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 위해서는 성물도 팔 수 있어 【문】저는 빈첸시오회에서 활동하는 여성 신자입니다. 성당에서 다양한 물품을 무료로 기증받아 판매해 이익금을 결식 아동 돕기나 중고생 장학금으로 쓰곤 합니다. 그런데 그 중에 때로는 고상, 묵주, 성화같은 성물이 접수돼 일부 판매를 한 적이 있습니다. 축복받은 성물은 판매가 금지되지는 않았는지 하는 생각에 문의드립니다. 저희가 실수한 것은 아닌지요?
【답】질문자께서 말씀하신 축성된 성물은 판매할 수 없다는 것은 원래 성직매매, 즉 시모니아(Simonia)를 금지시킨 조항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시모니아란 말은 사도 베드로에게서 하느님의 선물을 사려고 한 마술사 시몬(사조 8,18-24)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인데, 그 성서 말씀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시몬은 사도들이 손을 얹어 성령을 받게 하는 것을 보고 사도들에게 돈을 내면서 『나에게도 그런 권능을 주어 내가 손을 얹는 사람마다 성령을 받을 수 있게 해 주십시오』하고 청하였다.
베드로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당신은 하느님의 선물을 돈으로 살 작정이오? 당신과 그 돈과 함께 망할 것이오』
이러한 성직매매는 성직자들이 성직을 행사하는 범위를 정한 재치권, 성직자들이 교회에서 받는 성무활동비 등 교회록과 교회록 지정권 등 하느님의 권한을 위임받은 신성한 권한을 현세적 가치로 매매하려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러한 성직매매는 중대한 범죄로 이단이나 독성의 죄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성직매매의 범죄에 대해 교황님께서는 성직매매자 파문, 성직 정지, 선거권 등의 영구 박탈과 같은 벌을 내릴 수 있습니다(교회법 제1380조).
그런데 이러한 성직매매금지 규정을 일반 신자들에게 축성된 성물을 사고 팔 때 상업적인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도록 확대 적용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성물은 기도에 사용할 일정한 물건을 축성(방사)함으로써 일상생활의 세속적 용도에서 분리하여 하느님께 예빼를 드리기 위해서만 사용하도록 하는 준성사입니다.
그 중에는 성작과 성합 등 공적인 전례에 쓰이는 제구와 묵주와 같이 사적인 기도를 위한 도구 및 신자들의 신심 생활을 돕는 성상과 성화 등이 있습니다.
질문자께서 걱정하시는 축성된 성물을 매매하는 행위는 마치 축복을 사고 파는 것처럼 이용하거나, 또 축성한 사람(교황, 추기경 등)에 따라 가격을 달리함으로써 성물에 담긴 축복의 내용이 달라지는 것처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그러므로 원칙적으로는 성물방에서 판매하기 위해 전시한 성물에 대해서도 미리 축성(방사)을 해 놓은 상태에서 판매하지 못하며, 그 성물은 남에게 양도할 경우에는 거래가 아닌 무상으로 선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귀 단체처럼 성물을 판매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선의의 목적을 위해 무료로 기증받는 성물을 판매해서 그 이익금을 결식 아동 돕긴, 중고생 장학금으로 쓰는 경우는 위에 설명한 성직매매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입니다.
또 역대 교황님께서는 교회가 가난한 이들을 돕기 위해서는 교회의 성물도 팔 수 있다고 강조하고 계심으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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