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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사도행전 읽기21: 사울의 회심 – 바오로는 누구인가?(사도 9,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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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6-24 조회수737 추천수0

[사도들의 기쁨과 삶을 담은 사도행전 읽기 21] 사울의 회심 – 바오로는 누구인가?(사도 9,1-31)

 

 

사도행전은 8장에서 교회가 당한 박해가 오히려 더 넓은 지역으로 복음이 선포되는 계기가 되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이제 루카는 9장과 10장에서 사울의 회심(9,1-31)과 베드로와 코르넬리우스 사건(10,1-48)을 통해, 복음이 이방인들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전해줍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이방인의 사도인 바오로의 회심 사건입니다.

 

예전에 어떤 분이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신부님, 예수님의 부활을 어떻게 증명하지요?” 참으로 어렵고 답하기 곤란한 질문입니다. 저는 이 질문에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부활에 대한 증거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해 줄 증언자들은 많고, 그 중에 가장 뛰어난 증거자는 사도 바오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라고 말입니다. 사도행전은 바오로의 세 차례에 걸친 선교 여행 일대기를 잘 그려주면서, 특히 사도 바오로가 어떻게 부활하신 예수님을 체험하게 되었는지 전해줍니다. 그것도 총 세 차례씩이나 언급합니다.(9,1-31; 22,4-21; 26,9-18)

 

사도 바오로는 필리피 교인들에게 “여드레 만에 할례를 받은 나는 이스라엘 민족으로 벤야민 지파 출신이고, 히브리 사람에게서 태어난 히브리 사람이며, 율법으로 말하면 바리사이”(필리 3,5)라고 소개합니다. 이는 바오로가 얼마나 충실한 유다인이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또한 바오로는 3차 선교 여행을 마치고 예루살렘 성전에서 체포될 때, 자신을 “킬리키아의 타르수스에서 태어났지만 이 도성 예루살렘에서 자랐고, 가말리엘 문하에서 조상 전래의 엄격한 율법에 따라 교육”(사도 22,3)을 받은 인물이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그는 회심 전에 어느 누구보다 율법에 충실했고, 율법 공부도 성실히 한 사람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도께서 회심 전에 예수 그리스도를 메시아로 믿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신명기를 보면 사형수에 관한 규정이 있는데, 나무에 매달린 사람은 하느님의 저주를 받은 자로 취급합니다.(신명 21,22-23) 그래서 율법을 아는 사람이라면 예수님을 하느님께 저주받은 자로 취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부르며, 그분에 대한 믿음으로 구원받을 수 있다고, 구원의 새로운 길을 제시한 것입니다. 결국 율법에 충실했던 바오로는 자신이 배운 규정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기 위해 다마스커스로 길을 떠났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여정에서 바오로는 부활하신 예수님의 음성을 듣게 되고, 눈이 멀게 됩니다. 성경에서 눈이 멀었다는 것은 시각을 잃었다는 말도 되지만 한편으로 삶의 전환이 일어나기 전, 즉 신앙의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한 상태를 가리킵니다.

 

이제 바오로에게 삶의 커다란 전환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바오로의 전환은 단순한 변화가 아닙니다. 삶의 전 존재와 방식이 바뀌는 대 전환입니다. 율법 중심에서 그리스도 중심을 향한 변화이고, 업적 중심에서 은총 중심으로의 전환입니다. 우리가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와 하나 되어, 그분 중심으로 변화되었듯 말입니다.

 

[2023년 6월 18일(가해) 연중 제11주일 서울주보 5면, 김덕재 안드레아 신부(사목국 성서못자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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