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경] 성경 맛들이기: 예수님 시대의 유다교 종파 바리사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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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2-07-23 | 조회수2,145 | 추천수0 | |
[성경 맛들이기] 예수님 시대의 유다교 종파 ‘바리사이’
‘분리된 자’, ‘구별된 자’를 의미하는 ‘바리사이’는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하던 기간에 팔레스티나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던 유다교 종파였습니다. 바리사이들을 특징짓는 것은 무엇보다도 성문화된 율법과 구전을 똑같은 가치로 인정했다는 점과 죽은 이들의 부활과 영혼의 불멸, 천사와 마귀의 존재 등을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바리사이들은 율법을 충실히 지킴으로써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고 하느님의 거룩하심을 닮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바리사이들 가운데는 경건한 자들도 있었지만, 복음서에서는 바리사이들을 예수님과 격렬히 대적하는 자로 묘사합니다. 바리사이들의 눈에 비친 예수님은 그들의 권위를 갖고, 전통을 무시하거나 깨뜨리신 분이셨기에 그분의 행동에 이의를 제기하고, 끝내는 그분을 체포하는 데 가담하기도 했습니다(요한 7,32; 11,57; 18,3 참조). 율법의 목적은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된 인간을 부당한 억압과 멍에로부터 해방시켜 더욱 인간답게 살도록 도와주려는 데 있지만, 바리사이들의 위선과 잘못된 가르침은 율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지키지도 못할 많은 규율과 범례를 만들었고 오히려 사람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게 했습니다.
사랑과 용서의 메시지를 선포하셨던 예수님도 바리사이들에 대해서는 강한 비난과 독설을 서슴지 않으셨습니다(마태 3,7; 15,7; 23,27; 요한 4,22; 8,45; 9,40-41 참조).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마태 23,3)라고 경고하시며 단순히 그들의 행동과 마음이 일치하지 않는 종교적 행위만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 왜곡된 신앙에서 비롯되는 종교적 행위를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도 무조건 바리사이들을 멀리하거나 경계하지는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서 하느님께 대한 참된 믿음과 그분께 순종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셨습니다(마태 5,20 참조).
오늘날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바리사이들처럼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 하거나 자신의 명예를 추구하려는 욕망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거룩한 것이 부패하면 더욱 고약한 악취를 풍긴다’고 합니다. 이러한 시대 상황에 맞춰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성공과 권력이라는 세속적 기준을 따르는 생활 양식과 사고방식을 받아들이려는 유혹’을 경계하라고 권고하셨습니다. 신앙을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자세는 ‘내적인 겸손’입니다. 겸손이 없는 행동은 결국 외적인 포장으로 흘러 무늬만 신자인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믿고 고백하는 우리부터 스스로 자신을 낮추고 신앙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22년 7월 24일(다해) 연중 제17주일(조부모와 노인의 날) 수원주보 3면, 이승환 루카 신부(수원교구 복음화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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