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마르코 복음서 이야기25: 전도여행(마르 1,35-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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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3-06-25 | 조회수752 | 추천수0 | |
마르코 복음서 이야기 (25) 전도여행(1,35-39)
- 카파르나움에서 중풍병자를 고치시는 예수님, 얀 롬보우츠(Jan Rombouts, 175-1536) 作
이른 아침 예수님은 홀로 카파르나움을 떠나 사람들이 없는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기도합니다. 무슨 내용으로 어떻게 기도했는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기도했다는 사실은 제자들과 마을 사람들은 모르는 내용으로 설화자가 이야기를 접하는 수신자에게만 주는 정보입니다. 기도는 일상에서 하느님을 찾아 그분의 뜻을 배우고 실천을 다짐하는 시간입니다(6.46; 14,32 참조). 수신자는 예수님이 기도 중에 전날 카파르나움의 행적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다른 고을에서도 이를 하느님 나라에 관한 복음 선포 사명을 되새겼을 것이라 상상할 수 있습니다(1,14-15 참조).
제자들은 사라진 예수님을 찾아 나섭니다. 전날 제자들은 예수님이 카파르나움 사람들에게 권위 있게 가르치며 질병과 마귀까지도 다스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던 그들은 자신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러던 그들이 이른 아침 예수님이 아무 말없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당황스러움과 상실감이 컸을 것입니다. 제자들이 애타게 찾던 예수님을 발견하여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라고 말한 것은 함께 카파르나움으로 돌아가 자신들 및 마을 사람들과 함께 머물러 주기를 바라는 표현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찾아온 제자들에게 복음 선포 사명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여기에서 예수님은 두 가지를 강조합니다. 첫째, 예수님의 복음 선포는 카파르나움 한 지역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은 ‘다른 지역에서도’ 복음을 선포함으로써 하느님 나라가 온 세상에 도래했음을 드러내야 합니다. 둘째, 예수님의 주 관심사는 구마와 치유 자체가 아니라 하느님의 나라에 관한 ‘복음 선포’라는 점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이 보여주신 여러 행적 그 자체에 마음이 쏠려 있습니다. 하지만 치유와 구마는 하느님의 다스림이 이 세상에서 실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표지로서, 예수님은 그 표지를 통해 사람들이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이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대하는 모습은 이야기 수신자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줍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만나 카파르나움 사람들의 바람을 스승님께 전합니다. 제자들이 스승님과 사람들 사이 중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수신자는 제자들의 특별한 역할을 바라보면서 참된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세상적 기대가 아니라 스승님의 뜻에 따라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예수님이 가고자 하는 길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뒤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배우게 됩니다.
[2023년 6월 25일(가해)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광주주보 숲정이 3면, 김영남 가브리엘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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