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경] 성경에 빠지다2: 유다교 정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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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2-12-12 | 조회수2,311 | 추천수0 | |
[리길재 기자의 성경에 빠지다] (2) 유다교 정경 39권으로 구성된 유다교 정경
- 유다교 정경인 타낙 성경은 율법서와 예언서, 성문서 39권으로 구성돼 있다. 사진은 13세기 스페인에서 만들어진 구약 성경 필사본 두루마리로 바티칸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CNS.
이번 호부터 2회에 걸쳐 구약 성경이 어떻게 ‘정경’으로 확정되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정경
‘정경’(正經, 헬라어 Κανων, 라틴어 Canon)은 교회의 성경 목록을 말합니다. 가톨릭교회는 사도 전승에 따라 어떤 문서들이 성경 목록에 포함돼야 할지를 판단하였습니다. 지금 우리가 하느님의 살아있는 말씀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성경은 모두 교회의 권위로 정경으로 확정한 책들입니다.
우리말 ‘정경’으로 옮긴 헬라어 카논(Κανων)은 본래 ‘갈대’를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갈대는 대나무처럼 마디 길이가 거의 같습니다. 그래서 고대 헬라와 로마 사람들은 갈대를 길이를 재는 ‘자’로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고대 사람들은 갈대뿐 아니라 ‘잣대’ ‘기준’ ‘표준’ ‘지표’ ‘규율’을 뜻하는 말로 카논을 사용했습니다. 특히 조화와 이상, 구조와 분류에 일가견이 있었던 고대 헬라의 철학자들은 윤리, 철학, 미학 등의 학문 규준을 만들어 “카논”이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도서관에 소장된 책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카논”이라 불렀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카논은 기준ㆍ표준ㆍ법칙ㆍ목록ㆍ명단의 뜻을 더하게 되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고대 교회 당시 헬라와 로마 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던 카논이라는 용어를 그대로 받아들여 성경의 정경 곧 표준 성경의 목록을 가리키는 말로 쓰고 있습니다.
유다교 정경
구약 성경은 그리스도교의 신약 성경이 있음에 따라 비로소 옛 계약으로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주님을 메시아로 받아들이지 않은 유다인과 유다교에서 우리가 말하는 구약의 거룩한 책은 ‘이스라엘 성경’, ‘유다교 성경’이라 불립니다.
이스라엘 성경 곧 유다교 성경은 창조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 기원전 6세기, 곧 기원전 500년 중엽까지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 간에 맺은 계약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바로 유다인들이 바빌로니아에서 포로로 유배생활을 하던 때입니다. 에즈라와 느헤미야 시대입니다. 그렇다고 기원전 6세기가 유다교 성경의 기록이 끝난 시기는 아닙니다. 다니엘서가 기원전 2세기 곧 기원전 164년 무렵에 쓰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많은 유다인들은 다니엘서가 바빌로니아 유배생활 시기에 한 지혜로운 유다인이 쓴 책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스라엘 성경, 유다교 성경 대부분은 히브리어로 쓰였고, 일부만 아람어로 기록되었기에 ‘헬라어’로 쓰인 신약 성경과 구별해 ‘히브리어 성경’이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유다교 성경을 문학 유형에 따라 ‘토라’(Torah, 율법), ‘느비임’(Nbiim, 예언서), ‘케투빔’(Ktobim, 성문서)으로 구분해 그 첫 글자를 따서 ‘타낙(TaNaK) 성경’이라고도 합니다.
토라에 속하는 경전은 ‘모세 오경’으로 불리는 창세기, 탈출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입니다. 유다교 성경과 구약 성경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느비임에는 전기(여호수아기, 판관기, 사무엘기, 열왕기)ㆍ후기(이사야서, 예레미야서, 에제키엘서, 열두 소예언서) 예언서 각 4권이 속해 있습니다. 케투빔에는 토라와 예언서 외에 개인의 삶과 관련된 모든 책(시편, 욥기, 잠언, 룻기, 아가, 코헬렛, 애가, 에스테르기, 다니엘서, 에즈라기, 느헤미야기, 역대기 상ㆍ하)이 포함돼 있습니다.
서기 70년, 로마군은 무장 독립 항쟁을 벌인 유다인들을 제압하고 예루살렘 성전을 파괴합니다. 이 재앙이 닥치기 전인 68년, 요한나 벤 자카이 라삐는 로마 정권의 허락을 받아 야브네라고도 불리는 얌니아에 라삐학교를 세웁니다. 얌니아 라삐학교는 타낙 성경을 해석하는 모든 구전 전승들을 수집해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서기 90~95년 사이 얌니아 회의를 열고 타낙 성경을 유다교 성경 정경으로 확정했습니다.
얌니아 라삐학교가 유다교 성경 정경을 확정한 이유는 바빌로니아 유배 시절처럼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된 후 더는 사제들이 하느님께 희생 제물을 바칠 수 없게 되어 다른 형태의 신앙행위를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율법을 실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라삐들은 모든 전승 자료를 기록해 탈무드의 핵심인 ‘미슈나‘를 작성했고, 정통 유다교는 아직도 이를 준수하고 있습니다.
유다교 성경 정경은 모두 39권입니다. 하지만 유다 역사가 요세푸스(37?~95?, 100?)는 22권으로, 에즈라기 4서에서는 24권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24권은 사무엘기 상ㆍ하권, 열왕기 상ㆍ하권, 역대기 상ㆍ하권, 에즈라기와 느헤미야기, 열두 소예언서를 각각 한 책으로 셈한 것입니다. 또 22권은 이 책들 외에 판관기와 룻기, 예레미야서와 애가를 각기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입니다. 성경에서 ‘24’와 ‘22’는 온전성, 완전성을 드러낸 수입니다. 22는 히브리어 알파벳 숫자입니다. 또 24는 열두 달과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수에 2를 곱한 것입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2년 12월 11일, 리길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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