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죄경-----고해성사의 소프트웨어(정훈 지음/ 가톨릭출판사) 중에서 | 카테고리 | 7성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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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타한인성당 | 작성일2015-07-19 | 조회수1,803 | 추천수0 | |
(십자성호를 그으며) 사죄경에 대한 잘못된 생각
우리가 고해성사에 임할 때, 가장 취약한 상태로 참례하는 부분은 바로 '사죄'부분입니다. 성찰, 통회, 고백의 과정은 자신이 직접하고, 훈계나 보속 과정도 귀를 잘 기울일 수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비교적 집중력이 유지되지만, 사죄 때는 그저 불편한 고해성사가 끝났다는 느낌이 앞설 뿐입니다. 사죄 부분에 잘 참례하는 신자라도 그냥 그저 '감저덕지'하는 수준에 머무르면서, 사죄 부분이 지니고 있는 거룩한 은총을 충분히 섭취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 해 주시는 절대적인 용서를 체험하지 못하면, 사죄를 받고 고해소에서 나올 때도 "또 죄를 지을 텐데!"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나 습관적인 절망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보통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히 "지금 죄를 용서받나보다." 하는 느낌만 갖는 수준은 사죄의 소프트웨어로 부족합니다. ?
외워야 할 사죄경
그래서 하느님의 대리자인 사제가 고해자를 용서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사죄경'의 내용을 공부해야 합니다. 신자 생활을 꽤 하신 분들도 사죄경을 외우고 있는 분은 아마 안 계실 것입니다. 어떤 경문을 통하여 죄를 용서받게 되는지, 여태까지 나와 상관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관심이 없으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 용서의 현실을 제대로 못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가 마련한 이 사죄경을 제대로 알게 되면, 그것을 외우고 사죄경이 지니고 있는 깊은 뜻을 새겨야 할 사람이, 사제가 아니라 오히려 나 자신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사죄의 순간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고해성사의 사죄경을 꼭 암기해야만 하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죄경이 튕겨 나갑니다. 이렇게 사죄경의 형식이 내 안에 미리 존재하지 않으면, 역동적인 삼위일체 하느님의 활동이 사죄경 중에 구체적으로 내 삶의 '용서'로 체험되지 않습니다. ? 사죄경이 지녀야 하는 올바른 소프트웨어는 '용서 체험'에 관계된 내용이어야 합니다. 내 삶을 새롭게 창조하시고 구원하시고 인도하시는 하느님께서 내 인격에 배어드는 느낌이 당연히 있어야만 합니다. 그러나 이런 프로그램이 내 안에서 작동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무신경한 형식주의가 내 모든 죄를 용서받는 절정의 순간에도 우리를 깨어있지 못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죄경이 나를 위해 들려오는 그 거룩한 순간에 아무 생각 없이 무조건 빨리 고해소에서 나가고만 싶어 하거나, 고개만 푹 숙이고 딴 생각을 하고 있거나, 아무 생각 없이 눈을 멀뚱거리고 있는 신자가 대부분입니다. 이 뿐이 아닙니다. 가끔 기막힌 일이 생깁니다. 사제는 보속을 주고 나서 사죄경을 하고 있는데, 고백자는 보속을 받고 계산이 다 끈났다고 생각했는지, 그냥 문을 꽝 닫고 고해소에서 나가 버리는 상황입니다. 사제는 줄행랑을 치듯 서두르는 그 사람의 뒤통수에 대고 사죄경을 마저 해야합니다. 이렇게 모처럼 고해성사를 하고 나서도 용서받는 순간이 언제인지도 모르고 끝까지 받지도 않는 행동은 사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 사죄경의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제가 "인자하신 하느님 아버지, 성자의 죽음과 부활로 죄를 용서하시려고 성령을 보내주셨으니, 교회를 통하여 이 교우에게 용서와 평화를 주소서. 나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당신의 죄를 용서합니다."하면,용서받는 신자가 "아멘."이라고 응답합니다. ?나를 창조하시고 구원하시며 이끄시는 하느님을 애타게 부르며, 내 죄가 용서받는 기쁨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 사죄경을 풀어 설명하자면, 나를 만드신 하느님께서 내 죄를 용서하시기 위하여 당신 목숨을 바치시고, 내가 저지른 죄악에게 승리를 거두어 부활하셨으며, 그 삶을 우리에게 주시려고 성령을 나에게 보내주셨는데, 가톨릭교회의 고해성사를 통하여 나에게 용서와 평화가 이 순간 스며든다는 것입니다. ? 그러므로 사제가 이 경문을 외우는 동안,우리는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내 인격 안에서 죄악을 극복하기 위하여 어떻게 활동하시는지 알아챌 수 있어야 합니다. "진짜 기다린 것은 오히려 주님이셨군요!"하는 깨달음으로 깨어날 때, 느낄 수 있는 은총은, 애초에 나를 만드신 분이 내 죄를 없애시려고 당신 목숨을 바치셨고, 다시는 죄악의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도록 내 안에서 함께 하시며 나를 인도하신다는 것입니다. ? 특히 이 사죄경 중에 "나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당신의 죄를 용서합니다." 하는 부분이 바로 내가 모든 죄악을 용서받는 순간입니다. 고해사제는 그 경문과 함께 고백자에게 사죄강복을 합니다. 사제가 강복을 할 때, 신자는 성호경으로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상당수의 신자가 그 사실을 모르거나 아예 관심이 없는지 그냥 고개만 푹 숙이고 성호를 긋지 않습니다. 이런 태도들은 죄를 용서받는 은총이 입체적으로 이루어지는 순간을 방해하는 짓입니다. 그러므로 사제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하고 내 죄를 용서할 때, 정성껏 성호경으로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해 주시는 용서를 받아야 하겠습니다. ? 나를 죄악에서 해방시키기 위하여 추악한 내 안에서 함께 하시며 다시 죽음을 기다리는 하느님을 눈꼽만큼이라도 생각한다면, 다시 범죄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 떠오르지 않을 것입니다. 이처럼 올바르게 고해성사에 참례하면, 죄 짓는 일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릅니다. 이것이 교회가 사죄경을 통하여 우리를 일깨우고자 하는 실질적이고 실천적인 내용입니다. ? ? ? 고해성사의 소프트웨어/ 정훈 지음/ 가톨릭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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