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인물] 성경 속 특별한 인물들: 반사회적인 성격을 지닌 이스라엘 최초의 왕 사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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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2-10-10 | 조회수2,326 | 추천수0 | |
[성경 속 특별한 인물들] 반사회적인 성격을 지닌 이스라엘 최초의 왕 사울
사무엘 예언자는 백성들의 요구에 따라 이스라엘 최초의 왕을 선택했습니다. 이스라엘 온 지파를 대상으로 한 제비뽑기로 베냐민 지파에서 사울이 뽑혔고, 백성들은 사울을 하느님이 보내주신 임금으로 섬겼습니다. 그런데 사울이 왕이 된지 2년이 지나 필리스티아인들의 침략으로 전쟁이 벌어집니다. 이 전쟁에서 그는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하지 못하며, 대사제만 봉헌할 수 있는 제사를 자의적으로 진행해 대사제의 권위를 침범했고, 여기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백성들과 사무엘에게 미루기까지 합니다.(1사무 13장) 사울은 결국 전쟁에서는 승리했지만, 신앙 공동체인 이스라엘의 지도자로서는 많은 결함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그는 심리적으로 불안정하여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으면서 하느님께 버림을 받고 더욱더 궁지로 몰립니다.
사울은 강박증에 시달리며 지도자에게 걸맞지 않는 아주 사소한 일에 집착하여 목숨까지 위태로워지는 행동을 자주 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방식을 강요하고, 세부적인 규정에 집착하며, 여러 번에 걸쳐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불필요한 맹세를 남발합니다. “그날 이스라엘군이 곤경에 처했을 때, 사울은 군사들에게 저주를 씌우는 맹세를 하였다. ‘오늘 저녁 내가 원수를 다 갚기 전에 음식을 먹는 자는 저주를 받는다.’ 그래서 군사들은 모두 음식을 맛보지도 못하였다.”(1사무 14,24) 이런 강박적인 사고와 행동은 그의 전반적인 삶에서 자주 나타납니다. 그에게는 편집성 성격장애도 보입니다. 다윗이 골리앗과 벌인 전투에서 승리하고 돌아왔을 때, 사울은 다윗을 공신으로 대우하는 대신 라이벌로 여깁니다. 다윗이 그의 권력을 탐하는 마음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생각에 사로잡혀 아무런 근거도 없이 다윗의 충성심을 의심합니다. 또한 다윗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인기가 높아지자 그를 정적으로 간주하고 여러 번 죽이려고 시도합니다. 사울의 편집적인 의심은 자신의 편인 베냐민 지파도 믿지 못하게 합니다. 나아가 분노, 증오, 질투와 열등감 때문에 자신의 경쟁 상대가 되는 사람은 가차 없이 죽이는데 점점 더 집착합니다.
사울은 민심을 잃고 가장으로서도 가족들의 냉대를 받게 됩니다. 스승 사무엘에게도 버림을 받아 왕의 자리를 차지하고는 있었지만 백성들의 마음을 얻지는 못합니다. 이스라엘 역사 안에서 그는 전쟁의 영웅이었고 큰 승리를 얻은 용사였지만, 정치적으로는 실패한 지도자입니다. 게다가 신앙의 관점에서도 실패한 인물이 되었습니다. 그는 필리스티아군과 전쟁 중에 길보아 산에서 그의 세 아들과 함께 자결하면서 비참하게 삶을 끝냅니다. 능력도 많고 용맹했지만, 초심을 잃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했던 사울 왕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믿음과 마음을 잃고 하느님의 징벌을 당하게 됩니다. 그가 정상에서 바닥까지 끝없이 추락하는 데는 그의 반사회적인 성격이 작용했던 것이 분명합니다. 더욱이 그가 지도자였기 때문에 자신뿐 아니라 많은 백성도 고통 속에 밀어 넣었다는 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합니다.(사무엘기 상권 11장부터 16장까지 읽어보세요.)
[2022년 10월 9일(다해) 연중 제28주일 서울주보 5면, 허영엽 마티아 신부(사목국 영성심리상담교육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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