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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 | 작성일2015-11-08 | 조회수1,529 | 추천수3 | 신고 |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참고로 보세요. 혹 도움이 될런지요.
연중 제31주간 금요일 복음
(루카16,1-8)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8ㄱㄴ) 집사는 여전히 불의한 상태로 남아 있었으며, 오히려 더 큰 불의를 저질렀지만, 주인은 이 집사를 칭찬하였다. 여기서 주인이 칭찬한 것은 집사의 도덕적인 부분이 아니라, 앞날을 대비하고 지혜롭게 처신한 행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세상 사람들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불의한 집사가 자신의 앞날을 위해, 재물을 지혜롭게 사용하고 있는 데 비해, 오히려 하느님의 나라를 상속받은 하느님의 백성들은 영원한 거처를 준비하는 일에 인색하고 무지하다는 것을 예수님께서 이 비유를 들어 간접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 땅에서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외에는 관심이 없는 '세상의' 집사들도 이렇게 교활할 정도로 민첩하고 영리하게 미래의 상황을 대처하는데, 하물며 영원한 세상을 바라보며 사는 하느님의 집사들도 적어도 이 정도의 지혜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식의 책망과 더불어 교훈이 이 구절에 담겨져 있다. 여기서 '영리하게'로 번역된 '프로니모스'(phronimos; wisely; shrewdly)는 '신중하게', '사려깊게'라는 뜻인데, 어떤 이익 등을 위해 약삭빠르고 신중하게 신경을 쓴다는 의미로 복음서에서 사용된다. 불의한 집사는 위기에 직면하여 신속하게 대처함으로써, 미래의 호구지책을 마련하는 지혜를 보였다. 어떤 학자들은 이 구절에 대해 하느님의 임박한 종말 심판을 앞둔 그리스도인들이 심판 이후에 거처하게 될 복된 처소를 확보하기 위해, 현재 주어진 시간이 지나가기 전에 반드시 신속하게 대비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하였다. 한편, 지금까지는 집사를 수식하는 말이 언급되지 않았는데, 본절에 이르러 '불의한' 이라고 번역된 '아디키아스'(adikias; unjust; dishonest)라는 단어를 쓴 것은 오히려 집사의 지혜를 더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다. 원형인 '아디키아'(adikia)는 주로 하느님의 법에 불순종하는 것 (로마1,18)과 하느님을 거부하고 적대하는 죄(1요한1,9; 5,17)를 가리킨다. 하지만 여기서의 이 집사의 불의는 그의 직책과 관련하여 나온 것으로서, 즉 마땅히 해야 할 집사직을 소홀히 함으로써, 주인의 뜻에 불순종한 것 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사건도 빚을 탕감받는 자들의
입장에서는 기쁜 일이지만, 주인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재물이
예전처럼 낭비되고 있기에 주인에게 집사는 여전히 불의한
사람이다. 하지만 집사의 입장에서 볼 때, 자신의 앞날을 대비하여 민첩하게 처신하고 있는 그 모습만큼은
영리한 대처이기에, 칭찬받을 만한 것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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