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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신희순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17 조회수1,470 추천수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성서에서 성경으로 ..

 

* 성경 번역의 원칙과 과정 *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성서위원회는 1988년 7월 12일과 1989년 2월 28일에 성서학자 회의를 열고, 고 임승필 신부를 번역 전담 총무로 선임하여 성경 번역진을 구성한 뒤, 1989년 7월 4일에 열린 번역위원회 회의에서 번역의 원칙과 절차를 정하였다. 그 세부 원칙은 번역 작업과 병행하여 마련해 왔다.


대원칙
새 번역 성경은 ‘본문’에 충실한 교회 공용 번역본의 완성을 목표로 한다. 곧 '새 번역'은 두 가지 목표를 지닌다. 첫째는 가능한 한 성경 ‘본문’에 충실한 번역이다. 둘째는 교회 공용으로 쓸 수 있는 번역본이다.


번역 대본
구약성경의 히브리말 부분은 스튜트가르트 히브리말 성경(bhs: biblia hebraica stuttgartensia, 히브리말 본문을 출판하면서 판면 하단에 본문 비평의 각주를 덧붙인 성경)를 그 번역 대본으로 삼았다.


그리스어 부분은 괴팅겐 칠십인역 성경(septuaginta: vetus testamentum graece auctoritate societatis goettingensis editum)를 그 대본으로 삼았다.


신약성경은 세계성서공회의 「그리스말 신약성경」(barbara aland, kurt aland, j. karavidopoulos, c.m. martini, b.m. metzger 편)를 그 번역 대본으로 이용하였다.


번역 과정
번역 위원은 각자 나누어 맡은 부분을 개별적으로 번역하고, 이 번역 초안은 일차로 번역 위원들의 독회를 거쳐 수정하였으며, 이차로 우리말 위원들의 독회를 거쳐 수정하였다. 우리말 독회에는 번역자와 성서위원회의 번역 전담자들도 참여하였다.


번역과 관련된 제반 사항에 관한 결정권은 번역 위원회가 가졌다. 따라서 번역 위원들의 독회는 자문 역할이 아니라 결정 역할을 하였다. 다만, 번역과 수정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위원회가 번역자에게 (명시적으로 또는 함축적으로) 일정한 결정권을 위임하기도 하였다. 번역 위원회의 위임을 받아 국어를 다듬는 우리말 위원회는 경우에 따라서 번역 위원회를 대표하는 이들과 함께 우리말에 관한 결정을 내리고, 필요한 경우에는 번역 위원회에 수정을 제안하였다. 이러한 독회 과정에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번역 원칙들을 다듬고 수정하여 왔다. 그런 다음에 단행본으로 출판하는 과정에서 책임 번역 위원이 한 번 더 교정하는 작업을 하였다.


성경의 책 하나하나가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번역되는 대로 단행본으로 출판하였다. 이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번역을 그때그때 선보임과 동시에 번역에 대한 비판과 비평을 수렴하여 추후의 완본에 반영하려는 것이었다.

 

신구약 성경 전체가 28권의 단행본으로 출판된 다음에 번역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들을 전국적으로 수렴하여 최종 수정과 윤문 작업에 반영하였다. 시편, 욥기, 잠언 등은 그러한 의견들을 수렴하여 단행본의 개정판을 내기도 하였다. 그 동안 새 번역 성경 단행본은 10여 년에 걸쳐 10만 부 이상이 배포되었다. 그리고 지난 해 가을에는 각 교구와 대신학교, 수도회, 성서 모임 등에 새 번역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2004년 11월 23일에 새 번역 성경 공청회를 열고, 그 자리에서 제시된 의견들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하였다.

 

성서위원회는 또한 합본 위원회와 합본 실무반을 구성하여, 번역 원칙과 세부 사항들을 다시 검토하고 다듬은 뒤, 이를 신구약 성경 전체에 일관성 있게 적용하려고 노력하였다. 합본 실무반에서 성경 전체를 다시 읽고 용어들을 일관성 있게 통일하고 문장을 다듬은 다음에 합본 위원회에서 이를 확인하였다. 합본 위원들은 각자 나누어 맡은 성경을 다시 검토한 다음에 회의를 열어 이를 낱낱이 검토하고 수정하였다. 복음서의 경우에는 새 번역 성경 공청회가 끝난 다음에 이러한 과정을 한 번 더 거쳤다. 이러한 합본 작업 과정에서 또 우리말 전문가들에게 성경 전체를 통독하여 평가와 수정 의견을 제시하여 주도록 위촉하였다.

 

 

공용 성경의 채택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2005년 춘계 정기총회(3월 7-10일)에서 “1988년부터 시작하여 15년 이상 한국 천주교회의 여러 성서학자들이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 원문에 가깝게 완역한 새 번역 성서를 ‘성경’이라는 제목을 붙여 가톨릭 공용 성경으로 채택”하였다. 그러나 공용 성경으로 발행하기 전에 3개월의 기간을 두고 우리말을 좀더 다듬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지기로 하였다. 이 결정에 따라, 성서위원회의 임시 기구로 윤문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이 윤문위원회에 우리말 감각이 대단히 뛰어나다는 명성을 지닌 유만근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신자가 아님에도 참가하여 귀중한 의견들을 제시한 것이 특기할 만한 일이라고 하겠다. 윤문위원회는 4월 7일부터 5월 24일까지 열두 차례의 회의를 열고 신약 성경과 시편의 우리말 표현에 대한 수정 제안을 하였다. 이 제안을 합본위원회가 검토하여 이달 말까지 번역문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성경 본문과 우리말의 문제

 


성경 본문에 충실한 번역과 교회 공용으로 쓸 수 있는 번역이라는 새 번역 성경의 두 가지 목표는 현실적으로 서로 조화를 이루기가 어려운 지난한 작업을 거쳐야만 하는 것이었다. 본문에 충실하다 보면 우리말이 매끄럽지 못하고, 부드럽고 좋은 우리말을 중시하다 보면, 공동 번역의 예에서 보듯이, 불완전한 번역이나 오역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성경 본문에만 충실하고 우리말에서 멀어진다면, 또 한편으로 성경 본문에 충실하지 못한 채 우리말만 번지르르하게 다듬는다면, 새 번역의 의의를 찾지 못하는 난제임에 틀림없었다. 그러나 번역 위원들과 우리말 위원들, 합본 위원들과 실무진은 언제나 이 두 가지 목표를 염두에 두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리말이 아주 부드럽지는 못하다 하여도 성경 본문의 뜻을 제대로 옮기고, 아무리 본문에 짜 맞추어도 우리말이 되지 않을 때에는 최소한의 가감으로 의미를 살려 옮겼다. 물론 여러 사람의 끊임없는 손질을 거쳐야 반드시 번역문이 나아진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필요한 과정을 모두 거치며 가능한 노력을 다하였기에, 이 두 가지 목표에 어느 정도는 가깝게 다가섰다고 자부한다.


단행본 일부에서 쓰였던 예스러운 표현들은 운문에서 “ 소서.” “리라” 등 한두 가지만 예외적으로 남기고, 산문에서는 모두 요즘의 어법으로 고쳤다. 시편도 그렇게 수정하였다.

 

 

발행 계획

 


새 번역 성경은 주교회의에서 출판 승인을 얻는 대로, 우선 4?6배판과 국판으로 본문을 전단 조판하여 펴낼 계획이다. 그런 다음에 신자들이 쓰기에 편리한 여러 판형으로, 또 본문도 2단 조판하여 발행할 계획이다. 그리고 단행본으로 발행된 낱권 성경의 각주와 해제를 재정리하여 덧붙인 합본 각주 성경도 펴낼 계획이다.


세부 원칙들

 


1.  합본 성경에는 우선 성경의 편집과 관련하여 반드시 필요한 부분에만 각주를 붙인다.  
2.  좋은 우리말을 찾아 쓰고, 되도록이면 줄임말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줄임말은 채택한다.
3.  맞춤법, 띄어쓰기, 구두점 등은 일반 학교에서 쓰는 교과서를 따르며, 표제어 등은 국립국어연구원에서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는다.
4.  3인칭 대명사 ‘그녀’는 쓰지 않으며, ‘그, 그 여자, 그 여인’으로 옮기거나 이름을 쓴다.
5.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예수’에는 “-님”을 붙여 쓴다.
6.  야훼를 옮긴 ‘주, 주님, 하느님’은 굵은 글씨로, ‘기름부음받은이’와 ‘사람의 아들’은 고딕체로 표기한다.
7.  외국말 고유명사와 외래어 표기의 원칙은 따로 정한다. 다만, 주교회의에서 확정한 용어와 공동 번역 등 현대 성경 번역에서 널리 쓰이는 관용은 존중한다.
8.  외국말 고유명사는 고딕체로 표기한다. 그리스말과 히브리말을 음역한 것도 고딕체로 쓴다.
9. 히브리말 도량형 단위는 음역하여 옮기고, 도량형 환산에서는 로쿰 방식(loccumer richtlinien)을 따른다.

 

-자료실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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