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경]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광야의 오아시스 엔 게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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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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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2-02-20 | 조회수2,247 | 추천수0 | |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광야의 오아시스 엔 게디
유다 광야의 오아시스 중 대표적인 곳이 ‘엔 게디’입니다. ‘엔’은 샘, ‘게디’는 들염소, 특히 새끼 염소를 의미하니 엔 게디는 ‘들염소의 샘’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곳 오아시스의 물은 특이하게도 몇 미터 높이의 폭포로 쏟아집니다. 덕분에 광야에서 희귀한 동·식물을 볼 수 있는데요, 지명 뜻과 어울리게 들염소가 가장 흔합니다.
이 폭포의 이름은 솔로몬(아가 3,7; 8,11)의 연인인 “술람밋”(7,1)입니다. 엔 게디가 ‘솔로몬의 노래’인 아가雅歌의 배경이기도 한 까닭입니다. 술람밋(슐라밋)은 솔로몬(쉴로모)의 여성형이니 ‘솔로몬에게 속한 여인’이라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1,14에서 여인은 자기 연인을 “엔 게디 포도밭의 헤나 꽃송이”에 비유하는데요, “엔 게디 포도밭”이 자신에 대한 은유이니 여인은 스스로를 농장에 견준 셈입니다. 자식을 낳는 여인과 열매를 생산하는 농장의 공통점을 떠올리게 하는 비유지요. 하얀 꽃이 피는 헤나는, 향이 좋아 유목하는 여인들이 가축 냄새를 없애려고 자주 꽂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아가의 여인은 자기 연인을 포도밭(=여인)에 안긴 헤나 꽃송이에 비긴 셈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광야의 생명수를 쏟아내는 엔 게디에서는 아가의 연인들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이야기와, 다윗 그리고 사울의 비극적인 사연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 김명숙 소피아 -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구약학과에서 공부하여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일하며, 수도자 신학원 등에서 구약학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에제키엘서>와 <예레미야서 1-25장>, <예레미야서 26-52장>이 있다.
[2022년 2월 20일 연중 제7주일 의정부주보 6면, 김명숙 소피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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