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갈라티아인들에게 보낸 편지30: 결문(갈라 6,11-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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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2-05-08 | 조회수2,099 | 추천수0 | |
바오로가 갈라티아인들에게 보낸 편지 (30) 결문(6,11-18)
갈라티아서를 마무리하는 결문(6,11-18)을 살펴 보겠습니다.
그리스 로마 시대에 편지를 보낼 사람은 자신의 메시지를 받아쓸 전문적인 비서를 활용하곤 하였습니다. 이러한 관습에 바오로도 예외가 아니었던 것으로 여겨집니다(로마 16,22; 1코린 16,21 참조). 바오로는 갈라티아서 결문을 시작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보십시오, 내가 직접 이렇게 큰 글자로 여러분에게 씁니다”(6,11). 이는 바오로 본인이 결문을 직접 쓰고 있음을 강조하는 것으로써 앞선 내용(1,1-6,10)이 어느 한 비서에 의해 대필되었음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 내용이 친필로 쓰게 될 결문 내용과 다르지 않음을 시사합니다.
바오로는 시간을 마무리하며 갈라티아 공동체의 문제점을 다시 짚고 있습니다.
첫째, 선동자들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때문에 받는 박해를 피하려고 갈라티아인들에게 할례를 강요하고 있습니다(6,12). 바오로는 한때 율법 규정에 따르며 동족들과 함께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였습니다(1,13-14). 육(필요성)에 따라 살아가는 이들이 성령에 따라 살아가는 이들을 박해했던 것입니다(4,29). 하지만 바오로는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남으로써 하느님의 진정한 뜻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곧, 신앙인을 필요성(가령, 율법)에 따르는 삶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시어 아브라함의 후손이자 하느님의 자녀로서 자유롭게 살게 하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할례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결국 박해를 피하기 위해, 다시 말하면 육(필요성)에 따라 살기 위해 그리스도의 복음을 왜곡시켜도 된다는 오류를 범하는 것입니다(1,7 참조). 선동자들은 갈라티아인들에게 열성을 보이고 있지만, 사실 좋은 뜻에서 하는 것이 아님이 분명합니다(4,17).
둘째, 선동자들은 할례를 주장하면서도 율법을 제대로 지키고 있지 않습니다(6,13). 할례가 필요하다는 선동자들은 율법의 모든 규정을 빠짐 없이 지켜야 합니다(5,8 참조). 외적 규정에 의지하는 자는 불륜, 더러움, 방탕, 우상숭배 등 율법에서 엄격히 금하고 있는 수많은 조항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기 때문입니다(5,19-21 참조). 바오로는 선동자들의 모순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셋째, 선동자들의 주장은 자기 자신을 드러내려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겉으로만 좋게 보이려고, 갈라티아인들의 몸에 한 일을 자랑하려고 그들에게 할례를 강요하고 있습니다(6,12-13). 육(필요성)에 따르는 삶은 외적 규정에 충실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려는 욕망을 동반합니다(5,17).
바오로가 선동자들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갈라티아인들이 할례를 통해 율법을 받아들이려는 모습 속에서 선동자들과 똑같은 잘못을 답습하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하게 합니다.
[2022년 5월 8일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광주주보 숲정이 3면, 김영남 가브리엘 신부(학다리 본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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