅이다”(신명 8,7ㄱ. 8).
이 말씀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광야에서 약속의 땅으로 이끄실 때 하셨던 말씀으로 이때, 이스라엘의 7대 작물이 소개됩니다. 여기서 꿀은 대추야자의 꿀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이 7대 작물은 하느님의 축복을 상징하며 신구약 전반에 걸쳐 그 용도와 비유가 많이 등장합니다.
먼저, 무화과나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무화과나무는 성경에서 가장 먼저 언급되는 식물로서 잎이 넓어 아담과 하와가 최초로 만들어 입은 의상 재료였습니다(창세 3,7). 그 열매는 달고 열량이 높아 여행자들의 필수 식품으로 애용되었고(1사무 25,18 참조), 항염작용이 있어 고약으로도 쓰였습니다(2열왕 20,7 참조), “사람마다 자기의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 아래 앉아 쉬었다”(1마카 14,12)라고 할 정도로 이스라엘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가정마다 무화과나무를 재배하였고, 남는 열매는 가난한 이들의 양식이 되도록 했습니다.
무화과나무는 성경에서 60회 정도 등장하며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예수님께서 무화과나무에게 내리신 저주(마태 21,19)는 내면에 신앙이 없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꾸짖는 비유로써, “무화과나무 아래에 앉는다”(요한 1,48 참조)는 표현도 율법학자들이 흔히 이 나무 아래에서 율법서를 공부하던 것에서 유래된 은유적 표현입니다. 무화과나무가 성경에서 가장 먼저 지칭된 이유도 이 상징성과 연관된 것으로 보입니다.
필자의 어릴 적 본가에도 무화과나무가 있었습니다. 여름만 되면 벌과의 전쟁을 통해 입을 벌린 무화과를 따서 먹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예수님께서도 한여름 붉은 태양 색 단맛의 무화과를 드시며 이 나무 그늘 아래에서 율법서를 읽으셨겠지요?
다음은 성경에서 두 번째로 언급되는 올리브 나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어느 장면에서 나오는지 미리 찾아보시며 한 주간을 보내시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2021년 10월 10일 연중 제28주일 원주주보 들빛 3면, 글 · 그림 엄혜진 헬레나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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