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사도행전 읽기22: 사울의 회심 – 변화된 바오로(갈라 1,11-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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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3-06-25 | 조회수884 | 추천수0 | |
[사도들의 기쁨과 삶을 담은 사도행전 읽기 22] 사울의 회심 – 변화된 바오로(갈라 1,11-24)
인간은 누구나 확증 편향적 인자가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경향성은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을 듣고, 보고 싶은 것만을 보도록 사람들을 이끕니다. 그래서 삶의 전환이란 힘든 일이며, 더욱이 자신의 신념을 바꾼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바오로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후, 바로 사도들을 찾아가지 않고 삼 년 뒤에나 사도들이 있는 예루살렘에 올라갔다고 편지에서 언급하고 있습니다.(갈라 1,16-17) 바오로에게 이 기간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숙고의 기간이면서도 하느님 구원의 방식을 이해할 수 있었던 큰 은총의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회심 전 바오로에게 율법은 구원의 핵심 사항이었습니다. 율법에 대한 충실성이 바로 구원을 보장하는 요소였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구원의 방식은 ‘나 자신이 율법을 잘 지킨다면, 구원을 얻을 수 있겠다’는 자력 구원의 백일몽을 꾸게 만듭니다. 그러나 회심한 바오로에게는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구원의 핵심입니다. 이는 내가 잘해서 구원을 따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이 그리스도라고 믿는 믿음을 통해서 오는 구원입니다. 내가 아닌 그리스도의 희생 덕분에 구원을 얻게 된 것입니다. 바오로는 로마 신자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또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을 자랑합니다. 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제 화해가 이루어진 것입니다.”(로마 5,11) 이제 바오로에게 율법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박해하고 거부하고자 했던 그리스도가 더욱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이 삶의 전환을 바오로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나의 주 그리스도 예수님을 아는 지식의 지고한 가치 때문에, 다른 모든 것을 해로운 것으로 여깁니다. 나는 그리스도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지만 그것들을 쓰레기로 여깁니다.”(필리 3,8) 이뿐만이 아닙니다. 사도 바오로는 수난을 당하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 때문에 그분의 고난에 동참하는 법을 알고 싶다고까지 말합니다.(필리 3,10) 그래서 바오로는 힘들고 고된 선교 여행을 세 차례나 떠납니다. 선교 여행을 하면서 옥살이도 하고, 마흔에서 하나를 뺀 매를 유다인들에게 다섯 차례나 맞는데, 채찍으로는 세 번, 돌질로는 한 번을 맞으며, 파선은 세 번이나 당합니다. 그 외에도 굶주림과 목마름, 추위와 헐벗음에도 시달렸다고 합니다.(2코린 11,23-27) 그렇지만 바오로는 약해지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라면 약함도 모욕도 재난도 박해도 역경도 달갑게 여깁니다. 내가 약할 때에 오히려 강하기 때문입니다.”(2코린 12,10)
바오로는 그리스도와 만남으로 자신의 삶을 완전히 변화시킵니다. 이 변화의 중심에 바로 그리스도의 사랑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구원의 시각도 자기 중심인 업적의 구원이 아니라 그리스도 중심인 사랑의 구원으로 변화됩니다. 그리스도 중심인 사랑의 구원을 받은 우리는 어떠합니까? 우리는 그리스도 예수님과 하나 되는 세례를 통해, 세상 그 어떤 것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로마 8,35) 그리고 이 구원의 은총인 그리스도의 사랑 때문에 우리는 세상의 모든 힘든 것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바오로가 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2023년 6월 25일(가해)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서울주보 5면, 김덕재 안드레아 신부(사목국 성서못자리 담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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