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자료를 보시고 신학적으로 정리해 보실 수 있으실 것 같은데 ... | 카테고리 | 성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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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정임 | 작성일2017-03-07 | 조회수2,361 | 추천수0 | 신고 |
[성경 속 궁금증] (21) 성경에서 왜 뱀이 유혹자로 등장하는가 죽음과 파괴, 유혹자의 상징 "뱀은 주 하느님께서 만드신 모든 들짐승 가운데에서 가장 간교하였다. 그 뱀이 여자에게 물었다. '하느님께서 너희는 동산의 어떤 나무에서든지 열매를 따 먹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는데 정말이냐?'"(창세 3,1). 성경에서 인간을 유혹하는 존재를 뱀으로 묘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창세기 1장에서 11장까지를 일반적으로 태고사(太古史)라고 한다. 태고사는 세상 창조, 아담과 하와 창조, 카인과 아벨, 노아 홍수, 바벨탑 등 재미있게 전개되는 설화(說話)형식으로 쓰여 있다. 어떤 이는 인류 가운데 배꼽이 없는 사람은 아담과 하와뿐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출산을 거치지 않고 하느님께서 창조했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물론 설화를 글자 그대로 믿고 이해한다면 맞는 말이다. 그러나 태고사를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먼저 설화가 무엇인지를 잘 알아야 할 것이다. 어린 시절 사람들은 예로부터 전승돼 오는 이야기를 듣고 자란다. 옛날 이야기 중에는 허무맹랑한 것도 많지만,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속한 가정과 공동체 역사와 문화를 배우게 된다. 형식은 이야기지만 그 의미와 뜻은 그 안에 고스란히 보존돼 전승된다. 따라서 설화를 바르게 이해하려면 그 의미와 뜻에 집중해야 한다. 성경에서도 뱀의 상징적 의미를 이해해야 그 설화의 의미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뱀은 아주 복잡한 의미를 가진 상징적 동물이다. 죽음과 파괴, 지식, 힘, 간계, 음험, 교활, 암흑, 부패, 유혹자의 상징이며, 다리나 날개 없이 움직이는 것으로서 모든 것에 침투하는 영을 상징하기도 한다. 또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가진 눈은 인간의 내적 본성과 양심을 나타낸다. 뱀은 마녀나 마술사 같이 사악한 힘을 가진 존재가 변장한 모습으로 자연계의 사악한 면을 나타내기도 한다. 성경에는 뱀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성경에서 뱀은 50여 차례나 언급되는데, 물론 그 역할도 다양하다. 뱀은 창세기에 처음 등장하는데, 창세기는 뱀을 하느님께서 만드신 들짐승 가운데 가장 간교한 존재라고 소개한다(창세 3,1). 뱀은 하와를 죄에 빠뜨리는 유혹자로 온갖 달콤한 말로 하와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으며(창세 3,1-24 참조), 하와는 유혹에 빠져 먹음직한 열매를 따먹게 된다. 결국 하와뿐만 아니라 아담까지 하느님께서 금지하신 나무 열매를 따먹게 됐고, 이 때문에 하느님 저주를 받은 뱀은 사는 동안 줄곧 배로 기어 다니며, 먼지를 먹어야 하는 가련한 존재가 됐다(창세 3,1-5). 신약성경은 뱀을 죽음의 세력, 하느님에 의해 짓부숴져 사도들 발 아래 밟히는 사탄으로 표현한다. "평화의 하느님께서 머지않아 사탄을 짓부수시어 여러분의 발아래 놓으실 것입니다. 우리 주 예수님의 은총이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빕니다"(로마 16,20). 이처럼 뱀은 전통적으로 사탄과 동일시되고 나쁜 성향을 갖고 있는 죽음의 천사로 이해됐다. 따라서 성경 저자들이 성경에 뱀을 유혹자로 묘사하고 등장시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평화신문, 2012년 2월 5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성서의 풍속] 유혹과 지혜의 상징인 뱀
성서의 무대가 된 숲과 초원에는 많은 야생동물이 등장한다. 사슴과 토끼 같은 온순한 동물, 사자와 늑대 등 위험한 동물들이 성서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하와를 유혹했던 뱀이 아닐까.
그런데 고대인들에게 뱀은 영물이었고 죽지 않는 영생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이집트 파라오의 왕관에도 뱀이 머리를 치켜든 상징을 새겨넣었다. 뱀의 모양은 그림, 조각, 부적이나 호신부로 사용되기도 했다.
고대인들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뱀은 시체를 남기지 않고 겨울에 동면하고 봄에 허물을 벗고 거듭나는, 죽지 않는 동물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그래서 뱀은 풍요와 다산, 불멸의 영원성을 의미했다.
성서에는 자주 뱀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특히 창세기에서 뱀은 하와를 죄에 빠뜨리는 유혹자로 등장한다(창세기 3,1-24 참조).
"하느님이 정말로 동산 안에 있는 모든 나무 열매를 먹지 말라고 했니?"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묘한 질문이다.
"아니, 우리는 무얼 먹고 살라고?" 하는 생각을 유도해낸다.
대화를 주도하던 뱀은 결정타를 날린다.
"너희는 절대로 죽지 않는다. 죽지 않고 눈이 밝아진다. 하느님처럼 된다."
온갖 달콤한 말로 온통 여자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뱀은 사라졌다. 이제 선택의 카드는 여자에게 넘어갔다. 여자는 이미 눈이 어두워졌다. 결국 여자는 먹음직한 열매를 따먹게 된다. 선악과와 뱀에 관한 이야기에서 뱀은 지상의 모든 동물 중 가장 간사하고 교활한 놈으로 묘사된다.
그런데 모세 이야기에서 구리 뱀은 구원의 상징으로 쓰인다(민수 21,4-9 참조) . 이스라엘 사람들은 호르산을 떠나 홍해바다 쪽으로 가면서 야훼와 모세에게 경솔하게 불평을 했다.
"우리들을 이렇게 사막에서 굶겨 죽이려고 이집트 밖으로 내몰았습니까? 먹을 것도 마실 물도 없쟎아. 차라리 옛날이 낫지. 이게 뭐야?"
그러자 야훼 하느님은 불뱀을 보내어 불평하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뱀에 물려 죽었다. 그러자 백성은 모세에게 찾아와 용서를 빌며 야훼께 기도해 주기를 청했다. 그러자 모세는 하느님께서 일러 주신대로 구리뱀을 만들어 그 뱀을 바라보는 자들은 소생할 수 있게 했다.
신약에 오면 예수님은 "뱀같이 슬기롭고 비둘기같이 양순해라!"고 가르치신다(마태 10,16 참조). 예수님은 뱀을 지혜의 상징으로 소개하고 있다. 성서에서는 뱀이 교활한 존재인 동시에 신중과 지혜의 상징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뱀은 성서에서 이중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 사람들이 징그럽다고 하는 뱀이 또한 정력 강장제로 인기(?)가 높은 것은 인간이 가진 이율 배반적인 태도를 스스로 나타낸다.
성서에 나오는 뱀에 관한 상대적인 평가는 바로 우리에게 이런 지혜를 가르치는 것이 아닐까. 자세히 살펴보면 세상에 어떤 것도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것은 없다. 모든 것은 다 상대적이고 변한다. 오늘 나쁜 것이 내일은 좋을 수도 있다.
[평화신문, 2002년 10월 13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성서못자리 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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