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경]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광야에서 일어난 시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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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3-05-16 | 조회수888 | 추천수0 | |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광야에서 일어난 시험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에서 탈출한 뒤 광야에서 주님의 보호를 받으며 그분의 백성으로 거듭납니다. 그래서 일부 예언자들은 광야 시절을 이스라엘의 가장 이상적 시기로 보았습니다(예레 2,2; 호세 2,16-17). 특히 예레미야는 이를 하느님과 이스라엘의 신혼처럼 묘사하였는데요, 하느님과 이스라엘이 계약을 맺은 직후여서 그런 듯합니다.
예부터 광야는 쫓기고 핍박당하는 자들이 피신하던 장소였습니다(1사무 24,1-2; 1열왕 19,3-4; 시편 55,7-9 등). 이스라엘이 종살이에서 벗어나 주님의 날개 그늘 밑에 숨은 곳이 광야이듯 말입니다. 하지만 그분의 백성으로 다시 태어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을 보고도, 이후 자주 의심하였기 때문입니다. 탈출 14,31에서 “이스라엘은 주님께서 이집트인들에게 행사하신 큰 권능을 보았다. 그리하여 백성은 (···) 주님과 그분의 종 모세를 믿게 되었다.”라고 하지만, 그들의 신앙은 역경을 마주할 때마다 흔들렸습니다. 그래서 이런 상태로는 약속의 땅에 들어갈 수 없기에, 하느님께서는 백성이 풍요로울 때도 당신을 잊지 않도록 시험으로 단련시키셨습니다.
주님께서 백성에게 하신 첫 시험은 ‘마라의 쓴 물 사건’(탈출 15,22-25)입니다. 사흘 동안 걸은 뒤 발견한 물이 써서 마실 수 없자, 백성이 불평합니다. 이스라엘과 그 주변의 광야는 상고 시대에 대부분 바다였기에, 지금도 토양에는 소금 성분이 다소 포함돼 있습니다. 결국 하느님께서 나무 하나를 보여주십니다. 이는 광야에서 자란 덤불의 한 종류로 보이는데요, 그 나무가 물에 녹아 있던 소금을 빨아들여 단물로 바꿔준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갈증을 겪던 백성에게 목을 축일 방법을 때에 맞게 알려주심으로써 그들이 당신을 계속 믿고 따르도록 이끄셨습니다.
주님의 시험은 탈출 16장에서도 계속됩니다. 여기서는 먹을 것, 곧 만나와 메추라기를 주신 일과 관련됩니다. 주님께서는 굶주린 백성에게 만나를 내리신 뒤 먹을 만큼만 거두고 안식일에는 이를 못 하게 하시며 당신의 명령을 지키는지 시험하셨습니다(4.16.26절). 앞날을 위해 저장해두고픈 욕구를 참는 일은, 특히나 광야 한복판에서는 대단히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 일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백성에게 당신이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분임을 실감케 하고, 그들이 훗날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당신을 신뢰할 수 있도록 가르치셨습니다. 곧 “사람이 빵만으로 살지 않고, 주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신명 8,3)는 점을 깨우쳐주신 것입니다.
시험을 통한 주님의 단련은 오늘날에도 계속됩니다.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부활을 매년 체험하면서도, 광야 같은 삶 속에서 역경을 마주할 때마다 한때 고백한 우리의 신앙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부활 제6주일인 오늘, 우리가 하느님의 백성으로 튼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사람은 빵만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으로 산다는 말씀을 늘 되새겨야 하겠습니다.
* 김명숙 소피아 -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구약학과에서 공부하여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일하며, 수도자 신학원 등에서 구약학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에제키엘서>와 <예레미야서 1-25장>, <예레미야서 26-52장>이 있다.
[2023년 5월 14일(가해) 부활 제6주일 의정부주보 2면, 김명숙 소피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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