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구약 성경의 12 순간들2: 광야와 시나이 계약, 하느님 백성의 탄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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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2-03-20 | 조회수2,565 | 추천수0 | |
구약 성경의 12 순간들 (2) 광야와 시나이 계약, 하느님 백성의 탄생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핵심이 되는 성경을 꼽으라면 아마 복음서를 꼽을 것이다. 그렇다면 유다인들에게 가장 핵심이 되는 성경을 꼽으라고 한다면 무엇이 될까? 탈출기다. 이 책은 우리에게 전해준다. 왜 하느님이 이스라엘의 하느님이 되셨는지, 왜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백성이 되었는지.
우리는 구약의 두 번째 책을 ‘탈출기’라고 칭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탈출기가 탈출 사건만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바다가 갈라지는 사건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이 이 민족을 당신의 백성으로 만드시는 과정이다. 어떻게 이 백성을 택하여 해방으로 이끄셨고, 어떻게 이 백성들과 계약을 맺으셨으며, 어떻게 이 백성들에게 당신의 율법을 주셨는지.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야 비로소 구약의 두 번째 책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집트로부터의 탈출은 그저 시작일 뿐이었다. 우리는 하느님 백성이 탄생하는 순간을 놓쳐서는 안된다. 시나이에서 맺은 계약의 순간 말이다. 사실 탈출기 후반부와 레위기, 민수기 전반부의 내용들은 모두 시나이산을 배경으로 한다. 시간상으로는 무려 1년이나 시나이산에 머물렀다. 이 순간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제 너희가 내 말을 듣고 내 계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들 가운데에서 나의 소유가 될 것이다. 너희는 나에게 사제들의 나라가 되고 거룩한 민족이 될 것이다.”(탈출 19,5-6)
모세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들은 백성들은 응답한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모든 것을 실행하고 따르겠습니다.”(탈출 24,7)
이제 모세가 뿌린 피를 통해 계약은 체결된다.
“이는 주님께서 이 모든 말씀대로 너희와 맺으신 계약의 피다.”(탈출 24,8)
계약은 쌍방으로 이루어지며, 서로 의무를 지닌다. 하느님은 이 계약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당신의 백성으로 삼으시며,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약속하신다. 그렇다면 백성들의 의무는 무엇인가? 율법을 지키는 것. 즉 하느님만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 계약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너에게 땅(생명)을 줄게! 너는 나에게 사랑을 다오!’ 계약과 땅과 율법, 이것은 이제 구약 전체에 흐르는, 전체를 요약하는 중요한 주제가 된다.
만일 여기에서 성경이 끝났다면 어땠을까? 아주 드라마틱하고 아름다운 한편의 소설 같았을 것이다. 모세를 부르시고, 여러 기적들로 백성들을 해방시키시고, 마침내 계약을 통해 멋지게 하느님의 백성으로 탄생한 이스라엘의 모습. ‘그렇게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면 좋으련만, 현실은 이제부터다.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된다.
[2022년 3월 20일 사순 제3주일 원주주보 들빛 3면, 정남진 안드레아 신부(용소막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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