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Re:머리에 쓰는 미사보의 의미와 1년중 미사보를 하지말아야 되는 날이 있다는데요? | 카테고리 | 천주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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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정임 | 작성일2016-05-26 | 조회수8,234 | 추천수0 | 신고 | ||
조학균 신부의 미사 이야기 (11) 미사보 : 신앙인으로 정숙하고 겸손한 몸가짐의 표현 조학균 신부(예수회, 전례학 박사) 여성 그리스도인들은 미사에 참여할 때 머리에 미사보(흰색이 주종을 이루지만 연한 살색이나 검정색도 있다)를 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필자는 미사를 봉헌할 때 여자교우들이 미사보를 쓰는 모습이 개인적으로 아름답다는 말을 자주한다. 하지만 교회 내 여성차별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으며, 외국에서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미사보를 왜 한국교회만 그렇게 강조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 미사보 사용에 대해 논쟁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아름답다고 표현한 말에 여성차별이라는 답하는 것에 당황한 적도 있었다. 외국에서 미사보를 사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가 좋으면 사용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실제로 외국에서 미사를 봉헌할 때 한국 신자들(주로 성지순례단)이 미사보를 쓰는 것에 대해 현지인들도 좋아하는 모습을 많이 목격했기 때문이다. 미사보 사용이 의무인 것은 당연히 아니다. 교회법에 '미사에 참례하는 여성은 미사보를 반드시 써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따라서 미사보를 쓰지 않고 미사에 참례했다고 해서 죄책감을 느끼거나 분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전례 토착화 입장에서 볼 때 미사보 사용은 토착화의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또 새 영세자들에게 예쁜 미사보를 선물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미사보에 대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면 사용에 대한 선택은 편안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미사보의 의미 여성이 머리를 가리는(베일) 관습은 구약 시대(창세 24, 65)에는 자신이 미혼임을 상징했다. 하지만 모세와 엘리야를 통해 남자 역시 하느님 앞에 나아갈 때 자신의 얼굴을 가렸음을 알 수 있다(탈출 3, 6, 1열왕 19, 13). 초기 그리스도교에서 여성 신자들이 교회 공식 예절 때 머리를 가리는 관습이 시작된 것은 사도 바오로가 고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11장)에서 이를 공적으로 언급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바오로는 교회 공식 예절에 참여할 때 여성들의 머리를 가리라고 했는데, 이는 당시 풍습일 뿐 절대적이고 본질적인 신앙의 의미는 아니다. 사실 여인의 머리는 남편의 영광으로 인정되며, 머리카락은 세속적 사치로 여겨졌기에 하느님이 계시는 성소(聖所)에서는 머리를 가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무엇보다도 신앙인으로서 소박한 생활과 정숙한 몸가짐의 표현으로 미사 전례 때 미사보를 사용하게 됐다. 미사보의 흰 색상은 세례성사를 통해 깨끗해졌다는 순결의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화려하게 치장된 머리를 가리는 것은 정숙함과 겸손함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현재 수도자들이 쓰는 베일은 3세기께부터 그리스도와 맺은 영적 혼인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주교들이 베일을 축성하여 동정녀들에게 나눠 준 데서 유래한다. 다양한 형태로 사용하고 있는 수도자들의 베일은 그리스도의 정배로서 세속적 사치와 욕망, 허영 등을 끊어버리고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가치를 위해 이 세상의 가치에 대해 포기하고 죽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평화신문, 제1036호(2009년 9월 20일)] 미사보가 문제라니! 언젠가 신학을 공부한 여교우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미사 때 여성들이 미사보를 쓰는데, 이는 "머리를 가리우지 않고 기도하거나 예언하는 여자는 누구나 자기의 머리(남편)를 부끄럽게 하는 것입니다"(1고린 11,5)로 시작되는 사도 바울로의 남존여비 사상에서 연유된 것이며, 따라서 남녀평등의 시대를 사는 오늘날, 남존여비 사상의 유물인 미사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그분의 주장이었습니다. 어느 면에서 보면 타당한 의견이라고 생각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꿈과 낭만 그리고 상징을 잃어버린 메마른 마음이 되어버린 현대인의 전형적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결혼의 표지로서의 너울(베일) 유대인에게 있어 여자가 쓰는 너울은 자신이 결혼한 신분임을 드러냄과 동시에 남편에 대한 순종을 상징합니다. 로마에서는 약혼한 순간부터 붉은 너울을 씀으로써 자신에게 남자가 있음을 드러냈습니다. 이렇듯 여자의 너울은 한 남자에게 속해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표지였던 것입니다. 그리스도와의 혼인을 드러내는 너울 교회 안에는 초세기부터 하느님을 위해 결혼을 포기하고 평생을 동정으로 살면서 주교를 중심으로 봉사의 삶을 살던 동정녀들이 있었습니다. 4세기부터 이런 동정녀들을 위한 축성 예식을 볼 수 있는데, 이 예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주교가 후보자에게 너울을 씌워주는 예식이었습니다. 세상 여자의 너울이 한 남자와의 혼인을 드러내는 표지(상징)라면, 동정녀의 너울은 그리스도와의 혼인을 드러내는 표지였던 것입니다. 이후 수녀들이 착용하는 너울 역시 이런 의미를 갖게 되었으니, 서원 예식중 수건을 건네는 중에 "거룩한 수건을 받아 이로써 주 그리스도께 온전히 속하며 교회에 봉사하기 위하여 온전히 봉헌되었음을 모든 이에게 알려 주시오"라는 말을 합니다. 미사보의 새로운 의미 상징은 시대에 따라 새로이 해석됩니다. 미사보의 기원에 남존여비 사상이 들어 있다고 해서 미사보 폐지 운동을 마치 여성해방의 한 수단으로 여긴다면, 이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어리석은 일이라 할 것입니다. 미사보는 동정녀나 수도자의 너울과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와의 혼인을 드러내는 표지로 해석될 수 있다고 봅니다. 여성: 그리스도의 신부(新婦) 그러면 어떤 이는 "남자는 왜 너울을 사용하지 않는가?" 하고 질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여성과 너울이 갖는 상징적 의미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로는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혼인에 비유하여 설명하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교회 안에 남성도 많지만 교회는 언제나 여성으로 표상되었습니다. 다른 한편 남자 신자 역시 그리스도의 신부(新婦)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이러한 상징적 표현은 너무 어색합니다. 그에 비해 여성에게는 그리스도의 신부(新婦)라는 말이 쉽게 적용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문화 안에서의 미사보 외국에서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미사보를 우리는 왜 계속 사용하여야 하는가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고 봅니다. 서양인과 우리는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 상징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사용하지 않는다 해서 우리도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이는 문화사대주의(文化事大主義)의 또 다른 표현에 불과할 것입니다. 미사보가 우리 신앙에 아주 중요한 요소는 아닙니다. 따라서 얼마든지 폐지 문제를 우리가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사보가 우리 심성에 맞지 않을 때, 즉 우리 상징 체계와 맞지 않을 때 그렇게 해야 할 것입니다. 만일 미사보가 그리스도와의 혼인을 드러내는 표지로 남아 있다면, 이를 없애기보다 오히려 더 장려해야 할 것이 아닌지요? 우리 인간은 결국 상징을 통해서 우리 마음을 전달하는 존재가 아닙니까? 55-너울(베일)- 상대방에 대한 경외심의 표현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너울, 즉 베일(Veil)은 여자가 얼굴이나 머리를 가리기 위해 사용하는 천이다. 장식이나 보호, 은폐 목적으로 머리나 얼굴에 쓴다. 기원전1200년 아시리아에서는 법령에 따라서 결혼한 부인은 의무적으로 베일을 써야 했다. 그리스 시대나 고대 로마 처녀들도 베일을 썼다. 오늘날에도 무슬림 여성들은 다양한 종류의 베일을 착용하고 있다. 무슬림 여성들에게 베일은 존경과 도덕성, 정체성, 혹은 저항 등 복합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가톨릭에서 여성들이 머리에 쓰는 미사보는 세례성사를 통해 깨끗해졌다는 순결함을 드러내는 교회의 오랜 관습이다. 얼굴을 베일로 가리면 악의 힘이 미치지 못한다는 믿음은 원시시대부터 있었다. 상복의 베일은 무서운 악마로부터 지켜주고, 결혼하는 신부의 베일은 음탕한 악마로부터 몸을 보호한다고 생각했다. 성경에서 얼굴을 가리고 덮는다는 것은 조심스러움을 나타내며, 상대방에 대한 경외심과 신중한 태도의 표현이다. 하느님께서 떨기나무 가운데서 모세를 부르시자 그는 얼굴을 가렸다. "'나는 네 아버지의 하느님, 곧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 그러자 모세는 하느님을 뵙기가 두려워 얼굴을 가렸다"(탈출 3,6). 얼굴을 덮고 가리는 것이 강하고 위대한 존재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여성이 머리를 가리는 관습은 구약시대부터 있었다. 구약의 여성들은 자신이 미혼임을 드러내기 위해 머리를 가렸다. 따라서 여성들은 얼굴을 덮는 것이 일종의 관습이며 예절이었다. 레베카가 남편이 될 이사악을 만났을 때 너울을 썼다. "들을 가로질러 우리 쪽으로 오는 저 남자는 누구입니까?" 그 종이 "그분은 나의 주인입니다"하고 대답하자, 레베카는 너울을 꺼내어 얼굴을 가렸다(창세 24,65). 너울을 벗기는 것은 창피와 면박을 주는 행동이다. 구약성경 다니엘서에 나오는 유명한 수산나 이야기(다니 13장)에서 사람들 앞에서 수산나의 너울을 걷게 한 것은 그에게 수모를 주기 위한 것이었다. "그는 베일을 쓰고 있었는데, 그 악인들은 수산나의 아름다움을 보고 즐기려는 속셈으로 베일을 벗기라고 명령하였다(다니 13,32). 그래서 중세기에는 베일을 수치심의 방파제라고도 했다. 또한 얼굴을 가리는 베일을 쓰는 것은 판단력의 둔화를 상징하기도 했다. "세상은 악인의 손에 넘겨지고 그분께서는 판관들의 얼굴을 가려 버리셨네. 그분이 아니시라면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욥 9,24). 초기교회에서 여교우들이 교회 공식 예절 때 머리를 가리는 관습은 사도 바오로가 코린토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를 공적으로 언급하면서부터 시작됐다(1코린 11,16). 바오로 사도는 베일을 예절의 표시로 간주한다. 여성의 머리는 남편을 상징하기에 교회 전례에 참여할 때 여성들은 머리를 가리라고 했던 것이다. 미사보를 쓰는 것은 교회의 오랜 풍습을 의미할 뿐 절대적이고 본질적인 신앙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머리에 베일을 쓰는 관습은 그리스도교에서 이어져 오늘날 여성 수도자들은 하느님께 속한다는 것을 상징하는 의미로 베일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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