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인물] 성경 속 특별한 인물들: 부모의 사랑에 목말랐던 어른아이 르우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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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2-06-12 | 조회수1,588 | 추천수0 | |
[성경 속 특별한 인물들] 부모의 사랑에 목말랐던 어른아이 르우벤
야곱의 장남 르우벤은 부모에게서 첫 번째로 태어난 아기로 장자권을 계승할 장자였기에 당연히 부모와 가족들의 환영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야곱은 장인 라반에게 속아서 어쩔 수 없이 라헬이 아니라 언니 레아와 결혼합니다. 레아는 예쁜 동생 라헬과 비교되면서 어릴 때부터 자연히 자매간의 경쟁의식과 콤플렉스를 갖고 성장했을 것입니다. 사촌 야곱이 라헬만 좋아했을 때, 레아는 여성으로서 자존심이 상하고 질투심도 느꼈을 것은 보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첫날밤을 치른 대상이 언니 레아였다는 사실에 야곱은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물론 시대와 문화가 다르지만 여러분이 야곱이라면 어떤 마음이 드실까요? 일단 결혼한 레아는 야곱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많은 노력을 했고 임신을 하게 됩니다. 그녀의 임신은 라헬과 맺는 경쟁 구도에서 큰 의미를 지닙니다. 왜냐하면 근동 지방에서 자녀, 특히 아들은 어머니의 가족 숫자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어머니 자신의 사회적 위치까지 결정하는 요소였기 때문입니다. 상상력을 발휘해 보면 르우벤이 레아의 태중에 있을 때 레아는 남편 야곱에게서 진정한 사랑을 받지 못했을 것이고 한편 마음으로 불안했을 것입니다.
“레아는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주님께서 나의 괴로움을 보아주셨구나. 이제는 남편이 나를 사랑해 주겠지.’ 하면서 그 이름을 르우벤이라 하였다.”(창세 29,32)
레아가 안도하는 모습에서 연민마저 느껴집니다. 그런데 사랑은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은 인간이 마음대로, 생각대로 할 수 없습니다. 야곱은 첫눈에 반했던 라헬을 사실 평생 진정으로 사랑했습니다. 레아가 불쌍하고 동정심이 가지만 사랑은 전혀 다른 색을 지닙니다. 탄생 이후에도 르우벤은 아버지의 관심과 사랑을 흠뻑 받지 못하며 자랐을 것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빨리 어른처럼 행동하려는 습관이 들고 이른바 가족의 인정을 받으려고 장남 콤플렉스에 빠질 가능성도 큽니다. 그런데 레아는 남편 야곱의 마음이 여전히 라헬에게 있음을 알고 계속해서 아이를 원합니다, 남편의 사랑을 차지하려고 했던 레아는 르우벤 아래 세 명의 남동생을 연년생으로 낳습니다. 어린 르우벤은 한살이 채 되기도 전에 동생에게 엄마의 젖을 빼앗긴 채 젖먹이 동생들이 계속 태어나는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엄마의 젖을 편안히 먹어보지 못한 아이의 심리상태는 박탈감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른아이 르우벤은 어머니에게 사랑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르우벤은 밖에 나갔다가 들에서 임신에 좋은 합환채를 발견하고, 자기 어머니 레아에게 갖다 줍니다.(창세 30,14)
르우벤은 어린 나이부터 내적으로는 장남의 책임감을 지닌 사람이었습니다. 다른 동생들에게 타협안을 제시해서 동생 요셉을 죽이지 않고 이집트에 팔아버린 사건이나(창세 37장) 양식을 구하기 위해 이집트로 간 이야기에서 집으로 돌아가 아버지 야곱을 설득하여 용감하게 막내 베냐민을 이집트로 데리고 간 사건으로 잘 나타납니다.(창세 42장) 그는 평생 동생들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했으면서도 아버지 야곱의 칭찬과 격려에 목말랐고 다른 형제들의 인정도 받지 못했습니다. 장남으로 가족들을 책임지면서도 죄책감을 안고 살았을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많은 르우벤이 살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가족의 따듯한 인정과 격려일 것입니다.
[2022년 6월 12일(다해)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서울주보 5면, 허영엽 마티아 신부(홍보위원회 부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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