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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삼손 이야기 2(판관 1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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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5-30 조회수1,116 추천수0

[구약성경 순례 -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삼손 이야기 2(판관기 16장)

 

 

삼손이 만난 두 번째의 여인은 가자의 창녀입니다. 삼손이 그 창녀의 집에 있을 때 가자 사람들은 성문을 지키고 있다가 그가 아침에 성문 밖을 나갈 때 죽이려고 합니다. 하지만 삼손은 한밤중에 일어나 굳게 잠긴 가자의 성문 두 문짝과 양쪽 문설주를 빗장째 뽑아 어깨에 메고 헤브론 맞은쪽 산꼭대기로 갔습니다. 그 무거운 것을 지고 약 60Km의 거리를 간 것입니다.

 

삼손이 만난 세 번째 운명의 여인은 소렉 골짜기에 사는 들릴라입니다. 필리스티아는 다섯 개의 도시국가로 이루어진 연합국입니다. 이 나라의 다섯 제후들이 각각 천백 세켈의 은을 걸고 들릴라에게 삼손의 힘의 비밀을 알아내게 합니다. 들릴라는 삼손이 가진 힘의 비결을 알아내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합니다. 그러나 들릴라에게 날마다 들볶인 삼손은 마침내 그의 힘이 자신의 머리카락에서 나오는 것임을 밝힙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그의 힘은 그가 하느님께 바쳐진 나지르인이기 때문에 주어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머리카락을 깎으면 나지르인 서약을 어긴 것이므로 그도 역시 여느 사람처럼 약해질 것입니다. 이 사실을 필리스티아의 제후들에게 알린 들릴라는 삼손을 무릎에 뉘어 잠들게 한 다음 사람을 시켜 그의 머리털을 깎게 하였습니다. 그러자 삼손에게서 힘이 빠져나갔고, 주님께서도 그를 떠나셨습니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하였던 삼손은 이번에도 힘을 쓸 수 있으려니 생각하였지만 무력하게 필리스티아인들의 손에 붙잡혀 두 눈을 잃고 청동사슬에 묶인 채로 감옥에서 연자매를 돌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삼손의 머리카락이 자라기 시작하였습니다. 필리스티아 제후들은 다곤 신전에서 제사를 바치며 삼손을 체포한 것에 대한 축하 잔치를 벌였습니다. 그리고 삼손을 여흥 거리로 삼고자 감옥에서 불러내었습니다. 이때 삼손은 두 번째로 기도합니다. 그에게 힘을 주셔서 자기 두 눈에 대한 복수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합니다. 그리고 있는 힘껏 신전의 중앙 기둥을 밀어 신전을 무너뜨립니다. 그가 죽으면서 죽인 필리스티아인들의 수(남녀가 삼천여 명)가 살아있는 동안 죽인 사람들의 수보다 더 많았다고 합니다. 그의 형제들과 집안사람들은 삼손의 시신을 거두어 아버지 마노아의 무덤에 장사를 지냈습니다.

 

과연 삼손은 어떤 인물인가요? 그는 자신이 모태에서 태어날 때부터 하느님께 봉헌된 나지르인임을 알고 있었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이해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신원에 대해 결코 진지하게 의식하며 살지 않았고, 나지르인 서원 전부를 어겼습니다. 그는 이스라엘의 판관이었지만, 민족의 위기를 자신의 문제로 여기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뛰어든 적이 없었습니다. 그가 다곤 신전을 무너뜨리고 필리스티아인들 삼천 명을 죽인 생애 마지막 사건마저도 개인적인 복수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삼손은 살아있는 동안 주님을 알아보았을까요? 그가 두 차례 기도하였다는 언급이 있는 것을 보면 주님을 의식하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삼손이 주님께 응답하였다기보다는 오히려 주님께서 원하지도 않는 이 인물을 이용하셔서라도 이스라엘을 구원하려고 하셨다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누구도 민족의 운명을 염려하고 그것을 위해 기도하거나 하느님께 부르짖지 않았을 때도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뜻에 합당하지 않는 인물을 통해서라도 구원을 베푸시는 성실하신 분이십니다. 이 이야기를 통하여 성경의 저자는 이스라엘의 참된 판관은 주님이심을 강력하게 천명합니다.

 

단 지파는 계속되는 필리스티아인들의 압박 때문에 본래 상속받은 땅에서 살지 못하고 결국에는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떠나야 했습니다. 단 지파의 이주 이야기가 판관기 18장에 언급됩니다. 다음 순례에는 이주하는 단 지파를 따라가 볼 것입니다.

 

[2023년 5월 28일(가해) 성령 강림 대축일(청소년 주일) 가톨릭마산 8면, 김영선 루시아 수녀(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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