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에제키엘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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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3-06-06 | 조회수1,028 | 추천수0 | |
[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에제키엘서
에제키엘은 BC 597년에 여호야킨 임금과 함께 바빌론으로 1차 유배를 떠났던 사람으로서 차독 가문 출신의 예언자입니다. 그런 점에서 에제키엘 예언자의 활동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집니다. 먼저 남유다 왕국이 바빌론 침략으로 완전히 멸망하기 전인 BC 593-587년까지의 활동인데 에제키엘 예언자는 BC 597년 1차 유배 때 예언자로 부르심을 받습니다. 이때 에제키엘 예언자는 예루살렘의 함락과 성전의 파괴 등 다가올 심판에 대한 예고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두 번째 BC 587년 본격적인 바빌론 유배가 이루어진 다음 모든 것이 사라진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하느님의 구원에 대한 희망과 약속을 선포합니다. 이렇게 에제키엘서는 에제키엘 예언자의 분명하게 구분되는 두 모습에 따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집니다.
먼저 전반부인 1-32장은 예루살렘 멸망 이전의 신탁, 즉 심판에 대한 예고가 주어집니다. 먼저 1-3장에서 에제키엘 예언자는 예언자로서의 소명을 받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4-24장에서 에제키엘 예언자는 다가올 심판을 예고합니다. 예루살렘이 적에게 포위될 것이며, 사람들에게 조롱을 당할 것이라고 에제키엘은 경고하였습니다. 그리고 우상숭배에 빠진 이스라엘을 질타하면서 이스라엘의 종말의 때가 다가왔다고 말하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1차 유배중에 놓여 있었던 여호야킨 임금을 비롯한 유배자들은 유배를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오래지 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에제키엘의 예언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이 거처하시는 하느님의 성전이 무너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지금 바빌론이 득세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하느님이 그들이 믿고 따르는 신보다 더 강하며 그런 분께서 지켜주실 것이기 때문에 성전은 파괴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10-11장에서 에제키엘은 여기에 대한 대답으로 이스라엘이 저지른 죄와 잘못 그리고 우상을 숭배하는 모습으로 인해 하느님의 영광이 성전을 떠났다고 말합니다. 거짓 예언자들이 활개를 치고, 예루살렘은 이제 쓸모없는 포도나무 같이 되었습니다. 에제키엘 예언자는 여러 가지 비유와 상징을 사용하면서 더 이상 하느님이 함께 하시지 않는 예루살렘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에제키엘 예언자는 하느님의 선택을 받은 백성이 유배를 가게 되고, 하느님의 거처가 마련된 예루살렘 성전이 함락되는 것은 하느님이 바빌론의 신보다 힘이 약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이 그곳을 떠나셨기 때문이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떠나신 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참 하느님을 떠나 우상을 숭배했기 때문입니다. 거룩하신 하느님께서는 거룩한 백성과 함께 하셔야 하는데, 이스라엘 백성이 거룩함에서 스스로 벗어낫기에 하느님께서 이들과 함께 머무실 수가 없다는 것, 즉 하느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저버리신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을 저버렸다는 것이 에제키엘 예언자가 에제키엘 예언서 전반부를 통해 전해준 핵심입니다. 25-32장까지는 이스라엘의 원수인 이민족들을 향한 하느님의 심판이 전해집니다. 암몬, 모압, 에돔, 필리스티아, 티로, 시돈, 이집트 등 이스라엘을 둘러싼 이방민족을 하느님께서 심판하시는 까닭은 그들로 인해 이스라엘 백성이 우상숭배에 빠지는 죄를 짓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들을 심판하는 것은 33장부터 이어지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것과 일치합니다. 따라서 25-32장은 예루살렘의 멸망과 예루살렘을 향한 구원의 희망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합니다.
33-48장은 에제키엘 예언서의 후반부로 예루살렘이 멸망한 다음 구원과 희망에 대한 신탁이 주어집니다. 바빌론의 침략으로 다윗 왕조는 무너졌으며 예루살렘 성전은 불타버렸습니다. 하느님께서 약속해주신 땅을 빼앗겼으며 절대로 무너져서는 안되는 하느님의 집이 무너진 것입니다. 희망이 사라져버린 지금 에제키엘 예언자는 새로운 시작을 예고합니다. 에제키엘은 의인이라 할지라도 죄를 짓게 되면 죽음을 겪게 되지만, 악인이라 할지라도 죄악을 버리고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면 다시 살아나게 될 것이라는 회개의 가르침을 선포합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직접 당신의 양 떼를 보살피실 것이며 흩어진 양 떼를 모아서 약속의 땅으로 데려갈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36장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하느님의 거룩한 이름’ 때문에 이루어진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을 저버렸고, 죄를 지었으며 우상숭배에 빠졌습니다. 따라서 다윗 왕조가 패망하고 성전이 파괴되었으며 바빌론으로 유배를 가게 된 건 그들의 죄와 잘못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은 지금 하느님 앞에 내세울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하느님은 조건 없는 사랑이자 선물로서 예루살렘의 회복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나는 민족들 사이에서 더럽혀진, 곧 너희가 그들 사이에서 더럽힌 내 큰 이름의 거룩함을 드러내겠다. 그들이 보는 앞에서 너희에게 나의 거룩함을 드러내면, 그제야 그들은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36,23)라는 말씀처럼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 보시기에 합당한 회개를 했기 때문에 그들을 돌봐주시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조건 없는 사랑으로서의 회복이 먼저 주어지게 되면 그제서야 자신들의 선조때부터 믿어왔던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깨닫게 될 것이라고 에제키엘 예언자는 선포합니다. 마지막으로 40-48장은 새 예루살렘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성전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들이 언급된 다음 하느님의 영광이 성전으로 돌아옵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죄로 인해 떠나가셨던 하느님의 영광이 돌아오고 다시금 하느님과 함께 하는 삶이 그들에게 주어짐으로써 완전한 회복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성전에서 솟아오른 물이 사방으로 흘러나와 온 세상에 생명을 가득 채우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선포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회복이라는 같은 주제를 말하고 있는 예레미야와 에제키엘은 내용이 많이 닮아 있습니다. 하지만 예레미야는 바빌론 유배로 인해 이스라엘 백성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회개하였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구원해주실 거라고 말하는 반면, 에제키엘은 하느님이 당신의 선하심으로 당신 백성을 구원하실 것이며 이를 통해 그들은 하느님을 참 하느님으로 깨닫고 이로써 회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두 사람이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주제만 동일할 뿐 완전히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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