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마르코 복음서 이야기30: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 이삭을 뜯다(마르 2,23-28) | |||
---|---|---|---|---|
이전글 | [신약] 사도행전 읽기26: 사도 바오로의 복음 선포 | |||
다음글 | [구약]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엘리 사제와 예언자 사무엘(1사무 2,11-4,1ㄱ) | |||
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3-07-31 | 조회수732 | 추천수0 | |
마르코 복음서 이야기 (30)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 이삭을 뜯다(2,23-28)
예수님이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질러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제자들이 길을 내고 가면서 밀 이삭을 뜯기 시작했습니다. 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 묻습니다. “저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합니까?” 이웃의 밀밭에 들어가 이삭을 맨손으로 비벼 먹는 행위를 율법에서는 금하지 않았습니다(신명 23,26 참조). 문제는 그날이 안식일이었다는 점입니다. 바리사이들은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내며 어떠한 노동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쳤고(탈출 20,8-11; 신명 5,12-15), 그들 눈에 예수님의 제자들은 율법 규정을 어긴 것이기에 예수님에게 따진 것입니다.
바리사이들의 비난에 예수님은 다음 세 가지로 답합니다. 첫째, 예수님은 다윗과 그 일행에 관한 이야기(1사무 21,1-7)를 인용하여 율법은 절대적 가치를 지니지 않음을 밝힙니다. 다윗은 성전에 들어가 사제들만 먹을 수 있는 “거룩한 빵”을 먹었습니다. 성전 예식과 관련된 율법 조항을 위반한 것이었지만, 유다인들은 이를 크게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문제에는 율법 규정을 절대적으로 적용시킬 수 없었으며, 다윗은 하느님의 ‘기름 부음 받은 이’(1사무 16,13)로서 율법의 권위를 넘어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율법이 절대적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면 안식일 규정 또한 마찬가지가 됩니다.
둘째, 예수님은 안식일의 근본 정신을 제시합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을 먼저 만드신 후(창세 1,26-31) 안식일을 제정하신 것(창세 2,3)은 인간에게 안식일을 선물하려는 그분의 의도가 반영된 것입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생긴 것은 아닙니다”(2,27 참조; 탈출 23,12; 신명 5,14). 따라서 안식일 규정이 사람의 목숨보다 중요하다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셋째, 예수님은 당신 자신(“사람의 아들”)을 안식일의 주인이라 선언합니다. 예수님은 기름 부음 받은(메시아) 다윗이 율법 규정에 자유로웠듯이 안식일 규정에 임의로이 행동하면서도 더 나아가 안식일에 할 수 있는 것과 아닌 것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음을 선포합니다.
제자들은 예수님 말씀에 어떠한 대응도 하지 못하는 바리사이들의 모습을 보며 스승님의 위엄을 체험했을 것입니다.
이야기를 접하는 수신자는 예수님과 제자들의 긴밀한 공동체성을 확인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동행하며 그들의 언행과 관련한 바리사이들의 질문에 응답합니다. 앞서 단식 논쟁에서도 예수님은 제자들의 행동에 대한 질타에도 답변했습니다(2,18-22 참조). 예수님은 제자들과 하나의 운명 공동체를 이루어 가치를 공유하며 삶을 책임집니다. 수신자는 예수님과 함께 하는 제자들에게 감정이입(Empathy)하게 되며, 앞으로 예수님과 제자들의 여정에 더욱 귀기울이게 될 것입니다.
[2023년 7월 30일(가해) 연중 제17주일 광주주보 숲정이 3면, 김영남 가브리엘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
||||