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Re:가톨릭은 매일미사(말씀의전례 독서)내용이 전세계가 같나요? | 카테고리 | 천주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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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정임 | 작성일2015-12-07 | 조회수1,846 | 추천수0 | 신고 |
'매일미사'와 '미사 전례
성서'
인 끌레멘스 신부
우리 가톨릭
신자라면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발간하는 ‘매일미사’라는 소책자를 잘 알고 있을 것이고, 또 많은 신자들은 미사 참례를 하러 갈 때 이 소책자를
가지고 간다. 매일미사 표지 위단에는 작은 글씨로 “매일미사를 삼 년 동안 읽으면 신구약 성서의 거의 모든 부분을 읽게 됩니다”라고 친절히
안내하고 있다. 그렇지만 ‘매일미사’는 신자들이 쉽게 그날 미사를 준비하고 참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든 단순한 책자일 뿐이다. 우리
공동체의 어떤 형제는 달마다 폐지통에 ‘매일미사’가 버려지는 것을 보고는, “하느님의 말씀이 이렇게 가치 없이 버려지니 마음이 무척 아프다”고
말한다. 어떻게 보면 하느님 말씀을 담고 있는 책이 일반 월 잡지보다 못한 취급을 당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또 자원 낭비도 무시 못 할 것이란
생각을 잠시 해본다.
사실
‘매일미사’는 ‘미사 전례 성서’ (Lectionarium)라고 부르는 미사용 성서 독서집에서 월별과 그 달에 오는 전례일에 해당하는 성경
본문을 뽑아 만든 것이다. 이 미사 독서집은 ‘로마 미사 전례서’ (Missale Romanum) 가운데 하나로, 미사의 말씀 전례에서 선포하기
위해서 전례 시기나 축일의 날짜에 해당하는 성서 본문을 담고 있는 교회의 공식 전례서이다.
이미 우리가
살펴보았듯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성찬례를 거행하는 동안 성서의 몇 부분을 하느님의 말씀으로 선포하고 이 말씀을 듣고 응답한다. 그러면 초기
교회에서 성찬례의 말씀 전례를 거행할 때 어떤 방식으로 성경 독서를 택했고 전례서로서 독서집을 갖고 있었는가? 사실 초기 미사에는 독서를 할 때
어떤 전체적인 계획도 없었고 미사 독서집도 없었다. 단지 미사를 거행하는 주례자가 아주 자유롭게 그날 선포할 성서 부분을 선택했고 성서 필사본을
가지고 말씀을 선포했다. 이 사실에서 우리는 계시 진리와 그리스도인 삶의 지혜를 담고 있는 성서를 소중히 여기고자 하는 교회의 단순한 지향과
열정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초기 교회는 연속적으로 긴 성서 구절을 읽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을 ‘연속적인 독서’
(lectio continua) 라고 부른다. 이 방법은 이전 성찬례에서 읽은 어떤 성서 구절 그 다음 구절부터 매번 새롭게 독서를 시작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러니까 요즘 많은 신자들이 하는 바대로 성서를 통독하기 위해 구약이나 신약성서 처음부터 매일 조금씩 읽어가는 방식과 유사한
것이다.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이제 각 교회들은 지역마다 특별한 순서로 구약과 신약성서를 혼합하는 관습을 마련해 갔다. 이러한 신구약 성서 독서의 배열은 이미 성
암브로시오 시대에 알고 있었다. “그분은 당신의 시편 주해에서 쓰기를, 먼저 예언서를 낭독한다. 그러고는 사도 서간, 그리고 끝으로 복음을
읽는다.” 이 자리매김으로 두 계약이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고 그분의 파스카 신비 안에서 서로 연결되고 구원역사의 단일성을 배우게 된다. 초세기
로마에서는 적어도 주일과 축일에 세 독서로 구약성서, 사도 서간, 복음서를 읽었고, 시리아 교회는 여섯 독서를 읽었고, 이집트의 곱트 교회는
신약 성서에서만 네 독서를 읽었다. 이 러한 관습은 어떤 주제를 제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에게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신비를 거행하면서 단순히
하느님 말씀을 듣기 위해서이다. 이렇듯 여러 지역에서 교회가 독립성을 가지고 발전하면서 자연히 성서 독서의 체제도 교회마다 매우 다양하게
발전했고, 성경 구절을 지시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였다.
그 첫 형태는
성서 본문의 여백에다 다양한 전례 날에 해당하는 성경 본문의 시작 구절과 끝 구절을 표시하는 것이었다. 서방 교회에서는 14세기 후반까지도 이
표기방식을 사용했다. 둘째 체제는 ‘카피툴라리아’ (capitularia)라고 하는 성서 구절 목록으로 대표된다. 여기서 ‘카피툴라’
(capitula)라는 단어는 구절이라는 뜻이다. 이 목록은 일반 달력 날짜 옆에 그 날짜에 해당하는 전례일과 그 날에 낭독할 성서 제목과 함께
그 성서 본문의 첫 구절과 끝 구절을 적어놓은 것이다. 카피툴라리아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복음서가 아닌 사도 서간 독서 구절만을 포함하는
목록, 그리고 복음서 구절만 있는 목록, 그리고 끝으로 복음과 서간 둘 다를 포함하는 목록도 있었다. 이 목록집을 가지고 독서자가 미사 전에
성서에다 읽어야 할 부분을 표시했다. 독서를 지시하는 셋째 갈래는 그날 전례일에 해당하는 성경 본문을 완전히 담고 있는 독서집이 대표적이다.
특히 인쇄술이 발명되고서 이 방법은 더욱 발전했다. 이 독서집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우선 전례일에 해당하는 복음서 구절만 포함하는
‘복음집’(evangeliaria)이 있고, 복음서가 아닌 사도 서간만을 실어놓은 ‘서간집’ (epistolarium), 그리고 복음서가 아닌
성서 구절과 복음서 구절을 모두 포함한 ‘미사 총 독서집’ (lectionarium plenarium missae)이 있다. 그러다가
트리엔트 공의회의 전례 개혁으로 1570년에 로마 미사전례서가 나오면서 해당 전례일에 읽을 성서 본문이 미사 전례서 안에 함께
실렸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전례 개혁으로 성찬례에서 말씀 전례의 비중이 더욱 커지면서 독서 목록에 대한 전반적인 정비가 필요했고 이에 따라 새 미사
독서집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1964년 ‘거룩한 전례헌장 집행위원회’는 모든 성서 구절을 재검토하도록 한 위원회에게 맡겼다. 이
위원회에는 전례학 분야, 성서 주석학 분야, 교부학 분야, 교리와 사목 분야에서 선출된 전문가들이 모였다. 이 위원회는 우선 현존하는 성서
독서의 완전한 목록을 작성했다. 6세기에서 12세기까지의 라틴 전례들을 검토하고 동방 교회에서 사용하는 약 15개 예식의 독서 목록 문헌을
보았으며, 더 나아가 16세기에서 오늘날까지 개신교에서 사용하는 독서집에 대한 완전한 목록을 수집했다. 이러한 여러 성서 독서 목록을 가지고
작업한 후에, 1969년 교황청 경신성의 인준으로 ‘미사 독서 목록’ (Ordo Lectionum Missae) 표준 제1판이 공포되었다. 이
독서 목록은 새롭게 자리매김한 독서 목록이었다. 제1판이 나온 후 제기된 다양한 요구와 질문에 대한 응답과 적응으로서 1981년에는 ‘미사 독서
목록’ 표준 제2판이 나오고, 이제 미사 독서 배열이 완성되었다. 이 제2판은 전례 거행에서 하느님 말씀의 중요성에 대한 신학적 기반을 더
심오하게 했고, 더 나아가 사목자들은 전례 교리 교육을 위해 성서적 주제를 더 풍부하고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미사 독서
목록’을 기준으로 하여 우선 1970년-1973년에 걸쳐 라틴말 ‘미사 독서집’이 총 3권으로 출판되었다. 그 후 표준 제1판을 가지고 각
나라의 주교회의에서는 자기 나라 말로 미사 독서집을 마련하였다. 우리나라도 1977년에 총 3권으로 된 우리말 ‘미사 독서집’을 발간하였고,
표준 제2판을 가지고 다시 작업하여 1996년에 ‘미사 전례 성서’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미사 독서집을 출판하였다. 이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전례 쇄신의 결실로 '로마 미사 전례서'에서 미사 기도문이 들어있는 전례서와 미사 독서가 들어있는 전례서 사이에 명확한 구별이 가능해졌다.
‘미사 전례 성서’에는 말씀 전례에서 사용하는 모든 제1독서, 화답 시편, 주일이나 대축일에는 제2독서, 복음 전 환호송과 복음이 수록되어
있다. ‘미사 전례 성서’ 제1권에는 대림시기부터 부활시기까지의 내용이, 제2권에는 연중 제6주일부터 연중 제34주간 토요일까지의 내용이,
그리고 제3권에는 성인 고유 미사, 공통미사, 예식미사, 여러 기원미사, 신심미사, 위령 미사에 사용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많은 지역
교회에서는 ‘미사 전례 성서’와 ‘미사 전례서’를 종합하여 신자들이 값싸게 살 수 있고 그날 미사 기도문과 미사 독서를 쉽게 볼 수 있도록 품위
있는 ‘신자용 미사 전례서’를 출판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매일미사’와 같이 달마다 바뀌는 소책자보다는 신자용 미사 전례서를 마련하여 신자들이
이 전례서를 활용하며 사랑의 손때를 묻혀 하느님 말씀을 소중히 여겼음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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