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집회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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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3-01-01 | 조회수3,051 | 추천수0 | |
[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집회서
집회서는 1장을 시작하기에 앞서 머리글을 전해주는데, 머리글을 보면 집회서가 어떠한 상황 속에서 무엇을 위해 작성되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머리글을 보면 저자는 에우에르게테스 임금 통치 삼십 팔년(BC 132년)에 이국 땅에 살면서 배우기를 즐기고 율법에 맞는 생활 습관을 익히고자 하는 사람을 위해서 자신의 할아버지가 작성한 책을 그리스어로 번역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해보면 집회서를 그리스어로 번역한 시기는 BC 180년경이 되며, 최초 작성된 시기는 BC 180년 전후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 당시에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상당수는 팔레스티나 지역을 떠나 이집트를 비롯한 여러 이국 땅에서 살고 있었으며, 자연스럽게 헬레니즘의 문화 안에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은 전통적인 지혜에 대해서 한계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욥기와 코헬렛에서 의로운 사람이 겪게 되는 고통과 죽음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최초의 반론이 등장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일을 인간이 다 알 수 없다며 신비로 이를 받아들이면서 계속해서 지혜를 추구하고자 하였지만 인과응보, 상선벌악에 기초한 전통적인 지혜로는 해결하기 힘든 벽을 마주한 것은 부인할 수가 없었습니다.
집회서는 이스라엘의 고대 지혜 전통들을 모아놓은 선집이기 때문에 51장이나 될 만큼 양이 많으며 그만큼 다루는 내용도 방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회서는 크게 2-23장과 25-50장의 두 부분으로 나눠집니다. 그리고 1장, 전반부와 후반부 사이인 24장, 그리고 후반부 뒤에 이어지는 51장에서 지혜에 대한 찬미가가 삽입되어 있습니다.
1장은 지혜에 대한 첫 번째 찬미가로서 주님을 경외함이 지혜의 근본임을 천명합니다. 집회서의 저자는 주님을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원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경외심은 단순한 두려움과 그에 따른 소극적인 자세가 아니라 진심으로 공경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말합니다.
전반부인 2-23장은 인간의 삶 안에서 마주하게 되는 하느님의 지혜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시련 속에서도 하느님을 경외하는 마음(2장), 부모님에 대한 의무(3장), 겸손 ‧ 자만심 ‧ 가난한 이들에 대한 자선 ‧ 교육자의 지혜 ‧ 바른 처신 ‧ 재화의 올바른 사용 ‧ 우정 등 삶에서 필요한 구체적인 덕목을 권고합니다. 그리고 14장 20-27절에서는 지혜에 전념하고 이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이 행복하며 지혜의 영광 속에서 살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앞서 말한 덕목들을 지키며 살아갈 때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히 주어질 것을 명확히 선언합니다. 그리고 15장과 16장에서는 의인이 받는 보상과 불경한 자들이 받게 될 확실한 징벌을 말하면서 상선벌악의 원칙을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뒤이어 16장부터 23장까지는 창조주 하느님의 창조 업적과 하느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는 인간의 위치, 그리고 지혜로운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에 대한 금령이 이어집니다.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사랑하시어 당신의 모습대로 만드셨으며 다섯 가지 능력과 더불어 지성과 이성을 선물로 주셨는데, 하느님께서는 이를 통해 인간이 하느님을 깨닫고 경외하며 찬양토록 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가장 큰 상속 재산으로 인간들에게 생명의 율법과 영원한 계약을 주셨습니다. 집회서는 17-18장에서 인간은 본질적으로 흙으로 돌아가야 하며,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허무한 존재이지만 하느님께서 주시는 규정을 지키고 자신들이 범한 죄와 잘못에서 회개하여 돌아오면 하느님께서 자비를 베풀어주실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18장 30절부터 시작해서 23장까지 이어지는 자제 ‧ 수다스러움과 뜬소문에 대한 경계 ‧ 침묵 ‧ 우정 등은 이러한 자기반성과 하느님께 돌아오기 위해서 인간들이 지켜야 할 덕목입니다.
24장에서는 지혜에 대한 두 번째 찬미가가 등장하는데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지혜를 의인화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세상을 창조할 때 하늘에 거처를 뒀던 지혜는 이스라엘의 구원 역사 안에서 만남의 천막 안에 자리하였으며 하느님의 선택을 받은 백성들을 초대해서 자신을 받아 배불리 먹고 마시라고 권고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모세가 전해준 율법과 동일시 합니다. 이를 통해서 집회서 저자는 한 분이신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지혜를 내려주셨으며, 그 지혜가 인간의 삶을 하느님께로 이끄는데 그것이 바로 율법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헬레니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다른 민족 사람들의 지혜를 부러워할 이유도 없으며, 다른 곳에서 지혜를 찾을 필요도 없다는 사실을, 우리가 이미 받았고, 지키고 있는 율법 안에 하느님의 지혜가 담겨 있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후반부인 25-50장은 자연과 역사 안에서 깨닫게 되는 하느님의 지혜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향한 경외심과 더불어서 사회윤리와 관련된 여러 구체적인 규범들을 안내한 뒤 창조주이신 하느님과 지혜, 그리고 역사의 주인이신 하느님과 지혜를 이야기합니다. 여기서도 집회서의 저자는 지혜로운 사람은 하느님을 경외하면서 율법을 잘 지킴으로써 하느님의 은총을 얻고 또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의 도움을 받아 구원을 받는다고 말하고 있으며, 하느님의 따르지 않고 제 뜻대로 살아가는 사람은 파멸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44장부터 50장까지는 이스라엘 백성의 조상들 가운데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낸 인물들에 대한 찬양이 이어집니다. 50장 27-29절은 집회서의 결론으서 저자는 집회서 안에 담긴 하느님의 지혜와 그에 따른 가르침에 주의를 기울이면 행복해지고, 지혜로워질 것이라고 말하면서 말씀에 따른 실천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51장은 지혜에 대한 세 번째 찬미로 멸망의 위기 속에서 하느님께 기도하였고, 기도를 들어주시어 구원으로 이끌어주신 하느님께 바치는 찬미와 찬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지혜를 향한 저자의 끊없는 열정을 소개함으로써 집회서를 읽는 모든 이 또한 지혜를 얻어 항구한 기쁨을 누릴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23년 1월호, 노현기 신부(사목국 기획연구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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