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삼손 이야기 1(판관 13-15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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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3-05-16 | 조회수872 | 추천수0 | |
[구약성경 순례 -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삼손 이야기 1(판관기 13-15장)
우리의 예순두 번째 순례지는 이스라엘과 필리스티아인들의 땅의 경계 지역에 위치한 단 지파의 땅입니다. 삼손이 등장할 무렵 이스라엘 백성은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하여 마흔 해 동안 필리스티아인들의 지배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렇게 오랫동안 이민족의 억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느님께 울부짖었다는 언급이 없습니다. 이처럼 누구도 당신을 향하여 울부짖지 않았지만, 하느님께서는 먼저 나서셔서 그들을 위한 구원 계획을 조용히 이루어 가십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천사에게 불임이었던 한 여성을 찾아가게 하셨습니다. 천사는 마노아의 아내로 알려진 이 무명의 불임 여성에게서 한 아기가 태어날 것이라고 예고합니다. 이 아이는 평생 나지르인으로서 하느님께 봉헌된 삶을 살게 될 것이며, 이 아이를 통하여 이스라엘에 구원이 오게 될 것입니다. 그가 바로 우리의 주인공인 삼손입니다. 삼손의 기적적인 탄생 이야기는 하느님께서 이 아이를 통하여 당신의 구원 계획을 이루실 것을 알려주는 장치입니다. 삼손이 태어났을 때 하느님께서는 그 아이에게 복을 내려주셨고, 그가 단의 진영에 있을 때 주님의 영이 그를 움직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삼손은 이 놀라운 탄생 이야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게 영웅답지 않은 삶을 삽니다. 그는 자기 민족을 위기에서 구원하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듯이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성경의 저자는 그의 생애를 세 명의 여자와의 관계를 통해 그려냅니다. 첫 번째 여성은 팀나에 사는 한 필리스티아 여인입니다. 삼손은 동족과 결혼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원의를 거슬러 이 여인과 혼인하고자 합니다. 마지못해 이를 수락한 부모와 함께 약혼하러 내려가는 도중에 그는 팀나의 포도밭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만난 사자를 찢어 죽입니다. 이는 포도로 빚은 어떤 것도 피해야 하는 나지르인 서원을 어긴 것이기에 그는 이 사실을 부모에게 숨깁니다. 얼마 뒤에 결혼식을 하러 내려갈 때 그는 길을 벗어나 다시 그 포도밭에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죽은 사자의 몸에 벌집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벌집에서 꿀을 꺼내 먹고 그것을 부모에게도 가져다줍니다. 물론 꿀의 출처를 밝히지 않습니다. 그 행위가 포도를 빚은 모든 것과 시체 부정을 피해야 하는 나지르인 서원을 어긴 것임을 그도 모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삼손은 그의 결혼식에 참석한 서른 명의 필리스티아인들에게 속옷 서른 벌과 예복 서른 벌을 걸고 수수께끼를 냅니다. “먹는 자에게서 먹는 것이 나오고 힘센 자에게서 단것이 나왔다.” 답을 알아내지 않으면 집을 불 지르겠다는 협박을 받은 여인은 칠 일간 삼손을 졸라 수수께끼의 답을 알아냅니다. 결국, 내기에서 진 삼손은 아스클론으로 내려가 필리스티아인 서른 명을 죽이고 그들의 옷을 벗겨 수수께끼를 푼 자들에게 주고 화가 나서 자기 집으로 올라가 버렸습니다. 그의 아내는 그의 들러리를 서 준 동료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삼손은 얼마 뒤 밀 수확기에 새끼 염소 한 마리를 끌고 아내를 찾으러 갔다가 이 사실을 알게 되자 화가 나서 삼백 마리의 여우를 잡아 꼬리를 묶고 횃불을 달아서 필리스티아인들의 밭으로 보내어 수확기의 밭을 모조리 태워버립니다. 그러자 필리스티아인들은 그 여인과 아버지를 불태워 버렸고, 삼손은 닥치는 대로 필리스티아인들을 죽인 후 에탐 바위로 내려가 그곳에서 머물렀습니다. 필리스티아인들은 삼손을 잡으려고 유다의 르히를 습격합니다. 그곳의 유다인들은 삼손을 밧줄로 묶어 필리스티아인들의 손에 넘깁니다. 이때 주님의 영이 들이닥치자 삼손은 밧줄을 끊고 당나귀 턱뼈로 천 명의 필리스티아인들을 죽였습니다. 그래서 그곳의 이름이 ‘라맛 르히’(턱뼈 언덕)가 되었습니다. 이때 몹시 목이 말랐던 삼손은 주님께 기도를 드렸고, 주님께서는 그곳에서 물이 솟아나게 하셨습니다. 이 샘의 이름이 엔 코레(탄원의 샘)입니다.
삼손은 스무 해 동안 이스라엘의 판관으로 일하였습니다. 과연 그는 어떤 판관이었을까요? 나머지 두 여인과 그의 삶은 어떻게 얽히게 되고,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요?
[2023년 5월 14일(가해) 부활 제6주일 가톨릭마산 8면, 김영선 루시아 수녀(광주가톨릭대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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