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식물] 성경 속 식물 이야기: 거룩한 아름다움을 지닌 석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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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1-11-13 | 조회수2,651 | 추천수0 | |
[성경 속 식물 이야기] 거룩한 아름다움을 지닌 석류
2006년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라는 음료가 시판되었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석류가 미(美)에 도움이 된다는 것에 착안해 많은 인기를 끌었지요. 피부 노화 억제와 탈모 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석류는 성경에서도 아름다움을 표현할 때 사용됩니다(아가 4,3; 6,7 참조).
유다인들은 신년인 로슈 하샤나(나팔절)에 석류를 먹는 전통이 있습니다. 그들이 석류를 먹는 이유는 율법과 관련됩니다. 오래전, 이스라엘의 랍비가 석류 알갱이를 세어보았는데 그 수가 613개였다고 합니다. 그 수가 그들이 지켜야 할 613가지 율법(금지조항 365개, 실천조항 248개) 조항과 일치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유다인들은 1년 동안 율법을 충실히 지켜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신년에 석류를 먹는다고 합니다.
이스라엘의 7대 작물로 손꼽히는 석류는 갈증을 해소하는 음료로 애용되었고(아가 8,2 참조), 지친 이들에게 활력을 주는 약재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색깔이나 모양 때문에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솔로몬 임금은 석류 열매꼭지에 붙어 있는 둥근 꽃받침이 왕관처럼 보여 이를 모티브 삼아 자신의 왕관을 만들게 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그는 석류나무를 신성한 나무라고 여겨 성전과 왕궁 장식에 많이 사용했습니다(참조: 1열왕 7,42; 2열왕 25,17, 2역대 3,16; 4,13).
석류는 하느님께서 직접 디자인하신 사제복에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사제는 자신이 지닌 정체성을 드러내는 사제복을 갖춰 입지 않고는 성막에 들어가지 못했고 제사 또한 드릴 수 없었습니다(탈출 28,43 참조). 하느님께서는 이 사제복에 석류를 수놓거나 만들어 달게 하셨는데(탈출 28,31-38 참조), 석류의 어원이 그 의미를 더합니다. 석류는 히브리어로 ‘림몬’이라고 하는데 그 어원이 ‘위로 높이다. (하느님을) 찬양하다, 고양시키다’라는 동사에서 파생되었습니다. 이처럼 사제는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을 중재하는 역할로 주님의 존엄과 영광을 드높이는 역 할을 합니다.
석류즙은 그 맛이 매우 시고 떫지만 좋은 영양분을 공급하여 사람들의 육체에 생기를 북돋아 주듯, 그리스도께서 흘리신 붉은 피로 우리 영혼은 생기가 돋아나고(시편 23,3 참조), 그분의 수난에 동참하는 우리는(필리 3,10 참조) 부활의 영광도 함께 누리게 될 것입니다(루카 20,36 참조).
[2021년 11월 14일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원주주보 들빛 3면, 글 · 그림 엄혜진 헬레나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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