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긴 띠처럼 생긴 옷감으로 만든 외투 입어… 의복에 술 만들어 하느님 명령 기억하고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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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생, '룻과 보아스',1660~1664, 파리, 루브르 박물관. |
사람들은 계절에 따라, 참석하는 자리에 따라 옷을 맞춰 입는다. 특히 여성이 외출할 때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이 옷이다. 오늘날에도 공적으로 입는 옷은 보통 그 사람의 신분을 나타내는데, 예를 들면 구약의 제사장 의복은 황금을 사용할 정도로 화려했다(탈출기 28장 참조). 이 제의는 제사장이 백성을 대표해 하느님을 섬기는 소명을 받은 사람이라는 표징이 된다. 그래서 제사장이 이 제의를 갖춰 입지 않고는 성막에 들어가지 못했고 제사도 드리지 못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속옷과 겉옷을 입고 허리띠를 띠고 샌들을 신고 살았다. 팔레스티나 지역은 대체로 일교차가 무척 심하다. 한여름에는 낮에 40℃를 넘는 경우가 있을 정도이고 밤이나 겨울이 되면 기온이 급속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두툼한 옷을 입어야 했다. 기후의 특이성 때문에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겉옷인 외투가 필수였다. 겨울이 되면 옷을 여러 벌 겹쳐 입기도 했다.
예수님이 겉옷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있다. "또 너를 재판에 걸어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마태 5,40 참조).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이 주로 입은 것은 정사각형이나 직사각형의 긴 띠처럼 생긴 옷감으로 만든 외투였다. 가난한 이들은 이 겉옷을 잠잘 때 이불로 사용했다. 그래서 율법에 따르면 겉옷을 담보로 잡아도 해질 때까지는 반드시 돌려줘야 했다(탈출 22,26-27 참조).
이스라엘 사람들은 여행하는 일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의복은 주변 여러 나라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았다. 따라서 이스라엘 남성들의 복장은 대대로 거의 그대로 유지됐다. 내복은 가벼운 옷감으로 만들고 겉옷은 무겁고 따뜻한 옷감으로 만들었다.
당시 유다인들은 성전에 들어갈 때 외투를 입고 예를 갖췄다. 돈이 있는 사람은 외투를 화려하게 장식하거나 여러 벌을 가지고 있어서 사람들에게 자랑거리로 삼기도 했다. 실제로 근동지역에서는 여러 벌의 겉옷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부자라고 인식됐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의복에 술을 만들어 그것을 볼 때마다 하느님의 명령을 기억하고 그대로 지키도록 스스로 일깨웠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일러라. 그들에게 말하여, 대대로 옷자락에 술을 만들고 그 옷자락 술에 자주색 끈을 달게 하여라. 그리하여 너희가 그것을 볼 때마다, 주님의 모든 계명을 기억하여 실천하고, 너희 마음이나 눈이 쏠리는 것, 곧 너희를 배신으로 이끄는 것에 끌리지 않도록 하는 술이 되게 하여라"(민수 15,38-39).
이스라엘 사람들은 옷 하나에도 신앙적인 의미가 있게 했다. 그래서 자신을 내세우기를 좋아했던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그들의 옷 술을 크게 해 자신들이 주님 계명을 충실하게 지키고 있다고 자랑하려 했다.
그러나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외적인 의복보다는 마음의 관계이다. 베드로 사도는 신자들에게 거룩한 사제들이 되라고 가르치면서 영적인 부분을 강조한다. "여러분도 살아 있는 돌로서 영적 집을 짓는 데에 쓰이도록 하십시오. 그리하여 하느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바치는 거룩한 사제단이 되십시오" (1베드 2,5).
어떤 옷을 입느냐보다 어떤 마음의 옷을 입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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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교구장 비서실 수석비서) |
출처 : 평화신문 >사목영성> 성경 속 궁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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