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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익명의 그리스도인’(비그리스도인의 구원)에 관한 소고(小考)/묵상 카테고리 | 천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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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삼용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23 조회수2,067 추천수0 신고

‘익명의 그리스도인’에 관한 소고(小考)/묵상

 

“익명의 그리스도인”을 검색해봤더니 아래와 같이 설명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실한 마음으로 신을 찾는 선의의 모든 사람에게도 하느님의 구원은총이 작용하기 때문에 어느 종교나, 심지어는 종교를 믿지 않고 혼자서라도 착하고 보람 있게 산다면 구원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는 중요한 사실로 선언하신 것이지요. 이처럼 가톨릭교회를 믿지 않지만 양심에 따라 착하고 진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신학자 카를 라너는, ‘익명의 그리스도인’이라 불렀지요.” (이하 생략)

 

즉, “가톨릭교회를 믿지 않지만 양심에 따라 착하고 진실하게 사람들을 ‘익명의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는데 이들도 구원받을 수 있다”라는 것이 요지인 듯싶습니다.

 

묵상 차원에서 두 가지를 생각해 봅니다.

 

* 하나는, 요한 14,6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로 갈 수 없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는데, 이 말씀이 잘못된 것인가?

위 인용문에서 “~~ 익명의 그리스도인도 구원받을 수 있다”의 원문을 알지는 못하지만 아마도 ‘can' 보다는 ’may'로 봐서 다음과 같이 본래의 뜻을 이해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듭니다.

즉, “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분명 예수님을 통하여 구원받을 수 있다’라고 믿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예수님을 믿지 않고 있는 소위

‘익명의 그리스도인’이 구원받을 수 없다고 사람이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마찬가지로 “다른 종교를 믿고, 예수님을 믿지 않아도 구원받을 수 있다(can)"라고도 사람이 단정해서도 안 된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받을 수 있다“와 ”받을 수 없다고 할 수 없다“와는 뉘앙스가 다르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구원은 전적으로 하느님 자비의 몫이기 때문이죠(로마 9,15-16; 에페2,8 참조)

 

* 또 하나는, “양심”과 “신앙(세례/믿음)” 중 어느 것이 먼저인가 ?

가톨릭사전에서 “양심은 인간의 가장 은밀한 안방이요 인간이 저 혼자서 하느님과 같이 있는 지성소(至聖所)이며 그 깊은 곳에서 하느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고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당신 모습으로 사람을 만드셨으니 (창세 1,26) 당신의 본성이 창조 때부터 사람에게 심겨졌다고 보면 “양심”이 먼저이고 믿지 않는 이들에게도 “양심”은 기본적으로 깔려있다고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익명의 그리스도인”이나 “비그리스도인의 구원” 문제는 위에서와 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만, 교회의 정통 가르침과 상충되는 점이 있으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시정하겠습니다.

 

 

 

●요한 14:6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입니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로 갈 수 없습니다.

 

● 로마 9,15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내가 자비를 베풀려는 이에게 자비를 베풀고 동정을 베풀려는 이에게 동정을 베푼다.” 16 그러므로 그것은 사람의 의지나 노력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에 달려 있습니다.

에페소서 2:8 여러분은 믿음을 통하여 은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이는 여러분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 가톨릭 교회 안에서만 구원받을 수 있나 의문 생겨

- 가톨릭홈피에서 검색 (가톨릭신문, 2016.7.24. 일부 발췌)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는 4개의 헌장, 9개의 교령, 3개의 선언문을 남겼는데, 그중 교회헌장 16항에서는“자기 탓 없이, 그리스도의 복음과 그분의 교회를 모르지만 진실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찾고 양심의 명령을 통하여 알게 된 하느님의 뜻을 은총의 영향 아래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영원한 구원을 얻을 수 있다”라고 선언했지요.

 

또한 사목헌장 22항을 보면, “이것은 그리스도인만이 아니라 그 마음에서 은총이 보이지 않게 움직이고 있는 선의의 모든 사람에게도 들어맞는 말이다. 사실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돌아가셨고 또 인간의 궁극 소명도 참으로 하나 곧 신적인 소명이므로, 우리는 성령께서 하느님만이 아시는 방법으로 모든 사람에게 이 파스카 신비에 동참할 가능성을 주신다고 믿어야 한다”라고 선언하고 있지요. 이는 바로, ‘구원’이란 하느님의 몫이지 우리 자신의 행위나 판단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지요.

 

위의 선언들을 종합해보면, 질문자가 회의를 느끼고 있는 것처럼 가톨릭교회만이 유일한 구원의 수단이 아니라 진실한 마음으로 신을 찾는 선의의 모든 사람에게도 하느님의 구원은총이 작용하기 때문에 어느 종교나, 심지어는 종교를 믿지 않고 혼자서라도 착하고 보람 있게 산다면 구원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는 중요한 사실로 선언하신 것이지요. 이처럼 가톨릭교회를 믿지 않지만 양심에 따라 착하고 진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신학자 카를 라너는, ‘익명의 그리스도인’이라 불렀지요. 이제 질문자는 더 이상 회의와 혼란에 빠지지 마시고,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드리며 기쁘게 신앙생활을 계속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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