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만일 질서 있고 좋은 세계의 창조주이신 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모든 피조물을 돌보고 계신다면 어째서 악이 있는가? 하느님께서 악이 없는 완전한 세계를 왜 창조하시지 않으셨나?
1. 하느님께서는 진행의 상태로 세계를 창조하셨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무한한 능력으로 항상 더 나은 무엇인가를 창조하실 수 있다. 그러나 무한히 지혜로우시고 선하신 하느님께서는 궁극적 완성을 향해 가는, "진행의 상태"로서 세계를 자유로이 창조하기로 하셨다.
하느님의 이 계획에 따라 이러한 생성에는, 어떤 존재들의 출현과 더불어 다른 존재들의 소멸이, 더 완전한 것과 더불어 덜 완전한 것이, 자연의 건설과 더불어 파괴가 포함되어 있다. 피조물이 자신의 완전에 도달할 때까지는 물리적 선[완전함]은 물리적 불완전함 혹은 자연악(병, 천재지변)과 공존한다.
2. 천사와 인간은 그릇된 길을 갈 수도 있다.
● 지성과 자유를 지닌 피조물인 천사와 인간은 자신들의 궁극적 목적을 위해 나아가야 하나 그릇된 길을 갈 수도 있다. 실제로 그들은 죄를 지었다. 그리하여 세계에는 물리적 불완전함[자연악]과 비교할 수도 없는 중대한 윤리적(도덕적) 악[죄:질병 고통 죽음 고역 산고 등과 자연악의 원인]이 들어오게 된다. 오직 하느님은 천사와 인간의 자유를 존중하여 이를 허락한 것이다.
● 이제까지 예가 없을 만큼 가장 큰 윤리적 악은 모든 인간의 죄가 하느님의 외아들을 배척하고 죽인 일이었다.
하느님께서는 결코 직접으로든 간접으로든 윤리적 악의 원인이 되실 수 없다. 하느님께서 물리적 악과 윤리적 악을 허락하시는 것은 신비(神秘)이다. 악을 물리치기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 신비는 밝혀진다.
3. 악에서 더 큰 선을 이끌어 내신다
● 악이 자라는 곳에는 선에 대한 희망 또한 자란다. 우리 시대 악은 막대한 규모로 폭력을 ‘테러 네트워크’로 행사하고 있다.(2001. 9. 11. 뉴욕 쌍둥이빌딩 붕괴/2004. 3. 11. 마드리드 아토차역 폭탄 폭발/2004. 9. 1~3. 러시아 북오세티아 베슬란 인질극 등)
사악함을 성취하기 위해 국가 구조를 이용한 악, 제도 안에서 만들어진 악, 거대한 덩치를 가진 악이 분출하고 있다.
● 그러나 동시에 하느님의 은총이 과하다 싶을 만큼 풍성하게 드러났다. 하느님께서는 악에서 그보다 더 큰 선을 이끌어 내시는데, 이를 막을 수 있는 악은 없다. 믿는 이들은 악의 실재는 언제나 선의 실재를, 은총을 동반한다는 것을 안다.(로마 5, 15)
●“전능하신 하느님께서는 최상의 선이시므로 악 자체에서 선을 이끌어내실 충분한 능력과 선하심을 가지고 계시지 않다면, 피조물들 안에 어떠한 악도 있도록 방치하지 않으실 것이다.”(성 아우구스티노)
4. 하느님께서는 고통을 당신께로 이르는 통로로 바꾸신다.
● 사랑의 불꽃으로 악을 태워 없애시고 죄에서 선의 만개를 끌어내는 것이 이 고통이다.
모든 인간적 고통, 모든 아픔, 모든 약점은 그 안에 구원의 약속과 기쁨의 약속을 담고 있다.(골로 1,24)
● 하느님은 이 악에서 그리스도의 부활 영광과 우리의 구원이라는 가장 큰 선을 이끌어 내셨다. 그렇다고 해서 악이 선이 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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