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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사도행전 읽기8: 오순절의 성령 강림(사도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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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3-20 조회수1,785 추천수0

[사도들의 기쁨과 삶을 담은 사도행전 읽기 08] 오순절의 성령 강림(사도 2,1-13)

 

 

오순절의 성령 강림 사건은 교회의 역사 안에서 굉장히 중요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을 통해 사도들의 복음 선포 여정이 시작되었으며, 교회가 지금의 세계적인 모습으로 성장한 첫 발걸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부활시기의 마지막 날인 성령 강림 대축일을 교회가 탄생한 날로 기념합니다. 이때 성당에서는 성령의 일곱 은사가 쓰여 있는 성령칠은 카드를 뽑기도 합니다.

 

오순절의 성령 강림 사건은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기 전에 사도들에게 하셨던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이다.’(사도 1,5)라는 말씀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며, 그리스도인들의 세례가 완성되는 순간입니다. 성령 강림은 신약의 사건이지만 구약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오순절’은 유다인들이 파스카 다음 50일째 되는 날에 지내는 추수감사절과 같은 명절입니다.(레위 23,15-21) 그러나 유다인들은 그날을 시나이 사건과 연관 지으면서 율법을 받은 일을 경축하고 그 계약을 갱신하는 축제일로 지냈습니다. 이날에 성령 강림의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 바로 새로운 파스카이며, 이를 통해 새로운 하느님 백성이 탄생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이 날은 예레미야의 “나는 이스라엘 집안과 유다 집안과 새 계약을 맺겠다.”(예레 31,31)는 예언과 에제키엘의 “너희에게 새 마음을 주고 너희 안에 새 영을 넣어 주겠다.”(에제 36,26)의 예언이 성취되었음이 선포되는 날입니다. 그래서 초대 교회 신자들은 구약에서 드러난 하느님의 언약이 자신들에게 성취되었다는 믿음 안에서, 자신들이 구원의 새 언약 공동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성령 강림을 통해 드러난 표징은 제자들이 하는 말을 ‘저마다 태어난 지방말’(사도 2,8)로 알아듣는 것입니다. 이는 성령께서 모든 사람이 서로 통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교회에 힘을 주신다는 것을 전하면서, 성령 안에서 세상 모든 이들이 다양성 안의 일치를 이루게 될 것임을 드러낸 것입니다. 그렇지만 성령 강림의 사건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제각각입니다. 어떤 이들은 놀라워하면서 어쩔 줄 몰라 하지만, 더러는 “새 포도주에 취했군.” 하며 비웃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의 많은 그리스도인은 복음 선포를 통해 진정한 인간의 삶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이들은 이를 무시하고 어떤 이들은 이러한 그리스도인의 삶에 감명을 받아 세례를 받습니다. 이처럼 한쪽은 비웃지만, 한쪽은 복음 말씀을 받아들이면서 교회는 성장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아무리 교회를 비웃는다고 해도 복음 선포는 그리스도인 증거자와 성령을 통해 계속되고 있습니다.

 

[2023년 3월 19일(가해) 사순 제4주일 서울주보 5면, 김덕재 안드레아 신부(사목국 성서못자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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