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마르코 복음서 이야기19: 갈릴래아 전도(마르 1,14-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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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3-05-16 | 조회수730 | 추천수0 | |
마르코 복음서 이야기 (19) 갈릴래아 전도(1,14-15)
-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가르치시는 그리스도, 얀 브뢰겔(Jan Bruegel the ader, 1568-1625) 作
예수님은 광야에서 유혹을 받은 후 갈릴래아로 돌아가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합니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예수님이 구체적으로 어디에서(가령, 갈릴래아 호숫가나 카파르나움 회당), 누구에게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했는지, 그리고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했는지 밝히지 않고, 다만 복음 선포의 내용(“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만을 직접화법으로 전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복음서 저자가 예수님이 갈릴래아에서 하신 활동(1,16-3,6)을 소개하기에 앞서 그분 가르침과 활동을 요약(Summary)하며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됩니다. 달리 표현하면,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예수님의 복음 선포(1,14-15)는 이어지는 예수님의 활동, 곧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어부 네 명을 부르시고(1,16-20), 카파르나움에서 여러 기적을 행하시며(1,21-34), 갈릴래아 나머지 지역에서 복음을 선포하신 사건들(1,35-45), 나아가 종교지도자들과 벌인 다섯 개의 논쟁(2,1-3,6)으로 구체화됩니다.
예수님의 복음 선포 중심에는 ‘하느님의 나라’가 있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목자가 양떼를 이끌듯 임금이신 하느님이 당신의 백성을 보호하며 지켜주시는 세상을 가리킵니다. 인간은 일상에서 질병, 죽음, 자연의 힘 등과 같은 위협적인 세력들을 경험합니다. 이 세력들로 인간은 하느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분의 존재를 부정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게 하는 온갖 세력들에게서 인간을 해방시키시고 하느님의 세상을 세우시는 분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구약성경에서 예고되어 오래 전부터 기다려왔던 세상입니다(탈출 15,18; 에제 34장 참조). 이제 ‘때가 차’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하느님 나라는 우리들 곁에 ‘가까이’ 와 있습니다. 인간은 하느님 나라가 완성되기를 바라며 합당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라는 말씀은 복음을 바탕으로 생각을 바꾸고(“회개”) 하느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라(“믿어라”)는 의미, 곧 하느님의 다스림이 예수님을 통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믿고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근본적인 변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초대입니다.
예수님의 복음 선포 말씀을 생생하게 접한 수신자는 앞으로 예수님이 갈릴래아에서 보여줄 활동과 가르침에 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이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가 예수님의 가르침과 행적에 어떤 방식으로 드러나고, 사람들은 그러한 새로운 실재에 어떤 식으로 반응할지 궁금해할 것입니다.
[2023년 5월 14일(가해) 부활 제6주일 광주주보 숲정이 3면, 김영남 가브리엘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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