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복음서에서 만나는 예수님: 마태오 복음을 중심으로 - 마태오 복음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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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3-03-13 | 조회수2,198 | 추천수0 | |
복음서에서 만나는 예수님 : 마태오 복음을 중심으로 마태오 복음서
로마 교황청립 성서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시작할 때 예수회 출신의 지도 신부님께서 해 주신 첫 말씀을 기억합니다. “네가 마태오 복음서를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은 하느님의 선물이란다. 그러니 하느님 말씀을 연구하면서도 늘 하느님께 기도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기를 바란다.” 신부님의 권고를 마음에 깊이 새기며 공부와 기도가 분리되지 않도록 나름 열심히 노력했고,그렇게 논문에 몰두하던 어느 날, ‘마태오’라는 이름의 어원이 ‘하느님의 선물’이라는 뜻을 담
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큰 감동을 받고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무엇이 하느님의 선물일까요? 마태오의 소명 이야기(9,9-13)를 따로 살펴보지 않더라도,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그분을 믿고, 사랑하고 따르게 된 이 부르심이야말로 하느님의 은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 자체가 바로 하느님의 선물인 것입니다. 그분은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시고(1,21) 우리와 함께하시고자 친히 인간이 되신 임마누엘 하느님(1,23)이시고, 죄를 용서해 주시려고 계약의 잔을 드시어(26, 28)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마저도 기꺼이 겪으신 우리 구원자이십니다. 더욱이 예수님은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시어 의심과 불안에 떠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세상 끝 날까지 함께할 것을 약속하신 우리와 아주 가까이 계시는 주님(28, 20)이십니다. 마태오 복음서는 하느님의 선물로 우리에게 다가오시어 우리를 구원하시고, 우리 가운데 살아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현존을 보여 줍니다.
“다윗의 자손이시며 아브라함의 자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1,1)
마태오 복음서의 첫 구절에서 복음서 저자는 바로 예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이 오랫동안 기다려 온 메시아이심을 알립니다. 마태오는 구약 성경을 자주 인용하면서 율법과 예언서를 통한 하느님의 약속이 마침내 예수님에게서 완전히 성취되었음을 전합니다.(5,17)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4,17)
본격적으로 공생활을 시작하신 예수님께서는 말씀과 행적, 파스카 사건을 통해서 하늘 나라의 신비를 알려 주십니다. ‘하늘 나라’는 ‘하느님 나라’와 동일한 의미로서, 마태오 복음사가는 하느님의 이름을 직접 말하지 않으려던 유다인의 관습을 반영하는 ‘하늘 나라’라는 표현을 더욱 선호합니다.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의 통치, 하느님의 다스림을 의미하고 하느님의 구원 행위가 결정적으로 이루어지는 현실을 뜻하는데,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 자체와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특히 복음서의 구성에서 발견되는 하늘 나라에 관한 다섯 설교, 즉 하늘 나라의 참행복과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요구되는 조건을 전하는 산상 설교(5-7장), 하늘 나라의 선포와 확장을 전하는 파견 설교(10장), 하늘 나라의 신비와 본성에 관한 비유 설교(13장), 하늘 나라의 맏물인 교회 공동체에 관한 설교(18장), 하늘 나라의 도래에 관한 종말 설교(24-25장)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가르쳐 주시는 스승으로서의 예수님 모습을 잘 보여 줍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당신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26-28장)을 통해서 하느님 나라를 완성하십니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6,33)
하느님 나라와 더불어 예수님께서 거듭 강조하시는 것은 ‘의로움’입니다. 의로움은 하느님에게서 비롯되는 것으로서 유다인들에게는 율법에의 충실을 의미했는데, 결국 의로움은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실천하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이러한 의로움의 완전한 모범은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고자 죽음에 이르기까지 사랑과 용서의 십자가를 짊어지신 예수님에게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주님, 주님!’ 하며 당신의 이름만을 부르는 이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하늘 나라에 들어간다고 말씀하십니다.(7,21 참조) 따라서 예수님의 제자들은 하느님 나라를 위해서 세상 안에서 끊임없이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도록 불리움을 받습니다.
마태오 복음서의 마지막 단락인 28장 16-20절은 부활하시어 하늘과 땅의 절대적 권한을 받으신 예수님(18절)께서 이제 제자들에게 새로운 임무를 부여하시며 그들을 세상 속으로 파견하시는 장면을 전합니다. 제자들의 사명은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세례를 주고, 예수님의 모든 가르침을 전하며 지키게 하는 것(19절)인데, 이는 곧 우리가 거저 받은 ‘하느님의 선물’이며 ‘하늘 나라의 보물’(13,44 참조)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 모든 이웃들에게 널리 알리고, 그리스도를 닮은 우리의 말과 행동, 그리고 구체적인 삶으로 주님을 증언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두렵고 외롭고 고달픈 일상 속에 허덕이는 우리네 삶이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은 주님을 믿고 따르는 이들에게 언제나 큰 위로와 용기를 줍니다. 예수님과 함께 오늘도 하늘 나라를 희망하며 기쁘게 살아갑시다. 아멘!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28,20)
* 그동안 ‘복음서에서 만나는 예수님 : 마태오 복음을 중심으로’를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과 연재를 맡아주신 이민영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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