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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재 게시] 악의 속성-----손희송 베네딕또 주교님 카테고리 | 천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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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타한인성당 쪽지 캡슐 작성일2016-04-27 조회수1,706 추천수0

 

q 악의 속성-----손희송 베네딕또 주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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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한인성당 [kccu] 쪽지 캡슐

2015-07-16 ㅣ No.8468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성경은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만이 아니라 악의 속성에 대해서도 전해줍니다.

악은 인간을 유혹하여 죄에 빠지게 합니다.

  

1.  창세기 3장에 보면 낙원에서 뱀이 하와를 유혹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본래 하느님께서는 낙원에 있는 모든 과실은 다 먹어도 좋지만, 선악과만 따먹지 말라고 하셨지요.

그런데 뱀은 이 말을 왜곡합니다. 하와에게 은근히 다가가서

'하느님이 너희더러 이 동산에 있는 나무 열매는 하나도 따먹지 말라고 하셨다는데 그것이 정말이냐?'

하와가 가련하고 딱한 처지에 놓인 것처럼 말을 건냅니다.

정말로 뱀의 말처럼, 풍성한 열매가 주위게 널려 있는데도 하나도 따먹지 못한다면

정말 가련한 신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뱀은 하와가 처한 상황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하와를 염려해주는 척 하면서 하와의 관심을 끌어

결국 잘못을 저지르게 만듭니다.  악은 항상 진실을 왜곡하면서 사람의 주의를 끕니다.

악은 진실이 아닌 거짓을 무기로 합니다.

 

 2.  탈출기 1장에 보면, 이집트의 왕 파라오는 자기 나라에 와 있는 이스라엘 백성의 수가 불어나니까

안보의 위협을 느껴서 그들에 대해 억압 정책을 씁니다. 그들을 강제 노역에 내몰아 혹사시켜서

인구가 서서히 줄어들기를 바랐지만,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러자 파라오는 이스라엘의 산파들을 불러다가

은밀히 명령을 합니다. 아이를 낳은 것을 도와주다가 사내아이면 그 자리에서 즉시 죽여 사산(死産)이라고 둘러대고, 여자 아이면 살려두라고 명합니다. 하지만 산파들은 '하느님을 경외하는 마음에서' 파라오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습니다. 파라오는 자신의 계책이 실패로 돌아간 것을 알고는 공개적인 탄압 정책으로 돌아섭니다. 이스라엘인의

사내아이는 모두 죽이라는 명을 온 백성에게 내립니다. 은밀한 책략이 통하지 않자, '왕명'이라는 이름으로 공개적인 강제조치가 시행된 것입니다.

  

악의 세력은 처음에는 숨어서 은밀히 움직이다가 여의치 않으면 본색을 드러내어 폭력적으로 행동합니다.

이렇게 악의 세력은 자신을 숨기다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 폭력적으로 변하여 사람을 해칩니다.

 

 

3. 예수님은 유다인들 지도자에게 체포되어 로마 총독 빌라도에 넘겨지십니다.

유다인들에게는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권한이 없기에 자신들을 통치하는 로마 총독에게 예수님을 넘긴 것입니다.

평소에는 자신들을 지배하는 로마인들을 극도로 증오하다가 자신들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적대자들의 힘을 빌리는 것도 마다 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빌라도는 예수님이 죄가 없다는 것을 알고 예수님을 풀어주려고 하자, 유다인의 지도자들을 백성을 선동하여 폭도인 바랍바를 놓아주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떼를 쓰게 합니다. 빌라도는 흥분한 군중의 떼쓰기에 밀려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내어줍니다.

이렇게 악은 군중 심리를 이용 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악은 익명의 집단이나 무리 속에서 자라납니다.

  

4.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박혀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십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들은 그런 예수님을 조롱합니다. '남을 살리면서 자기는 살리지 못하는구나! 어디 이스라엘의 왕 그리스도가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오나 보자. 그렇게만 한다면 우린들 안 믿을 수가 있겠느냐?'(마르 15,31-32)

평소에 철천지 원수처럼 미워하고 적대시하던 사람이라도 막상 그가 비참하게 죽게되면 더 이상 비난하지 않는 것이 인간의 예의이고, 그에 대해서 한 가닥 동정심을 갖는 것이 인지상정 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자신들과 생각을 달리하는 예수님의 죽음을 고소하게 여기면서 마지막까지 모욕과 조롱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악은 사상과 신념을 빌미로 다른 이들에게, 그가 고통 중에 있어도, 비난을 멈추지 않을정도 무자비합니다.

이렇게 악은 고통 당하는 이들 앞에서도 증오심을 갖고 무자비하게 말하고 행동합니다.

 

5. 요한 묵시록은 사탄이 미카엘 천사에게 패배하여 하늘에서 땅으로 추락하자 하늘에서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고 전합니다. "...우리 형제들을 고발하던 자, 하느님 앞에서 밤낮으로 그들을 고발하던 그자가 내쫓겼다."(묵시 12,10)

 악의 세력은 다른 사람을 끊임없이 헐뜯고 비방을 합니다.  사탄은 '파멸로 이끄는 힘'입니다. 악의 힘은 사람들로 하여금 일치보다는 분열을, 긍정보다는 분열을, 기쁨보다는 우울을 먼저 보게 합니다. 그래서 끊이 없이 비방하고 욕하게 만듭니다.

 

 

6. 요즘 한 유명 탈렌트의 죽음을 둘러싸고 악플에 대한 말이 많습니다. 악플에서 악의 속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진실을 왜곡하며 거짓을 확대 전파하고, 익명으로 숨어서 활동하며, 집단적으로 움직입니다. 게다가 악플에 피해을 입은 사람에게 동정심을 갖기는 커녕 증오심을 갖고 계속해서 인신공격, 조롱과 비난, 거짓 소문을 퍼뜨립니다. 적지 않은 경우, 무리를 지어서 행동하지요. 이른바 '~카더라' 통신을 매개로 해서 말입니다. 확인도 안 된 소문을 메신저로, 메일로 여기저기 마구 뿌립니다. 그 결과로 사람이 다치게 하거나 죽음으로 몰아갑니다.  

악의 세력을 다른 사람에게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해입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게 들어와서 은밀하게

자리하는 경우가 많지요. 또한 사도 바오로가 "사탄의 일꾼들이 의로움의 일꾼처럼 위장 한다"(2코린 11,14-15)고 말한 것처럼, 악의 세력은 그럴 듯한 명분 으로 자신을 위장하기도 합니다. '건전한 비판', '언론의 자유', 

 '순종은 맹종이 아니다', 등등. 이렇게 악은 자신을 교묘하게 위장하기에 그 실체를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빛 안에 우리 자신을 내어 놓을 때 비로소 악은 그 모습이 드러나면서 극복될 수 있습니다.

마치 음지에서 자라는 곰팡이가 햇볕에 드러나면 소멸되듯이 말입니다. 신앙인들이 꾸준히

기도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악의 뿌리는 생각보다 깊고,

악의 손길은 생각보다 교묘합니다.

기도를 통해 늘 하느님을 향하면서 그분의 빛 안에 머무를 때 악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주님의 기도'에 다음과 같은 청원이 들어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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